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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의 굴욕, 츳코미는 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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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5초면 따라하는 저급일본어
보케파?(ぼけは=ぼけ派?)츳코미파?(つっこみは=突っ?み派?) 일본인에게 “보케파(보케하)? 츳코미파(츠코미하)?”하고 물어보면 대답을 듣지 못할 확률은 거의 없다. ‘보케’(ぼけ)는 쉽게 말하면 ‘멍청한 사람’을 말한다. 코미디 프로에서 옥동자처럼 바보 역을 전담하는 사람이다. 츳코미는 ‘돌입하다, 돌진하다’라는 뜻의 동사 ‘츳코무’(突っ?む)의 변한 말로 보케의 반대편에 선다. 누군가가 멍청한 말을 하면 ‘미친듯이’ 지적하는 역이다. 말하자면 옥동자가 바보짓을 할 때 옆에서 따끔따끔 장단을 쳐 주는 것이다. 일본 코미디 프로그램에는 100% 가까이 보케와 츳코미가 등장한다. 이러한 문화적 영향 때문인지 일본 사람들은 보케와 츳코미라는 어휘에 빗대어 자신을 성향을 표현한다. 예전에 우리의 움직이는 중소기업 보아양이 일본의 한 코미디언에게 몰매(?)를 맞았다는 증언이 화면 캡처를 통해 인터넷으로 퍼지면서 누리꾼들이 분노했던 적이 있다. 유명 개그콤비 ‘다운타운’의 하마다 마사토시가 그 주인공이었는데 프로그램에 출연한 게스트들의 머리를 때리며 넣는 과격한 츳코미는 그의 주특기다. 머리를 때리는 행위를 금기시하는 한국적 정서에 비추어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그러나 일본 사람들은 말뿐만 아니라, 눈으로도 따끔한 그의 츳코미를 최고로 친다. 통쾌하다는 거다. 맞은 것은 비단 보아만이 아니다. 최근 한국 스타들의 일본 진출이 늘어나면서 소위 ‘일본 가서 맞고 오는’ 연예인들이 늘어가고 있다. 가끔은 대 놓고 “맞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하기도 한다. 츳코미가 사랑받는 것처럼 쇼 프로그램에 출연해 적당히 멍청한 보케가 되면 되레 호감도가 상승하는 일본 정서에 편승하고자 하려는 일종의 마케팅 전략이 아닐까. 이은혜/ 축구전문월간지 <포포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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