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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8.29 21:33 수정 : 2007.08.29 21:33

꽃목요일, 하나모쿠

[매거진 Esc] 5초면 따라하는 저급일본어

금요일보다 목요일이 더 흥분되는 것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토요일 휴가는 일상적인 일이 됐다. 일본 역시 점차 금요일을 기점으로 한 주가 마무리되는 패턴이 자리잡았고 ‘하루 더 땡겨서’ 목요일에 각종 모임이나 회식 자리를 갖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을 표현한 단어가 바로 ‘花木(はなもく, 하나모쿠)’. 일본어로 ‘花’(はな, 하나)라고 하면 ‘꽃’을 말한다. ‘木’(もく, 모쿠)는 목요일을 의미하는 ‘木曜日’(もくようび, 모쿠요비) 앞에서 따 온 글자다. 하나모쿠는 직역하면 ‘꽃목요일’인데, 목요일에 그만큼 화려하고 신나는 계획들이 많다는 의미 정도로 해석된다.

각종 티브이 프로그램의 방영 일정, 여행상품 등의 출발 날짜도 하나모쿠를 기점으로 짜여 있는 경우가 많다. 영화나 음반 등이 소비지출이 많은 목요일을 출시일로 택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 목요일은 소비자들이 거리로 나와 ‘꽃’을 피우는 날인 셈이다. 들떠 있고 화려한 요일이라는 의미를 나타내기 위해 ‘꽃’(花)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하나’는 꽃이라는 의미에서 나아가 다른 관용적인 표현들과 합쳐지면 문맥상 ‘화려함’, ‘가장 돋보이는 것’ 등의 뜻으로 쓰이는 경우도 많다. ‘없다’라는 의미의 ‘無い’(ない, 나이)와 합쳐서 “花が無いね~”(하나가 나이네~)라고 하면 ‘화려함이 없다’는 뜻이다. 좋게 해석하면 수수하고 단아하다는 뜻이지만 별다른 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하거나 한물갔다고 생각되는 연예인들이 “花が無いね~”라는 말을 듣는다. 연예인에게 ‘花’(はな, 화려함)는 생명 수단과 마찬가지이기에 분명 모욕적인 말이지만, 대체로 웃고 넘어갈 수 있는 농담으로 치는 분위기다. 특히 하나모쿠같이 기분 좋은 날에는 더더욱!

이은혜/축구전문 월간지 <포포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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