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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9.05 16:45 수정 : 2007.09.05 16:45

<욕망의 진화>

[매거진 Esc]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욕망의 진화> 데이비드 버스 지음·전중환 옮김,사이언스 북스 펴냄

왜 남자는 어린 여자를 좋아할까? 개인적으로, 20대 중반이었을 때는 그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내가 30대 초반이 되고 나니 궁금해(정확히는 화가 나) 죽을 지경이다. 내가 사귀자는 것도 아니고 다른 여자를 소개라도 시켜줄라치면 “예뻐? 어려?” 이외의 문제에 관심조차 안 보이는 남자들을 보면 더더욱 그렇다. <욕망의 진화>에 따르면, 젊은 여성에 대한 남성의 선호가 실제 결혼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전세계 보편적으로” 관찰된 결과라고 하니 한국 남자 운운하며 신세한탄할 일도 아닌 모양이다.

이 책은 단순히 ‘어느 조사결과에 따르면’이라는 식으로 모호한 일반화를 하지 않는다. ‘현존하는 심리학자 중 가장 많이 인용된’ 진화심리학자라는 저자 데이비드 버스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친절하게 전세계 남자들이 얼마나 어린 여자를 선호하는가를 자세한 수치를 들어 제시한다. 심지어 2∼3개월 된 유아들과 6∼8개월 된 유아들마저도 “모두 매력적인 얼굴을 좀더 오래 쳐다”본다. 오스트레일리아 북부의 티위족에서는 지위가 높은 남성의 경우 20살 내지 30살 어린 아내를 두는 일이 흔하다니, 그나마 지금 여기서 태어난 게 다행이라고 여겨질 정도다. 당연히, 성 선택을 남자만 하는 건 아니다. “위대한 농구 선수 매직 존슨은 수천 명에 달하는 여성과 잠자리를 가졌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는데, 그때 그는 부지불식간에 여성들이 운동신경 및 신체적 능력이 뛰어난 남성을 배우자로 선호한다는 사실까지 밝혀주었다.” 와우! 그렇단다.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중요한 점은, 이 책의 목적은 인간 성 전략을 단순화해서 나이든 여자들과 몸집이 왜소한 남자들을 소외시키는 데 있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는 진화가 명한 성 역할에 속박된 노예가 아니고, 각각의 짝짓기 전략을 초래하는 조건들을 잘 이해함으로써 어떤 전략을 작동시키고 어떤 전략을 휴지 상태로 둘지 우리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500쪽이 넘는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여자가 이용할 만한 전략은 “보통은 쉽게 넘어가지 않지만 특정한 남성에게는 선택적으로 접근을 허용할 때 가장 효과가 크다는 것”. 여자의 내숭이 성 선택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본능의 소산이라니. 아이, 몰라요,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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