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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7.04 18:29 수정 : 2007.07.04 23:41

메뉴판 세상

[매거진 Esc] 메뉴판 세상

맛있는 음식을 찾아헤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식당 고르기’ 노하우가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비법은 ‘메뉴판을 뚫어지게 바라보기’다. 메뉴판만 보고도 음식이 어떨지를 대강 짐작할 수 있다. 참고로 이건 한식에만 해당되는 비법이다. 첫 번째 원칙. 메뉴판에 열 가지 이상의 음식 이름이 적혀 있다면 일단 피하고 보라. 식당이 아니라 분식점일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 원칙. 메뉴의 수가 적더라도 음식끼리의 조합이 이상하다면 피하라. 예를 들어, 갈비탕과 매운탕(둘 다 고기이긴 하지만), 냉면과 초밥(도무지 상관성이 없잖아)이 같은 메뉴판에 있다면, 좀 이상하지 않은가 말이다.

경기도 파주의 반구정에 있는 매운탕집 ‘반구정 어부집’(031-952-0117)은 단출한 메뉴, 효과적인 조합의 가장 적절한 예가 될 만한 집이다. 재료라고는 (일단 황복과 장어를 빼고) 메기, 빠가사리(정식 명칭은 동자개), 참게 세 가지뿐이다. 메기매운탕이 있고 빠가사리매운탕이 있고 참게매운탕이 있고, 세 가지를 함께 넣은 ‘종합’ 매운탕이 있다. 예전에는 참게와 메기, 메기와 빠가사리, 빠가사리와 참게를 조합하기도 했다. 이런 집들은 믿음이 간다. 실제로 이 집의 ‘3종 종합선물 매운탕’의 국물 맛은, 뭐랄까,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압권이다.

김중혁 기자 p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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