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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7.26 18:31 수정 : 2007.07.26 19:08

누구라도 아산비치의 산호빛을 보면 발을 담그고 싶다. 여름휴가를 맞아 여자친구끼리 여행 온 한국관광객이 즐겁게 물놀이를 하고 있다.

[매거진 Esc] 눈치 보지 않고 즐기는 휴식과 짭짤한 쇼핑, 여기자 둘이 추천하는 여행 코스

한때 인기 신혼여행지 가운데 하나였던 괌은 이제 가족 관광지다. 리조트 풀장을 종종거리는 아이들과 커다란 튜브를 들고 아이들을 따라다니는 어른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내 선베드의 옆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건 아이도 부모도 남편도 아닌 동료 여기자뿐. 돌봐야 할 사람, 잔소리하는 사람, 돌봐 주면서 잔소리까지 들어야 하는 사람 없는 완벽한 휴식이다.

바다 속 여행은 스쿠버다이빙이 제격이다.
스쿠버다이빙, 직접 예약하면 65달러

새로운 것, 색다른 것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에게 괌은 추천할 만한 여행지가 아니다. 리조트 바깥을 나가도 현지인들의 특별한 문화나 전통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은 별로 없다. 반대로 모험이 아니라 휴식을, 특별한 체험 대신 짭짤한 쇼핑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는 썩 괜찮은 여행지다. 여자들을 위한 여행 장소가 따로 있겠는가만은 리조트와 쇼핑, 둘 다 보통 남자보다는 여자들이 더 좋아하고 밤에 여자끼리 다녀도 겁먹을 필요가 별로 없다는 점에서 괌은 여자들에게 매력적인 섬이다. 주말을 낀다면 하루, 또는 이틀 휴가 내고 떠나는 것으로 충분한, 여자까리 떠나는 괌 여행의 추천 코스를 소개한다.

눈치 보지 않고 즐기는 휴식과 짭짤한 쇼핑, 여기자 둘이 추천하는 여행 코스
매일 밤 8시1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여름철 성수기에는 요일 따라 9시, 10시 증편)를 타고 괌에 도착하는 시간은 새벽 1시 반. 호텔 조식을 놓치는 건 아깝지만 휴식을 위한 여행이니만큼 첫날은 느지막이 일어난다. 남태평양의 쨍한 햇살을 알람시계 삼아 잠에서 깨면 곧바로 바닷가로 달려가는 대신, 괌의 유일한 번화가인 플레저 아일랜드를 잠시 산책하는 것도 괜찮다. 플레저 아일랜드는 호텔과 수족관, 극장, 식당과 쇼핑몰 들이 몰려 있는 짧은 거리. 걸어서 5분도 안 되는 길이지만 뭘 먹을지, 어디를 쇼핑할지 눈대중으로 후딱 스케줄 짜기 좋다.

바다에 왔으니 수상 스포츠를 하나 정도는 해줘야지. 리조트에 갈 때마다 망설이다가 번잡해 보여 번번이 포기했던 스쿠버다이빙을 시도했다. 패키지 여행으로 와서 옵션으로 선택한다면 90달러 이상 내야 하지만 직접 예약하면 65달러 정도로 저렴하게 할 수 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괌오션다이버스’를 찾아 한국어로 강습을 받을 수 있었다. 차를 타고 남쪽으로 10분 정도 이동해 바다로 들어갔다. 스쿠버다이빙은 바다 한가운데로 배를 타고 나가 배에서 거꾸로 뛰어내리는 건 줄 알았는데 그렇게 멋있는 다이빙은 전문가에게나 가능하단다. 걸어서 바다로 들어가 깊어지는 곳에서 강사의 팔을 잡고 다니니 특별한 수영 실력은 필요 없었다. 초보 다이버들이 가는 바닷속 물고기들은 거의 길들여져 있다. 코앞에 사람이 다가와도 놀라거나 도망가지 않는다.

아웃리거 리조트의 수영장.
호텔 출발에서 돌아올 때까지 네 시간 가량 걸리는 스쿠버다이빙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호텔 풀장의 선베드에 누워 열기가 한풀 꺾인 햇볕에 선탠을 하면서 쉬었다. 태닝을 할 때 뜨거운 오후 시간은 피해야 하는 건 상식!

다음 날 오전까지 풀장이나 호텔 앞 바닷가에서 놀다 보면 슬슬 지루해진다. 그럴 때는 렌터카를 이용해 괌 바닷가를 가장 멋있게 조망할 수 있다는 사랑의 절벽부터 남부 해안까지 드라이브를 하는 것도 좋다. 국제면허증을 만들어 가지 않아도 한국 면허증만 있으면 운전할 수 있다. 바닷가를 따라 이어진 길을 따라가다가 근사한 해변이 나오면 사진을 찍거나 리조트가 몰려 있는 투몬베이보다 한가하게 수영을 즐길 수도 있다. 태평양전쟁 공원이 있는 아산비치가 그렇게 즐기기 딱 좋은 곳이다. 하지만 길이 단순하고 시원하게 뚫려 있는 대신 표지판은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원하는 곳을 찾아가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 이곳에서는 본인 과실의 사고가 나면 자동차 보험이 있더라도 큰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조심 운전은 필수다.

투몬베이 해변은 바다의 깊이가 얕아 물놀이에 적합하다.
나이트클럽, 동네 총각 바람 났네?

