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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8.29 21:46 수정 : 2007.08.29 21:46

루베이다 던퍼드 / 캐나다 어학연수생·한국방송 출연

[매거진 Esc] 국제연애의 매너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 친구를 만나러 강남역에 간 적이 있다. 친구가 벌써 한국에서 산 지 8개월이 됐으니 한국에 대해서 무엇을 배웠는지 궁금했다. ‘별다방’ 커피 한잔 마시면서 많은 얘기를 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왜 이렇게 한국 커피는 비쌀까?’ 비싼 것이 좋다고 생각하니까 그렇다고 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왜 한국 사람들은 급할까?’ 한국에서는 서로 경쟁이 심해서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왜 한국 여자들은 날씬할까?’ 한국 여자들은 마른 여자를 좋아하고 충분히 말랐는데 살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와! ‘한국 문화 박사’ 친구가 많이 배웠다고 생각했다. 나는 아무것도 몰랐으니까. 갑자기 내 친구가 장난기가 있는 눈빛으로 한국 남자들이 어떤지 궁금하지 않으냐 물어봤다. 오호, 당연히 궁금했다. 멋있고 똑똑하고 재미있다는 대답을 기대했다. 내 친구는 모든 한국 남자들이 흰 말(White Horse)을 한번 타보고 싶어 한다고 했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다. 친구가 설명을 시작하자 무슨 뜻인지 깨달았다. 한국 남자들이 백인 여자와 한번 섹스를 해보고 싶어 한다는 말이었다.

설마! 친구가 나쁜 놈들만 만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친구는 한국 남자들이 서양 여자와 사귈 생각은 있는데 결혼할 생각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처음에 한국 땅을 밟았을 때 한국에서 오래 살고 싶은 느낌이 들었고, 나중에 한국 남자와 결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친구의 얘기를 듣고 가슴이 아팠다. 버스를 타고 홈스테이 집으로 가는 길에 한국 남자들이 왜 서양 여자를 그렇게 보는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 한국 남자뿐만 아니라 한국 사람들 모두 서양 여자들은 무조건 개방적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이제 한국에서 생활한 지 4년 됐다. 신기한 것(추석 때 목포까지 차로 10시간 걸리는 것)도, 무서운 것(정치인들이 티브이에서 싸우는 것)도 봤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한국 남자들이 흰 말을 타보고 싶어 한다는 얘기였다. ‘서양 여자들이 다른 나라 남자들을 생각할 때 이렇게 생각한 적이 있을까?’ 생각도 해봤지만 전혀 없었다. 다음에 똑같은 이야기 들으면 마음속으로 흰 말이 아닌 조랑말을 생각하며 억울한 마음을 달래주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루베이다 던퍼드/캐나다 어학연수생·한국방송 <미녀들의 수다>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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