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패밀리사이트

  • 한겨레21
  • 씨네21
  • 이코노미인사이트
회원가입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7.07.26 16:04 수정 : 2007.07.26 16:07

길고양이와 함께 길에서 고즈넉한 시간을 보내고, 그 시간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채집해 오는 이정훈씨의 사진.

[매거진 Esc] 고경원의 애니멀 퍼스트

길고양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온라인 모임인 ‘길고양이 동맹’ 가든을 만든 지도 어느덧 800일이 넘었다. 늘 혼자서만 길고양이 사진을 찍다가, 다른 지역 길고양이들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서 즉흥적으로 만든 모임인데, 종이우산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이정훈씨도 거기서 만났다.

그가 블로그에 올리는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이 사람, 직장인 맞아?’ 싶다. 그만큼 다양한 동네의 길고양이 사진이 꾸준하고 빠르게 업데이트되어서다. 사람들이 “요즘 왜 길고양이 사진이 뜸해요?” 하고 물어보면 “회사를 다니면서 마감하기 바빠져서요” 하고 답하곤 했는데, 바빠서 사진을 찍기 힘들다는 말도, 그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꺼내놓기 민망해진다. 그 역시 월말이면 마감에 시달리는 마감 인생이라나. 이씨가 길고양이 사진을 꾸준히 찍을 수 있는 비결은 퇴근 시간을 활용하는 거란다. 집에서 통근버스를 타는 곳까지 걸어서 20~30분 거리인데, 출근 때는 버스를 이용하고 퇴근할 때는 운동 삼아 걸어 다니며 사진을 찍는다.

이씨의 길고양이 사진을 눈으로 되짚으며 길고양이가 가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길을 눈으로나마 걷는 것 같다. 그의 사진은 아기자기한 길 이름, 고양이들의 사연과 함께 실감 나게 재현된다. 구산동 별고개길 삼색고양이, 수국사 청소년 고양이, 개미 마을 고양이, 701전경대 앞 무는 고양이, 북촌 한옥마을1길 고양이 …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길 이름의 아름다움도 새로이 느껴지니, 그야말로 골목의 재발견이라 할 만하다.

이씨는 길고양이 사진을 찍을 때 ‘길고양이 사진 채집’을 한다고 설명한다. 수집가란 단어를 말할 때 안락한 거실에 앉아 자신의 소장품을 감상하는 이미지가 떠오른다면, 채집가는 현장에서 발로 뛰며 사랑하는 대상과 만나고, 그 대상을 소중히 데려오는 사람의 모습이 그려진다. 길고양이와 함께 길에서 고즈넉한 시간을 보내고, 그 시간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채집해 오는 사람. 그래서 이씨는 ‘길고양이 사진 채집가’다. 이씨의 사진이 궁금하다면 백문이 불여일견, ‘종이우산의 앙냥냥 월드’(rara1733.egloos.com)에 놀러가 보자.

길고양이 블로거 www.catstory.kr

광고

관련정보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