밤에는 ‘읍내 최고의 나이트클럽’이라고 할 수 있는 플레저 아일랜드의 ‘글로브’에 갔다. 읍내 최고치고는 음악도 세련됐고 분위기도 괜찮다. 여자 둘이 가니 동네 총각들이 보내는 사랑의 쌍권총이 작렬했다. 흐뭇해하다가 그곳에 온 모든 여자 관광객에게 모든 현지인 남자가 ‘껄떡거린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글로브’의 입장료는 30달러나 되지만(음료수 두 잔 포함) 아래층에 있는 극장 샌드캐슬에서 아이스 쇼를 보면 공짜로 입장할 수 있다.

쇼핑몰 ‘미크로네시아’ 안 신발가게.
2차 대전 이후 미국에 귀속된 괌은 일종의 약식 미국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테면 샌드캐슬의 아이스 쇼는 라스베이거스 쇼에 비하면 초라하지만 미국식 극장 쇼의 맛보기 정도는 충분히 된다. 쇼핑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슈퍼마켓인 케이마트가 있고, 미크로네시안 몰에는 메이시스 백화점이나 풋로커 등이 들어와 있다. 따라서 미국식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게 괌 쇼핑의 가장 큰 재미다. 미국에 가면 한국보다 반값 이상 싸게 살 수 있는 비타민제나, 게스, 캘빈 클라인, 락포트 같은 미국 브랜드 의류나 신발을 이곳에서도 살 수 있다. 대신 특산품이라야 소원을 비는 종이를 꽂아 놓는 부적 인형 정도가 전부다. 리조트에서 떨어져 있는 쇼핑몰들은 놀이공원 버스처럼 예쁜 트롤리를 타고 갈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정보! 모든 쇼핑몰에서 플레저 아일랜드의 디에프에스 면세점으로 오는 택시는 공짜다. 디에프에스에서 돈을 내준다. 그러니까 갈 때는 2달러짜리 트롤리를 타고 올 때는 공짜 택시를 타는 게 지혜다.

‘사랑의 절벽’에서 바라본 괌 해안가.
여행 마지막 날인 셋쨋날, 다음 날 새벽 3시에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 밤 11시까지 케이마트에서 면세점까지 이르는 다단계 쇼핑을 했다. 돌아다닌 시간에 비하면 산 건 많지 않았지만, 남편과 함께였다면 “빨리 사든지 말든지 결정하라”는 압박 속에서 중도포기했을 여자끼리 여행의 하이라이트였다.

수영복 매장 로코. 젊은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예쁜 수영복이 다 모였네!

리조트 여행 간다고 괌 떠나기 전에 값비싼 비키니를 장만하는 사람은 바보다. 괌에서 들를 수 있는 수영복 가게 ‘로코’는 한국보다 훨씬 다양하고 예쁜 수영복들을 팔아서, 연예인들이 한번 오면 수십 벌씩 사간다는 곳이고 일본 관광객들이 열광하는 브랜드다. 또한 대형 할인매장인 지피오(GPO:Guam Premier Outlet)에 입점한 로코 아울렛에서는 80~100달러짜리 수영복 수백 종류를 50~60달러면 살 수 있고, 10달러 남짓한 돈이면 살 수 있는 폭탄 세일 상품도 종류가 꽤 다양하다. 게다가 비키니 브라와 팬티, 그 위에 입는 스커트 들을 자유롭게 선택해 ‘믹스 앤 매치’로 연출할 수 있어 개성 있고 세련된 쇼핑족들에게 감동의 순간을 선사한다.

플레저 아일랜드 안에 있는 아웃리거 리조트.
패키지보다는 에어텔 강추!

플레저 아일랜드는 쇼핑과 함께 패키지로 즐길 만한 장소가 많다. 샌드캐슬 쇼를 보면 글로브 입장료가 공짜이듯이 언더워터월드 수족관 입장권과 같은 건물에 있는 해산물 식당 샘초이스 식사권을 묶어서 사면 따로 가는 것보다 싸게 먹힌다.

리조트들은 플레저 아일랜드를 중심으로 퍼져 있다. 이 가운데 유일하게 플레저 아일랜드 안에 있는 호텔이 아웃리거 리조트다. 바로 맞은편에 디에프에스가, 바로 옆에 언더워터월드와 샘 초이스가 있는 식이라 돌아다니거나 트롤리를 타기도 가장 좋은 위치다. 늦게까지 놀다가 호텔로 돌아갈 때 잠시라도 한적한 길을 걸을 필요가 없다는 게 여자들에게는 가장 좋은 점이다. 패키지나 에어텔(항공과 숙박만 제공하는 상품)로도 갈 수 있는데, 일본인들에게 유독 사랑 받는 곳이라 올겨울 성수기는 벌써 예약이 다 차 있단다. 특급인 아웃리거 리조트의 값이 다소 부담스러운 알뜰 여행객에게는 이곳에서 걸어서 4분 정도 떨어진 오하나베이뷰 리조트를 추천할 만하다. 아웃리거의 반값으로 묵을 수 있으며 아웃리거의 풀장과 리조트 시설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아웃리거이건, 오하나베이뷰건 패키지보다는 에어텔을 추천하고 싶다. 패키지가 싸다고 해도 옵션인 수상 스포츠 등을 하려면 직접 예약하는 게 훨씬 저렴한데다 단체 일정을 따라다니다 보면 3일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누릴 수 있는 자유는 그다지 없기 때문이다.

괌= 글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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