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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8.01 17:42 수정 : 2007.08.01 17:42

사진 후지티브이 제공

[매거진 Esc] 5초면 따라 하는 저급일본어

이것은 어떤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따아랏~따아랏~띠리리~~” 기묘한 시그널 음악과 함께 어둠속에서 한 남자가 등장한다. 구레나룻이 인상적인 이 남자는 약간 굽은 등이다.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이고, 손가락 하나를 이마 가운데에 얹고 있다. 미묘한 긴장을 깨고 손가락으로 이마를 톡톡 두들기며 그가 천천히 입을 움직인다. 늘 “ええ, そうですね!”(에에 소우데스네, 음 그렇군요!) 하고 시작되는 첫마디. 그의 이름은 후루하타 닌자부로다. 추리소설 좋아하기로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일본인이 무척 사랑하는 형사다.

1994년 전파를 타기 시작해 2006년까지 10년 넘게 장수한 추리 드라마 <후루하타 닌자부로>는 일본인들의 ‘탐정물’ 인기를 그대로 반영한다. 2006년에 마지막으로 방영된 <후루하타 닌자부로 파이널>의 주인공은 야구선수 스즈키 이치로. ‘국민탐정 드라마’에 ‘국민 타자’ 이치로가 살인 사건에 휘말리는 야구선수로 직접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이치로는 이 드라마의 디브이디를 전편 소장하고 있을 만큼 열렬한 ‘후루하타 마니아’다.

드라마·코미디·영화·애니메이션·소설 등 형식을 불문하고 일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장르가 바로 추리물 내지는 탐정물이다.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잘 쓰지 않는 ‘警部’(게이부·경부), ‘刑事’(けい-じ 게이지·형사)라는 말은 일본인에게는 익숙한 단어다. 의사보다 더 자주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단골 캐릭터가 형사다. ‘刑事’는 은어로 ‘でか’(데카, 형사)라고 하기도 한다. 불가능을 나타내는 명사, ‘だめ’(다메, 쓸모없음)에 붙여 ‘だめでか’(다메데카)라고 하면 ‘구제불능 형사’쯤 된다. 이 말 역시 일본에서는 최고 인기를 자랑한다. 남자 형사, 여자 형사, 부자 형사, 미녀 형사, 소년 탐정, 소녀 탐정, 가장 최근에는 시효가 지난 사건만을 수사하는 경찰 캐릭터까지 일본에서 형사 또는 경찰이 등장해서 실패한 추리물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은혜/축구전문 월간지 <포포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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