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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7.11 17:54 수정 : 2007.07.14 12:15

지엠대우의 스포츠 실용차 ‘윈스톰’

[매거진 Esc] 전문가 3인의 자동차 해부교실
골리앗들과 싸우는 지엠대우의 스포츠 실용차 ‘윈스톰’

스포츠실용차(SUV)는 ‘두 얼굴의 직장인’을 위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출퇴근으로 바쁜 도시 속의 직장인과 주말이 되면 산으로 바다로 떠나기 바쁜 직장인의 마음을 동시에 잡으려고 전쟁을 치르고 있는 소형 스포츠실용차 중 주목할 만한 지엠대우의 윈스톰을 해부해 보자.

틈새시장 공략, 효자 중의 효자

김우성 〈BBC 톱기어〉 편집장

자동차 전문기자라는 직업의 좋은 점 하나는 새로 나오는 차는 모조리 섭렵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경계해야 할 점은 첫인상만으로 신차의 미래를 단정하는 과오를 범하기 십상이라는 사실. 아주 드물긴 하지만, “장래가 촉망된다”고 했던 차가 1~2년 뒤 실제 시장에서 죽 쑤고 있는 꼴을 볼 때면 괜한 민망함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곤 한다.

지엠대우 윈스톰은 좋았던 첫인상이 고스란히 시장에서의 인기몰이로 이어진 사례다. 안팎 디자인도 훌륭했고, 데뷔 당시로서는 동급 최고를 자랑했던 2.0리터 150마력 디젤 엔진의 성능도 흠잡을 데 없었다. 현대 투싼이나 기아 스포티지와 같은 배기량인데 두 명이 더 탈 수 있고, 같은 7인승인 현대 싼타페 2.2보다 값은 쌌던지라 ‘제대로 된 틈새공략’의 모범답안을 보는 것만 같았다. 윈스톰이 데뷔하던 일년 전의 시장 상황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국내 스포츠실용차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는 말이 있었는가 하면, 통틀어 몇 대 되지도 않는데 포화상태 운운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반박도 있었다. 하지만 현대나 기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허약하다는 지엠대우의 브랜드 이미지도 윈스톰의 발목을 붙잡지 못했다. 윈스톰은 세상에 태어난 그 순간부터 잘생긴 외모로 단번에 주목을 받았고, 결국 동급 판매 1위에 오르기까지 했다. 지엠대우(옛 대우자동차 포함) 차가 판매 선두를 차지한 게 얼마 만의 일인지 기억이 가물거릴 정도니, 효자도 이만저만이 아닌 셈이다.

윈스톰은 유별나게 튀지도, 크게 모자라지도 않은 성격으로 시장 공략에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앞날이 꼭 밝기만 한 건 아니다. 일년이 지나면서 신차 효과는 사그라들고 있다. 여기에 윈스톰을 겨냥한 현대 싼타페 2.0도 등장했고, 연말에는 르노삼성의 첫 스포츠실용차 ‘꼴레오스’까지 나온다. “국내 스포츠실용차 시장은 포화상태”라는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멋지게 등장했던 그 배짱을 다시 한번 발휘해야 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지엠대우의 스포츠 실용차 ‘윈스톰’

사륜구동스럽지 않은 주행감

김기경 <자동차생활> 편집장

현재 국산차 영업소에서 살 수 있는 스포츠실용차는 10가지다. 이들을 소형·중형·대형 스포츠실용차로 나눌 수 있는데, 경쟁이 가장 치열한 그룹이 소형이다. 올 1~5월 스포츠실용차 판매대수만 봐도 베스트셀러인 현대 싼타페를 제외하면 2위 기아 스포티지, 3위 지엠대우 윈스톰, 4위 현대 투싼, 5위 쌍용 액티언으로 상위 5개 중 4개 차종이 소형급이다. 상품성 높은 소형이 잇따라 출시된데다 7인승 스포츠실용차에 주었던 세제혜택이 대폭 줄어들면서(내년이면 완전히 없어진다) 세제부담이 적은 저배기량(2.0리터) 소형 스포츠실용차에 수요가 몰렸다고 볼 수 있다. 지난달 현대가 2.0리터 엔진을 싼타페에 얹어 내놓은 것도 시장의 흐름을 반영한 결과다. 르노삼성까지 뛰어들 예정이니 바야흐로 소형 스포츠실용차 전성시대다.

