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썰물이 되면 경안동굴로 가는 길이 열린다.
|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우도 관광이 체류형으로 바뀌길 바라는 주민들, 각종 체험 이벤트 기획 중 성남훈의 사진은 아프면서도 아름답다. 인도네시아 민주화 투쟁 당시 총구 앞에 가로막힌 시위대 사이로 불쑥 얼굴을 내민 소녀, 코소보 난민촌 언덕을 뛰어가는 두 소년을 찍은 사진을 보면, 이토록 비인간적인 현실이 왜 이리 아름다운지 잠깐 혼란을 느낀다. 사진작가 이상엽은 다큐 사진작가 모임인 ‘이미지프레스’의 무크집 <사람들 사이로>에서 성남훈의 ‘아트 다큐멘터리 성향’을 경계한다. 다큐 사진은 근본적으로 사회의 비합리와 모순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러나 사진이 예술성을 띠고 갤러리에 걸릴 때, 사진가가 목격한 현실의 참혹성은 증발하고 미학만 남는다.
|
해녀들이 그늘에서 쉬고 있다.
|
하지만 이상엽은 성남훈의 작품에서 ‘소격 효과’를 발견한다. “사진을 보고 즉각적인 감동이나 분노를 유발하기보다는 적당한 선에서 사진에 담긴 이야기들을 분석하고 비평하게 하는 힘”이 그의 작품에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진작가 브루스 데이비드슨을 인용한다. “내 사진은 설교를 하려는 것도 아니지만 예술인 척하지도 않는다”. 이 말을 우도로 바꿔 보자. “우도는 리얼리티의 세계도 아니지만 판타지의 세계도 아니다”. 우도는 일상과 탈일상이 공존하는 곳이다. 주민들의 고단한 일상과 여행자들의 들뜬 탈일상이 (누구의 눈에는) 섞여 있고 (누구의 눈에는) 평행선을 긋는다. 늦은 오후 해안도로에 나가면, 천초(우뭇가사리)를 등에 지고 걸어가는 해녀들을 볼 수 있다. 힘에 겨운 할망(할머니) 해녀들은 천초 더미를 유모차에 싣고 간신히 걸어 나간다. 그 옆으로 빨간 비틀을 탄 젊은 남녀가 ‘붕’ 하고 지나간다. 어떤 젊은이들은 자전거를 타다 말고 천초를 말리는 할망들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본다. 예나 지금이나 물질이 주 수입원인 김양순(50)씨가 말했다. “예전보다 사람들이 섬에 많이 들어오지만, 우리 살림살이엔 크게 보탬이 안 돼요.”
![]() |
쇠머리오름에서 기념사진을 찍고있는 관광객들.
|
|
우도 관광이 체류형으로 바뀌길 바라는 주민들, 각종 체험 이벤트 기획 중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