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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즘과 아일랜드로의 진화, 주방 디자이너 김윤희씨에게 듣는 최신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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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미니멀리즘과 아일랜드로의 진화, 주방 디자이너 김윤희씨에게 듣는 최신 트렌드
주방은 진화한다. 각종 주방용 전자 기기가 발명되고 인체공학이라는 용어가 도입되면서 오랫동안 가사노동의 효율화에 진화의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노동의 공간에서 대화의 공간으로 주방의 개념이 진화되고 있다. 단순하게 음식을 만드는 곳(키친)에서 음식을 하고 먹는 곳(다이닝 키친)으로, 여기서 확장된 거실 공간(리빙 키친)으로 발전하는 주방의 과학을 12년 경력의 주방 디자이너 김윤희씨(한샘 키친바흐 수석 디자이너)한테서 들어봤다.
# 문은 커지고, 손잡이는 없어지고
최근 부엌에 불어 오는 바람을 한 낱말로 요약하면 최소주의 도는 단순화(미니멀리즘)다. 하지만 부엌의 미니멀리즘은 패션이 아니라 발전의 한 단계다. 힌지(경첩)나 슬라이딩 부속 등 하드웨어가 더욱 견고하게 발전하면서 전에는 두셋으로 나뉘던 공간이 커다란 하나의 문짝 안에 숨게 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옛날에는 그릇들을 꺼내자면 문을 여럿 열어야 했다면 지금은 한번만 열면 해결할 수 있도록 편리해진 것이다. 이처럼 부엌 가구 문의 대형화는 효율성의 측면뿐 아니라 공간을 넓고 시원해 보이게 하는 심미적 기능도 있다. 이런 심미적 기능의 강화를 위해 문 손잡이 역시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문 안으로 숨는 것이 최근의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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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안으로 들어온 가전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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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방과 거실에 놓인 다리, 아일랜드 아일랜드는 부엌의 일반적인 조리대와 독립된 작업대로 옛날 같으면 할리우드 영화에 등장하는 서구 저택의 주방에서나 볼 수 있던 가구다. 좁은 한국식 주방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지던 이 가구를 설치하는 집이 3년 전부터 눈에 띄게 늘어났다. 새로 짓는 아파트일수록 주방이 넓어지고 있으며, 무엇보다 아일랜드는 ‘리빙 키친’이라는 부엌의 새로운 개념에 가장 잘 들어맞는 부엌가구이기 때문이다. 보통 거실과 등을 돌려야 하는 부엌 조리대와 반대로 거실과 마주 보게 설계되는 아일랜드는 가사노동의 소외감을 덜어준다. 그뿐만 아니라 거실에서 빈둥거리는 식구들을 자연스럽게 부엌 일로 이끄는 데도 썩 유용하다. 부엌과 거실 사이의 다리 구실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일랜드, 또는 좁은 집에도 설치가 가능한 변형 아일랜드(페닌슐라)는 요즘 주부들의 가장 큰 관심거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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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납효율을 높이는 키큰장이 늘어나는 게 요즘 주방의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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