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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8.22 17:37 수정 : 2007.08.22 17:37

좁지만 알차게 수납공간이 구비된 푸드 스타일리스트 정미현씨의 주방.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푸드 스타일리스트 정미현씨가 작고 좁은 주방에 만족하는 이유

음식차림 전문가 또는 연출가라 할 푸드 스타일리스트 정미현씨의 주방은 작다. 그리고 좁다. 푸드 스타일리스트라는 이름을 듣고 상상한 주방이 아니었다. 그는 마포의 오피스텔 주방을 자신의 집이자 직장으로 삼는다. 그곳에서 푸드 스타일링도 하고, 요리공급(케이터링)도 한다. 푸드 스타일링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케이터링을 이곳에서? 이 좁은 주방에서? 수십 명의 음식을 여기서 만들어낼 수 있을까? 가능하다고 한다. 가능할 뿐 아니라 좁은 주방이 오히려 효율적이라고 한다.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은 그의 세 번째 주방이다. 지금의 주방이 그에게는 가장 완벽한 공간이다. 주방 덕분에 이곳에 살게 됐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수납 공간이다. 푸드 스타일링을 하다보면 양념이나 소품이 많을 수밖에 없고, 모든 것들을 완벽하게 갈무리할 공간이 절실했다. 구석구석에 만들어진 수납공간이 그의 마음을 끌었다.

그 다음으로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아일랜드 스타일이었다. 가정집에서야 주방의 동선이 짧아 아일랜드 스타일(독립 작업대·3면 머릿기사 참조)을 선호하지만, 그가 아일랜드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은 다른 이유다. 요리하면서 촬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파티를 할 때도 효율적이다. 친구들을 불러모아 파티를 할 때면 정씨는 주방에 들어가 요리를 하면서 함께 와인을 마신다.

“넓은 주방은 오히려 일하기가 힘들어요. 혼자서 일을 하기엔 이 정도가 딱 좋아요. 이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요리수업을 하기도 하는데, 그럴 때도 효율적이에요. 아이들이 불 가까이 있으면 위험하니까요. 집에서 요리를 할 때도 아이들과 뭔가 함께 만들어 먹기 좋을 거예요.”

그의 수납공간을 열어보면 그 다채로움에 놀라게 된다. (비록 짝이 맞는 게 거의 없긴 하지만) 수많은 포크와 스푼, 온갖 신기한 요리도구들이 서랍에 가득하다. 요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훔쳐가고 싶은 서랍이다. 정미현씨는 외국여행을 가도 옷이나 화장품 쇼핑에 관심을 끊은 지 오래다. 새로운 요리도구와 소품만 잔뜩 사들고 돌아온다. 그 소품들이 주방 어느 곳에 차곡차곡 쌓여간다. 주방은 마치 그의 성 같다. 요리에 대한 사랑과 재료에 대한 탐구심으로 쌓아올린, 디귿 자로 만들어진 그의 성은 세상 그 어느 철옹성보다 단단해 보인다.

김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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