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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베이다 던퍼드 / 캐나다 어학연수생·한국방송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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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국제연애의 매너
영어 강사를 하는 캐나다인 친구를 만났다. 친구의 눈이 너무 부어 있었다. 착하고 재미있는 친구가 왜 시들어 있는지 궁금했다. “3개월 동안 사귀었던 남자 있잖아. 그 남자의 마음이 변했나봐.” 친구의 눈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내가 얼마 전에 잠깐 캐나다에 다녀왔잖아. 그때가 사귄 지 두 달 정도 됐을 때인데, 그동안 아무 문제도 없고 성격과 취미도 비슷해서 내 짝을 찾았다고 믿었어. 남자친구는 문자메시지로 자기 마음을 잘 표현했고 밤에 인사하면서도 사랑한다고 했어. 그런데 내가 캐나다에 다녀와서 모든 것이 바뀌었나봐. 남자친구는 바빠지고 일 때문에 술자리가 많아졌어. 술을 마신다면서 나와 통화를 못 한다고 했고, 취해서 한 이상한 행동 때문에 내가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사랑하고 믿어서 그냥 넘어갔어. 시간이 더 지나면서 예전 남자친구의 모습은 더 이상 찾을 수가 없었어. 사랑한다는 말도 하지 않고 나를 쳐다보지도 않아.” 친구는 그에게 자기가 뭘 잘못했느냐고, 자기가 캐나다에 있는 동안 무슨 일이 생긴 거냐고 물었지만 그는 끝내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의 태도는 친구의 맘을 복잡하게 했고 답답하게 했다. 결국 아무런 설명도 이해도 구하지 못한 친구는 다른 여자가 생긴 게 아니냐고 물어봤다. 그는 여자가 없다고 하면서도 왜 자기 마음과 행동이 바뀌었는지 설명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내 친구가 먼저 헤어지자고 말해 버렸다고 했다. “한국 친구들과 얘기를 했더니 내가 신경 썼던 것과 상처받는 일들이 한국 사람에게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일들이라는 거야. 그러니까 내가 그의 행동을 다 잘못 받아들여서 결국 큰 오해가 생긴 거라고 하더라고. 문화가 너무 다른 것 같아. 또 한국어가 서툰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말이나 상황에 대해 설명을 해 달라고 했던 것을 그는 귀찮아했던 것 같고, 그게 그를 힘들게 했나봐. 한국 사람과 연애하는 법을 잘 몰라서 내가 그를 피곤하게 했고 결국 맘까지 변하게 한 거야.” 문화의 차이로 인해 가슴 아픈 사랑을 경험한 친구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혹은 내 친구가 서로의 문화에 대해 조금씩만 이해해줬다면 이런 사랑의 상처는 없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루베이다 던퍼드 / 캐나다 어학연수생·한국방송 <미녀들의 수다> 출연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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