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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8.22 17:48 수정 : 2007.08.22 17:48

[매거진 Esc] 국제연애의 매너

한국인은 단일민족이라 아마도 그렇겠지만, 내 피부와 머리카락 또 확연히 다른 몇 가지 점들 덕분에 내 여자친구와 나는 다른 한국인 커플과는 달라 보인다. 커플이라는 단어 앞에 ‘국제’라는 말이 붙으면서 우리는 다른 커플과는 다르게, 약간은 낯설게 여겨지기도 한다. 사람들은 우리가 어떻게 만났는지, 데이트는 어떻게 하는지, 우리가 서로에 대한 애정 표현을 어떻게 하는지, 또 우리가 한국의 커플과는 어떻게 다르게 헤어지는지 궁금해한다. 외국인과 연애를 하는 한국인 친구들과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다른 문화의 사람과 데이트를 한다는 게 얼마나 이상하게 생각되는지, 그래서 자기 연애에 대해 설명해야 할 만큼 주목을 받고, 국제연애를 한다는 이유로 독특한 성격의 사람으로 여겨진다는 점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 문제를 확실하게 해두자면, 나와 내 여차진구는 여느 다른 한국인 커플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고, 서로를 존경하고, 한국인 커플들처럼 서로를 신경 쓴다. 우리는 함께 저녁을 먹고 영화를 보고 산책을 하고 한국의 보통 커플들이 하는 것들을 한다. 차이점이 있다면 서로 다른 언어를 쓴다는 것이다. 한국인-서양인 커플들 중 서양인이 한국어를 잘할 경우에는 한국어로 대화를 하기도 한다. 불행히도 나는 그렇지 않지만. 또 하나의 차이는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자라왔다는 점이다. 그것 외에는 다른 한국인 커플들과 다르지 않다.

나는 이 칼럼을 통해서 한국인들이 국제연애 커플에 관한 선입견이나 편견을 버리고 국제연애 커플을 한국의 다른 커플처럼 봐줬으면 좋겠다고 썼다. 그들이 그렇듯 국제연애 커플 역시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는 똑같은 사람이라는 점 말이다. 내가 자라난 독일에서는 국제연애나 국제결혼, 또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특별한 조건이라고 보지 않는다. 독일에도 ‘혼혈’이라는 개념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사람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은 아니다. 다른 나라나 국적의 사람들과 데이트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평범한 일이다. 그래서 아시아인-서양인 커플이나 흑인-백인 커플을 더 많이 만날 수 있다. 세계화가 더 이루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나라밖 여행을 다니면 국제연애 커플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한국인들도 이런 점을 더 이해하고 국제연애 커플을 더 폭넓게, 또 그들을 있는 그대로 다르지 않게 받아들여 줬으면 한다.

버트란 상제/ 한국 주재 독일인 회사원

*버트란 상제씨는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칼럼 연재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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