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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8.08 19:35 수정 : 2007.08.08 19:35

임경진씨가 가장 아끼는 자전거복을 입고 한강시민공원을 찾았다. 주황색과 파랑색이 들어간 임씨의 자전거복은 네덜란드 사이클팀 ‘라보뱅크’의 자전거복이다.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고급스러움과 단순한 디자인이 트렌드… 액세서리도 유행 따라 다양해져

색깔이 화려한 자전거복에다 그럴싸한 자전거를 타고 길을 달리는 사람들을 보면, 늘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꼭 저렇게 요란한 옷을 입어야 하는 걸까?’ 이 질문을 하면 이런 대답을 듣게 된다. ‘화려한 자전거복을 입어야 눈에 잘 띄어 자동차로부터 안전하다더라.’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으로서 화려한 자전거복을 입은 자전거가 더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니던데? 어쨌든 화려한 옷을 입어야 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이쯤에서 또 한가지 의문이 든다. ‘스타일을 포기하고 안전을 선택해야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걸까?’

화려하게 입어야 안전하다? 제품협찬 아구코리아
화려하게 입어야 안전하다?

그 질문의 답을 찾고자 임경진(30·사진)씨를 만났다. 임경진씨는 사이클 선수였던 아버지를 따라 어릴 때 자전거를 배운 뒤 회사를 다니면서도 자전거를 놓지 않고 있다가 결국 지난해 회사를 그만두고 자전거 의류 수입업체를 차렸다. 그는 이 두 가지 의문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 사이에서 ‘화려한 자전거복을 입어야 안전하다’는 얘기가 있죠. 그런데 제 경험상으로 그 얘기는 근거 없는 편견 내지 고정관념이에요. 물론 티셔츠에 바지를 입고 인도가 아닌 도로를 달리는 것보다는 안전하겠지만 화려한 자전거복과 안전은 크게 상관이 없다고 봅니다. 전에는 화려한 색상의 자전거복이 주류를 이뤘죠. 그렇지만 최근에는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자전거복도 충분히 세련될 수 있고 자전거복을 입고도 자기만의 개성과 스타일을 살릴 수 있거든요.”

2004년께 시작된 자전거 열풍은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그 열기가 더해지고 있다. 20~30대를 중심으로 자전거 인구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자전거용품 가게도 매년 10배 정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딱 한가지, 자전거복을 전문으로 파는 매장은 많지 않다. 아직도 자전거를 파는 가게 한쪽에서 자전거복을 팔거나 인라인 스케이트복을 조금 변형한 형태의 자전거복이 싼 가격에 온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다. 국내에서 자전거복을 만들어낸 중소기업도 있지만 디자인에 신경쓰거나 독특한 색깔을 갖고 있는 옷은 거의 없다. 대부분 화려한 무늬가 무지개색깔로 그려져 있고, 엇비슷한 패턴이 반복해서 프린트되어 있는 정도다.

자전거복, 눈이 높아진다. 제품협찬 아구코리아
“저도 처음에는 무늬가 복잡한 자전거복을 샀어요. 가격도 저렴했죠. 그런데 몇 달 입어보니 옷이 줄어들거나 금세 해지더군요. 그래서 더 좋은 원단과 더 세련된 디자인의 자전거복을 입고 싶어졌어요. 가격은 비싸도 품질이 좋은 자전거복을 찾기 시작했죠. 막상 입어보니까 너무 다르더라고요. 가장 큰 차이점은 원단이에요. 자전거복은 통기성이나 착용감이 중요하거든요. 자전거는 바람의 저항이 70%라는 얘기가 있을 만큼 바람이 중요해요. 원단이 좋은 자전거복은 가볍고 부드러워 바람의 저항이 상대적으로 적어요. 두번째는 색감이죠. 같은 파란색이라도 색깔의 밝기나 톤이 달라요. 밖에서 자전거를 타면 멀리서도 색감 차이가 뚜렷해요. 안타까운 점은 처음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대부분 비슷한 시행착오를 거친다는 거에요. 종합선물세트 식의 값싼 자전거복을 구입하지만 세탁에 세탁을 거듭하면서 옷이 변형되는 걸 보고, 결국 더 좋은 자전거복을 찾게 되는 거죠.”

자기만의 멋을 살리고 기능성까지 갖춘 자전거복을 찾는 사람들은 이른바 ‘고수’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이들 사이의 자전거복 트렌드는 ‘고급스러움’과 ‘단순한 디자인’이다. 검은 바탕에 요란하고 화려한 원색이 복잡하게 그려진 자전거복보다는 파란색이나 회색, 주황색 등 한 톤 내려간 고급스러운 색깔과 깔끔한 선 위주의 디자인의 자전거복이 유행이 되고 있는 것. 신경 쓴 자전거복과 그렇지 않은 자전거복을 구분하는 또하나의 방법은 남녀 구분의 유무다. 같은 디자인에 크기만 작은 자전거복을 여성용 자전거복이라고 할 수는 없다. 여성은 남성과 신체 구조가 다르기에 옷도 구조가 달라야 한다.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여성용 자전거복 디자인은 남성용과 색상이 다르다. 우리 거리 풍경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분홍색이나 보라색, 초록색을 사용한 자전거복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액세서리도 유행따라 다양해져…선글라스는 붉은색과 푸른색이 인기. 제품협찬 아구코리아
선글라스는 붉은색과 푸른색이 인기

자전거복뿐만 아니라 자전거 용품과 액세서리에도 유행이 있다. 자전거의 대표적인 액세서리는 색안경. 자전거뿐 아니라 인라인 스케이트 등 다양한 스포츠에서 두루 쓸 수 있는 스포츠 선글라스는 단순하고 날카로운 디자인이 대세다. 색안경 렌즈 색상도 검은색에서 벗어나 붉은빛이나 푸른빛이 감도는 선글라스가 인기다. 스포츠 선글라스를 고를 때 렌즈가 얼마나 단단한지, 또 태가 얼마나 유연한지 꼭 따져봐야 한다. 헬멧과 장갑·양말·두건·모자 등도 유행을 따라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수많은 자전거족이 모두 각자 자기 스타일을 찾기에는 아직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자전거복을 가리는 눈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길 위를 달리는 자전거 한 대 한 대 모두 서로 다른 개성과 스타일을 지닌 사람들을 태우고 다닐 그 날까지 자전거복의 변신은 계속될 것이다. 쭈욱!

글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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