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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7.11 17:52 수정 : 2007.07.11 17:52

다양한 용도의 그릇 위에 고양이를 그리는 이세영씨. 고양이들의 행동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매거진 Esc] 고경원의 애니멀퍼스트

서울 혜화동에 가면 깜찍한 고양이 밥그릇과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를 함께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부뚜막고양이 공방’(www.bootoo.net)이다. 고양이 여섯 마리가 뛰놀고, 가끔 길고양이도 찾아와 밥을 먹고 가는 공방은 이세영씨에게 즐거운 일터이자 놀이터다. 바닥에 전기 열선을 까는 공사까지 손수 해 둔 터라, 겨울이면 온돌방이 따로 없다. 무늬는 공방이지만, 친한 애묘인들이 찾아오면 고양이와 함께 뒹굴며 마음 편히 노는 아지트로 변신한다.

공방을 차리기 전에 이씨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전공도 미술 아닌 문예창작이었지만, 취미로 도예 수업을 듣다가 그릇 만드는 재미에 빠져 직장도 그만뒀다. 회사를 다니며 2년, 회사를 그만둔 뒤 3년 동안 도예 공부를 하면서 차분히 공방을 준비했고, 2003년 3월 대학로에 공방을 열었다.

부뚜막고양이 공방의 대표작은 귀여운 고양이 그림이 그려진 그릇들이다. 친분 있는 고양이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고양이 밥그릇 만드는 모임’을 몇 차례 열면서 자연스럽게 고양이 전문 공방으로 자리 잡게 됐다. 부뚜막고양이라는 공방 이름도, 모임을 제안한 동호회원이 지어줬다. 그러고 보니 식기와 부뚜막과 고양이, 어쩐지 잘 어울리는 조합 같다.

이씨는 술병, 찻잔, 주전자, 반려동물 유골함 등 다양한 용도의 그릇 위에 고양이를 그린다. 장난기 많은 흰고양이를 그린 ‘날뛰냥’, 고양이 줄무늬가 영화 <빠삐용>의 주인공을 닮아서 이름 붙인 ‘빠삐냥’…. 귀여운 그림뿐 아니라 시리즈 이름도 톡톡 튄다.

그림을 구상할 때면, 이씨는 공방 고양이들의 행동을 되새기며 아이디어를 얻는단다.

고경원의 애니멀 퍼스트
탄력 넘치는 고양이 몸의 곡선, 장난기 어린 행동, 맑게 빛나는 눈동자가 모두 작품의 원천이다. 그 중에서도 2000년부터 키운 고양이 ‘샤미’는 그림에 유독 자주 등장한다. 선천적으로 귀가 들리지 않고 성격도 예민하지만, 처음으로 키운 고양이이기에 애틋한 마음이 더 깊다. 원래 개를 키우려고 샀던 강아지가 죽자 동물가게에 항의하러 갔다가 “고양이는 안 죽어요”라는 주인의 달변에 넘어가 얼떨결에 데려온 ‘사연 있는 고양이’란다.

이씨가 만들고 싶은 그릇은 실용적이면서도 사람들에게 마음의 위안을 주는 그릇이다. 숨겨진 고양이의 매력을 그릇에 담아 전하고 싶고, 언젠가 크고 작은 고양이 소품을 만들어 전시회를 열고 싶다는 그의 꿈이 이뤄질 날을 기대해 본다.

길고양이 블로거 www.catsto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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