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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베이다 던퍼드 / 캐나다 어학연수생·한국방송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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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국제연애의 매너
얼마 전에 영어 강사를 하는 친구를 만났다. 커피 마시면서 이야기하는 도중 갑자기 친구가 얼굴을 찡그렸다. 요즘 이 친구를 만날 때마다 표정이 어두워서 가슴이 아팠다. “무슨 일이 있니?”라고 물어봤다. 친구는 남자친구랑 싸웠다고 했다. “너무 열 받아서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잠깐 밖에 나가고 싶어서 나갔어. 그런데 갑자기 남자친구가 내 행동을 보고 놀라며 ‘어디 가냐? 나가면 끝이다!’라고 소리를 지르는 거야.” “응! 나도 그런 적 있어.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남자친구와 한번 크게 싸운 일이 있었어. 싸우다가 잠깐 밖에 나가려고 했는데 그 남자도 똑같이 소리 지르며 나가지 말라고 했어.” 한국 남자들은 왜 그럴까? 그냥 그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게 나가려고 했던 것뿐인데, 다른 이유는 없다. 캐나다에서도 비슷한 상황에서 한국 사람들처럼 싸우는 도중에 나가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심각한 상황이 더 커지지 않게 하려고 나가는 것은 이해한다. 또 캐나다에서는 여자가 나가건 남자가 나가건 상관없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한국에서는 싸울 때 남자도 나가면 안 되지만 여자는 절대로 나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남자들은 여자가 나가면 다른 남자 만나러 나갔다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여자를 힘들게 한다. 남자가 나가면, 여자는 남자가 그냥 마음을 풀러 나갔다고 생각하고 오해는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지? 남자친구와 싸우다가 더 열이 받았는데 밖에 나가지도 못하게 하면 내가 폭발해 버릴까봐 걱정돼.” 친구가 말했다. 친구의 얘기를 듣고 나는 이렇게 충고했다. “그러면 다음에 싸울 때는 ‘나를 나가지 못하게 할 거면 당신이 나갔다가 내가 화 풀릴 때까지 들어오지 마’라고 하면 어떨까?” 만약 내가 한국에서 남자친구와 싸운다면, 나는 이렇게 하겠다. ‘무조건 밖에서 싸운다!’ 흐흐흐. 루베이다 던퍼드/ 캐나다 어학연수생·한국방송 <미녀들의 수다> 출연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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