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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8.22 16:20 수정 : 2007.08.22 16:20

스타더스트

[매거진 Esc]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스타더스트>(닐 게이먼 지음 나중길 옮김 노블마인 펴냄)

‘어른을 위한 동화’는 자주 쓰이지만 그 뜻이 모호한 말이다. 어린이가 읽으면 안 되는 것일까? 그런 건 아니다. 하지만 어른들만 읽을 수 있는 어려운 말이 등장한다면 애초에 동화로서는 자격 미달. 동화가 주로 다루는 세계, 동물이나 어린이나 환상의 세계가 등장하는데 어른이 읽었을 때 그 풍부한 뜻을 한껏 음미할 수 있다는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닐 게이먼의 <스타더스트>는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소개되는데, 다른 경우와는 또 다르다. ‘동화’치고는 남녀 간의 애정 행각이 약간 진하게 묘사되고, 폭력적인 장면도 모호하게 넘겨버리지 않기 때문이다.

<스타더스트>는 사랑에 빠진 남자의 허세가 빚어낸 환상적인 모험담을 다루고 있다. 트리스트란 쏜은 아름다운 빅토리아의 키스를 얻기 위해 허풍을 떤다. “키스 한 번, 그리고 결혼 약속만 해준다면 방금 전에 떨어진 별이라도 가져다줄게.” 트리스트란은 애가 탄다. 그가 읽은 수많은 싸구려 통속소설에서는 남자 주인공들이 키스 때문에 고민하는 경우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감언이설을 이쯤 늘어놓았으면 키스 정도는 무난하리라 생각했지만 웬걸. 빅토리아는 정말 별을 가져오라고 한다.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키스 이상의 보상도 암시하면서. “네가 원하는 것은 뭐든지.” 사랑과 욕망, 농담과 현실의 경계에서 눈이 먼 그는 먼 여행길에 오른다. 해피엔딩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가슴 벅차고 낭만적이다. 동화의 주인공들이 식욕이나 성욕에 휘둘리는 모습은 너무 절박해 웃음이 나는데, 거기에 동화적인 안온함이 더해지니 이상한 균형미가 생긴다. 두근거리며 동화책을 넘기던 때의 두근거림을 다시 한번 맛볼 수 있다. 비현실적으로 아름답다고 해서 유치하라는 법은 없다. 동화풍이라고 해서 혼외정사가 등장하지 말라는 법도 없고, 손만 잡고도 사랑이 완성된 척할 필요도 없다. <스타더스트>가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한다면, 달고 말랑말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머리를 굴리지 않고도 편하게 읽히고 해피엔딩으로 끝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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