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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8.22 17:37 수정 : 2007.08.22 17:37

씨네 21 손홍주

[매거진 Esc] 5초면 따라하는 저급일본어

입을 작게 오므린 채 ‘もえ~もえ、もえ’(모에~ 모에, 모에) 하고 발음한다. 손에는 인기 만화 시리즈 중 하나인 <몬스터>가 들려 있다. ‘킥킥킥킥’ 어깨를 들썩이며 만화에 빠져 무아지경에 이른 상태다. 이럴 때 ‘모에모에’라는 말을 쓰면 된다. 우리말의 ‘~에’라는 의미로 대상을 나타내주는 조사 ‘に(니)’를 활용해 ‘モンスタにもえもえ’(몬스타니 모에모에~)라고 하면 ‘나 <몬스터>에 푹 빠져 있어’라는 표현이 된다. ‘불타다’, ‘열중하다’라는 뜻을 가진 모에는 최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뿌리 깊게 자리잡은 유행어 중 하나. 우리나라에서 한때 ‘버닝 중’이라는 단어가 유행했던 것과 비슷하다. 엄청나게 유식한 단어나 철학적인 단어는 아니지만 ‘모에’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위트 넘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물론 다중적인 의미를 가진 단어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 무슨 의도로 말했느냐가 중요하다. 사물이 아니라 사람에게 ‘모에모에’ 하는 경우 다소 이상야릇한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 오타쿠들의 중심지라는 일본 아키하바라 거리는 모에 파라다이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종 피겨나 만화 관련 캐릭터 상품에 버닝하는 마니아들이 모이는 장소이기 때문에 다양한 ‘모에’들이 도처에 존재한다. 한때 말끝마다 ‘모에’를 붙이는 것이 아키하바라 오타쿠를 상징하는 표현법이 되기도 했었다. 압권은 ‘모에모에’를 연발할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허락된 ‘메이드 숍’. 점내에 들어서면 ‘메이드(하녀)’ 복장을 한 미소녀들이 각종 음료나 주문 메뉴 등을 나르는데 손님으로 들어서는 그 순간 또다른 의미에서 ‘모에모에’를 연발할 수 있다. 이 상황에서는 ‘흥분된다’는 의미쯤으로 사용된다.

이은혜/축구전문 월간지 <포포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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