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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 메탈 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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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와카스기 키미노리 지음, 서울문화사 펴냄 전국의 꿈 많은 독자분들께는 진짜 미안한 말이지만 되고 싶다고 다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꿈은 크게 가지라고들 하는데 경험상 꿈이 커 봐야 좌절만 커진다. 하기 싫은 일로 밥벌이를 하는 자신을 깨닫고 “어디서 어떻게 잘못된 걸까” 고민해 봐야 딱히 답은 나오지 않는다. 하고 싶은 일과 하고 있는 일이 일치되는 삶을 누군가는 살고 있는 모양이지만, 당신도, 나도 그렇게 살지 못한다. 문제는, 아무리 싫다 해도 지금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 먹고살 수 있다는 점이다.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의 주인공 네기시 소이치에게서, 꿈과 현실의 괴리는 농담이라고 하는 편이 견디기 쉬울 정도다. 야들야들하고 달짝지근한 스웨디시 팝을 하고 싶어 했던 착하고 순진한 네기시 소이치가 자신의 쓸모를 인정받은 곳은 하필이면 데스 메탈 밴드였다. 하고 싶은 노래를 부르면 아무도 들어주지 않지만, 아는 사람이 들을까 무서운 험악한 욕설 일색인 노래를 부르면 사람들이 열광해 밥벌이를 할 수 있다. 네기시는 공연이 끝나고 악마 같은 분장을 지울 때마다 ‘이게 뭐 하는 짓이람’ 고민하지만 어쩔 수 없다. 데스 메탈의 카리스마 ‘클라우저∥세’인 네기시는 마약 중독에 연쇄 강간범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는 담배도 안 피우는데다 숫총각이다. 네기시는 ‘클라우저∥세’로서의 정체성을 숨기고 울고 싶은 기분으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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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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