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치코의 일본차 이야기>
|
[매거진 Esc]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사치코의 일본차 이야기> 오사다 사치코 지음. 이른아침 펴냄. 여행에도 테마가 있어야 한다…고들 한다. 15년 전 외국여행은 큰맘 먹어야 가능한 일이었고, 선물은 양주와 볼펜이면 족했으며, 여행지에서는 깃발을 따라다니며 ‘증명사진’을 찍으면 만사 오케이였는데. 이제는 뒷골목 순례를 하고, 좋은 물건 찾아 쇼핑을 하고, 벽돌만 한 수동 디카를 가져가 블로그가 차고 넘칠 정도로 사진을 찍어 오는 등 발빠르고 맹렬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어디 가서 자랑도 못 한다. 피곤한 일이다. 쉬엄쉬엄 즐기면서 남들과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여행, 뭐 없을까? 여름휴가와 추석 연휴를 고민한 지 어언 6개월째, 꽤 유용한 책을 한 권 찾았다. <사치코의 일본차 이야기>. 저자 오사다 사치코는 한국으로 치면 보성과 같은 시즈오카에서 태어났다. 오사다는 한국에서 차를 공부하며 현재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데, <사치코의 일본차 이야기>는 일본의 차 문화와 일본 전역의 차 관련 정보들을 담고 있다. 이 책이 반가운 이유는, 단순히 맛있는 찻집을 소개해 줘서만은 아니다. 일본 어느 도시의 어느 찻집에 가서, 어떤 차와 어떤 센베이를 시키면 좋다는 식의 조언까지 곁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일본어엔 까막눈이고 말도 통하지 않아 바디랭귀지를 동원한 옹알이밖에 할 수 없는 사람이라 해도 책에 있는 사진을 보여 주거나 하는 것
![]() |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
정말 차를 체험하기 위한 일본 여행을 갈지 안 갈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먹고살기 바빠 죽겠는데 우아함이 문제겠느냐 말이다. 까짓거 시간 없고 돈 없으면 사진 보고 글 읽으면서 머릿속으로 여행을 가는 거다. 말차로 만든 파르페, 차 메밀국수와 옥로 주먹밥 세트 등 사진들이 여기까지 향을 내뿜는 듯하다. 지금은 그것으로 족하다. 여행보다는 상상에, 테마가 있어야 하는 법이다. 좌충우돌 독서가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