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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7.18 17:58 수정 : 2007.07.18 18:14

세컨드 라이프 속 린든랩 사무실에서 김율 지사장(오른쪽)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모습. 세컨드 라이프 카메라 기능을 이용해 촬영했다.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텔레포트’로 세컨드 라이프 속 린든랩 본사를 찾아 김율 한국지사장을 인터뷰하다

린든랩 김율(37) 한국지사장과 인터뷰를 하려고 세컨드 라이프(세라)에 있는 린든랩 본사를 찾았다. 린든랩 본사까지 타고 간 것은 비행기보다, 아니 바람보다 더 빠른 순간이동 ‘텔레포트’. 텔레포트로 순식간에 린든랩 김 지사장의 사무실에 도착했다. 한옥으로 지은 사무실은 고즈넉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아바타와 실제 모습이 아주 닮았다’고 자평하는 김 지사장과 간단한 인사를 나눴다. “여기가 린든랩 직원들이 일하는 곳입니다. 일반인들의 출입은 금지되어 있어요. 잠깐 투어라도 하실까요?” 김 지사장을 따라 비행을 시작했다. 하늘 위에서 내려다본 린든랩은 직원 개개인의 공간이 따로 나뉘어져 있었다. “린든랩 직원들 모두 자기 공간에서 일을 하죠.” 인터뷰를 진행한 곳은 김 지사장의 사무실. 사무실 방석에 앉아 얘기를 시작했다. 무미건조한 인터뷰였을 거라는 짐작은 버려라. 세라에서는 현실에서 가능한 대부분의 몸짓이 가능하니까.

게임처럼 여기고 접근하면 100% 실망

린든랩 김율 지사장의 세라 속 셀프카메라 사진.
-세컨드 라이프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가상의 세계에서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 이렇게 집을 지어놓고 앉아서 일하는 것도 실생활에서는 어려운데 여기서는 가능하니까요. 실생활에서는 도저히 누려보지 못한 생활을 체험해 볼 수도 있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이 여기서는 패션 디자이너가 되거나 건축가가 되어서 자기가 만든 것을 팔 수도 있고, 남자가 여자로 생활해 볼 수도 있어요. 물론 반대로도.(웃음)

-한국인 이용자 현황은 어떤가요?

=이제 약 10만명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적은 숫자죠. 한국인 사용자들은 아직은 얼리어답터가 많아서인지 세라에서 만드는 것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요. 특징이라면, 언어적인 부분 때문인지 한국인들끼리만 어울린다는 것. ‘그놈의 영어’라는 탄식을 많이 들었습니다.(웃음) 거꾸로 영어 대화 연습하기도 그만큼 좋다는 말이죠.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은 미국을 능가하고 있어요. 일본에서도 인기가 높습니다.

-한국인 이용자 수를 어느 정도까지 예상하시나요?

=예상하기가 어렵습니다. 꾸준히 알려지고 인기를 얻는다면 수백만 단위까지 쉽게 갈 것도 같지만, 다소 복잡한 가상 세계가 얼마나 대중성이 있을 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낙관하는 편입니다. 점점 더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거라고 생각해요. 아직까지는 세라 같은 자유로운 가상 세계를 낯설어한다고 봅니다.

-세라가 다른 가상세계와 다른 점이 있다면요?

=큰 차이점이라면 모든 콘텐츠를 사용자들이 만든다는 점, 그리고 그 만든 콘텐츠를 사용자가 직접 소유한다는 점입니다. 그게 가능하기 때문에 활발한 경제가 생겨나고, 또 자기가 만든 콘텐츠를 소유하는 개념 때문에 애착이 생기죠.

-린든랩은 이용자의 자율성을 믿는 편인가요?

=아주 강하게 믿고 있습니다. 최대한의 자율성을 보장해주고 사용자들이 직접 책임을 지게끔 유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사회적으로 공감하는 선에서요. 예를 들어 성인 인증, 이런 것은 최소한의 조치라고 생각을 하고요. 조만간 도입할 예정입니다. 도박이나 성인물 등은 기존 인터넷에 더 많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인터넷 자체를 규제하지는 않지요.

-‘세라를 즐기는 태도’라면 뭘까요?

=세라를 게임과 동일시하고 접근하면 100% 실망합니다. 게임이 아닌, 인터넷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으로 생각을 하고 여기저기 돌아보면서 일종의 인터넷 브라우징으로 보면 정말 재미있는 세상을 접할 수 있습니다. 게임으로 생각하고 들어와서 미션이나 레벨업을 기대했다간 오래 견디지 못합니다.

-세라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도 크다고 들었습니다.

=최근 홍보 이외에도 세라를 비즈니스 도구로 사용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아이비엠(IBM)이나 린든랩은 회의용으로 사용하고 있거든요. 용도에 맞춰서 사용하는 곳들은 만족도가 아주 높은 편입니다. 무작정 들어온 곳들은 좀 실망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단순한 홍보용으로 들어오는 것은 말리고 싶습니다. 웹사이트와 똑같아요. 신경 안 쓰고 관리 안 하면 사람들이 외면하죠. 우리 기업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3/4 분기에 대기업도 있고 중소기업 등이 선을 보일 것 같습니다.

가상세계에서 취재원 아바타를 앞에 놓고 진행한 인터뷰지만 현실에서 실제 취재원과 얘기하는 기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내 1000만명 가입 무난히 달성할 것”

-린든랩과 세라의 가장 큰 이슈는 뭔가요?

=성장을 유지하는 것과 기술적인 안정성입니다. 글로벌하게 서버를 배치하는 부분을 매우 중시하고 있습니다.

-린든랩은 세라의 앞날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세라와 같은 3차원 버추얼 월드가 인터넷의 차세대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세라가 그중의 중심에 서길 원합니다. 모든 걸 다 오픈하는 걸 지향합니다. 예를 들어 클라이언트의 코드를 오픈 소스로 공개했고, 가까운 시일 안에 서버 코드도 공개할 생각입니다. 리눅스와 비슷한 공개 전략이고요, 이를 통해서 아직 한참은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정확한 숫자를 예상하기 어렵지만 연내에 1000만명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봅니다.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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