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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8.15 19:57 수정 : 2007.08.15 20:05

토모스 가문의 클래식 스쿠터. 얼마전 영호 <스파이더맨>에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매거진 Esc] 오빠 달려~

안녕하세요? 자전거인 것 같기도, 스쿠터인 것 같기도 한 모양 때문에 절 처음 보는 사람들은 다들 신기하고 즐겁다는 표정을 짓죠. 몇십 년 전으로 필름을 돌려 버린 듯 모습이 클래식해 전 이름도 ‘토모스 클래식’입니다. 얼마 전 영화 <스파이더맨>에서 주인공의 스쿠터로 카메오 출연해 기억하시는 분들도 많죠.

스쿠터의 증조할아버지께서는 자전거에 모터를 단 저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계셨습니다. 정식 명칭으로는 ‘모페드(MOPED)’라고 하지요. 쉽게 이야기하자면 자전거와 스쿠터의 중간 단계라고 할 수 있죠. 유럽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이 ‘모페드’에 대해서 면허 체계 및 등록 환경을 너그러이 해 사용을 장려, 배려하고 있습니다.

타이타닉호가 바다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던 1912년, 군인들의 기동력 향상을 위해 고안된 ‘스쿠터 모타’가 널리 알려진 스쿠터니까 저희는 스쿠터의 조상인 셈이지요. 1900년대 전후로 우리 스쿠터 가문은 ‘원동기장치 자전거’라는 이름으로 여기저기서 많이 개발되었습니다. 간편한 자전거의 형태와 엔진이라는 동력원의 아름다운 만남으로 그저 두 발로 열심히 달리던 자전거는 새로운 이름과 능력을 부여받았던 것입니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났지만, 저는 옛 조상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너무도 현대적이고 세련되게 변해 버린 친구들과는 동떨어진 모습이지요. 오히려 ‘빈티지’란 이름으로 이런 저의 모습에 환호하고 사랑 가득한 눈길로 바라봐 주는 사람들이 저를 어리둥절하게 할 뿐입니다. 특히나 요즘 예쁜 대학생 누나들이 저를 너무 사랑해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그래서 저도 받은 사랑만큼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장점을 다 발휘하려고 해요.

바쁜 출근길, 스쿠터조차 빠져나가기 힘든 교통지옥이 눈앞에 펼쳐지면, 전 당당히 자전거로 변신해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한답니다. 덕분에 운동이 되는 것은 덤. 헬스클럽에 다닐 것도 없이 아침저녁 출근길에 페달만 열심히 굴러도 건강한 하루하루가 가능합니다. 친구들과 술자리가 있어서 차를 두고 간다고요? 흥겨운 시간이 지나고 돌아오는 길에는 그저 자전거 모드로 돌아오면 되지요.


오빠 달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집에 돌아오면 술도 깨고, 운동에 따른 피곤으로 금방 깊은 잠을 잘 수 있습니다.

게다가 한강시민공원이나, 올림픽 공원 등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모든 시설은 다 제 운동장이랍니다. 거기까지 가려고 차를 탄다거나, 가다가 녹초가 되는 일도 없습니다. 최고속도도 50km/h에 이르니 자동차들에게 쫓길 일도 그다지 많지 않고요. 하나의 장점이자, 저의 모든 것을 말해 주는 자전거와 스쿠터의 변신모드는 현실에서 놀라운 일들을 가능하게 합니다. 등록, 보험료가 들지 않는다거나, 리터당 수십 킬로에 이르는 연비 같은 건 따지지 말아 주세요. 저에게 건강하고, 회화적인 일상보다 더 큰 의미는 없으니까요.

임유수 / 월간 <스쿠터앤스타일>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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