치열한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지엠대우의 엠블럼으로) 선전하고 있는 윈스톰은 뭔가 장점을 갖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첫째는 준중형급에 해당하는 차체 크기다. 싼타페보다 긴 휠베이스는 넉넉한 실내공간을 확보해 주었다. 또 하나는 중형급에 버금가는 편의 및 안전장비다. 뒷좌석은 물론 1열 동반석 등받이까지 접히는 시트는 여름휴가철 캠핑 장비를 가득 실을 짐공간을 마련해 주고, 겨울에는 스키 같은 긴 물건도 거뜬히 실을 수 있게 해준다.

안전장비로는 지엠대우에서 얻은 최고의 산물이랄 수 있는 이에스피(ESP·차체제어장치)가 두드러진다. 캐딜락에서 가져온 이 장치는 에이피아르(APR·전복방지 프로그램), 디시에스(DCS·내리막 미끄럼 방지장치) 기능이 더해진 최신 버전으로 에이비에스(ABS·브레이크 잠김 방지장치)나 사륜구동장치 등과 연동되어 코너나 빗길, 바퀴가 미끄러지는 상황 등에서 차체의 자세를 확실히 잡아준다. 물론 이런 혜택을 보려면 고급형을 고르거나 60만원의 웃돈을 더 주어야 하지만 말이다. 엔진 출력은 2.0리터급 스포츠실용차들이 다들 비슷하니 자동차회사들의 숫자싸움에 휘말릴 필요는 없을 듯하다. 이보다는 요즘 도시형 스포츠실용차들은 대개 승용차와 같은 모노코크 보디구조로 되어 있으므로 주행감각이 과거처럼 ‘사륜구동스럽지’ 않다는 점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윈스톰은 지엠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태어난 지엠대우 최초의 100% 새차다. 그만큼 국산차와 외제차 사이, 소형과 중형 사이의 감각을 느껴볼 수 있는 차다.

틈새시장 공략, 효자 중의 효자

군데군데 헐렁한 마무리가 흠

이경섭 <모터 트렌드> 편집장

좋든 싫든, 인정하든 하지 않든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어느샌가 현대차에 입맛이 길들여져 있다. 주위를 둘러보라. 모든 세단은 쏘나타를 기준으로 비교되며, 모든 스포츠실용차는 싼타페를 비교의 근거로 삼는다. 가히 ‘현대효과’라 명명할 만하다. 그래서 현대가 아닌 메이커들은 차를 팔기가 갑절로 힘이 든다. 태어날 때부터 비교의 준거가 되는 상대와 붙어야 하는 운명이니 그렇다. 지엠대우 윈스톰 역시 그러하다. 태생부터 싼타페라는 골리앗과의 한판이 운명지어 있었으니….

그래서 지엠대우의 첫 번째 스포츠실용차이자 현재 유일한 히트모델인 윈스톰은 그 무정한 ‘현대효과’ 때문에 적어도 제값에 비해 20%는 덜 팔리고 있음이 틀림없다. 하지만 윈스톰으로서야 억울할지언정 소비자들로서는 완전히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옵션이나 스펙, 구매조건에서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비슷한 옵션의 싼타페를 사려면 최소 500만원 이상의 돈이 더 필요하다. 그래서 아랫급인 투싼을 살짝 넘는 가격으로 무장하고 싼타페에 물맷돌을 날려댔다. 그런데 윈스톰의 공력이 과연 계급장 떼고 싼타페와 맞장을 뜰 만큼인가?

외관은 싼타페에 밀리지 않는다는 평이 많다. 엔진 힘도 모자라지 않다. 좌석 높이는 미니밴 정도여서 여성도 부담스럽지 않다. 움직임도 안정감 있고 묵직한 느낌이다. 오프로드에서라면 싼타페에 어퍼컷을 한방 먹여줘도 된다. 하지만 감성 품질에서는 여전히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직관적이지 못한 계기판 스위치나 군데군데 헐렁한 마무리는 입맛을 쓰게 한다. 그래도 꾸준한 판매가 이어지는 것은 아직까지는 ‘값 대비 가치’라는 무기가 쏠쏠히 먹힌다는 얘기다. 하지만 앞날은 가시밭길이다. 싼타페가 2.0 모델까지 내놨으니. 이런! 오호통재라.

틈새시장 공략, 효자 중의 효자

<주요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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