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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9.12 17:06 수정 : 2007.09.14 14:35

야시장은 샤오츠를 두루 맛보기에 좋은 곳이다. 타이중 펭지아 야시장의 샤오츠는 살거리나 먹을거리나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춤하다.

[매거진 Esc]
30년 역사의 선지 떡에서 길게 줄서 먹는 새우튀김까지, 대만의 B급 음식 기행

중화요리는 모두 대만에 있다. 대만은 대륙에서 넘어 온 이주민과 화교가 어울려 맛의 천국을 일궈 왔다. 대만에서는 베이징·상하이·광둥·산둥요리까지 정상급 중국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대만은 검소하다. 사람들은 소박하게 옷을 차려 입고, 자동차가 있어도 스쿠터를 타고 다닌다. 갓길에는 스쿠터 전용차로가 마련돼 있을 정도다.

스린 야시장, 류허 야시장, 펭지아 야시장…

대만 요리의 검소함은 단연 ‘샤오츠’(小吃)로 대표된다. 사전적 의미로 샤오츠는 가볍게 먹을 만한 간식거리다. ‘샤오츠덴’(小吃店)은 우리말로 ‘분식점’ 정도 된다. 대만 샤오츠를 두루 맛보려면 늦저녁 야시장을 걸어봐야 한다. 야시장 또한 스쿠터와 마찬가지로 대만의 지역색 가운데 하나인데, 다양한 먹을거리와 살거리가 노점마다 가득이다. 매일 밤 대만의 도시에서는 길거리 요리사들의 잼버리가 열린다.

야시장의 인기 메뉴 가운데 하나인 딤섬. 다양한 딤섬을 싸게 먹을 수 있다.

돼지고기, 양고기, 소시지, 어묵 등 각종 육류를 꼬치에 꿰어 판다.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에는 스린(士林) 야시장이, 제2의 도시 가오슝에는 류허(六合) 야시장이 유명하다. 제3의 도시 타이중에선 펭지아(逢甲) 야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펭지아 대학 나들목에 있어 젊은이들로 북적인다. 펭지아 음식의 특징은 퓨전화돼 있다는 점이다. 돼지 귀, 오리 머리, 선지 등 심약한 사람의 비위를 건드리는 전통파 길거리 음식 또한 존재하지만, 캘리포니아 롤, 타코야키, 딤섬, 성젠바오(고기만두), 한국식 떡볶이, 빙수, 과일주스 등 젊은이를 겨냥한 음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노점들은 역사를 자랑한다. 선지로 만든 떡을 파는 노점은 ‘30년 역사의 집’이라는 펼침막을 내걸었고, 새우튀김을 파는 노점은 ‘펭지아 야시장의 새로운 먹거리’로 소개된 기사를 걸어 놓았다.

요즈음 펭지아 야시장의 최고 인기 음식은 새우튀김이다. 줄이 길어 10분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 리어카 아래 부착된 수족관 속에서 새우가 하늘거린다. 손님이 주문을 하면, 주인은 손으로 새우를 낚아채 화덕에 올린다. 그리고 구운 새우 네 마리를 꼬치에 꽂아 종이봉지에 넣어준다. 젊은이들은 새우 꼬치를 꺼내 ‘호호’ 불다가 입안에 우물거리며 야시장을 거닌다. 작은 봉지 30타이완달러(1타이완달러는 한국 돈 28원).

가오슝의 해신을 모시는 절인 티엔공.

계란을 간장에 졸이고 졸이면 메추리알처럼 크기가 줄어든다. 철도여행 간식용으로 많이 팔린다.

대만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는 타이난이다. 타이난에는 샤오츠로 성공한 식당 ‘주스사쥐안’(안핑루 408번지·전화 06-280-1566) 본점이 있다. 주수사쥐안은 타이난 주산물인 새우를 이용해 다양한 샤오츠를 만들어 내놓는다. 다진 새우와 얇게 썬 파를 돼지껍질로 싸서 튀긴 사쥐안은 주스사쥐안의 대표작. 달콤하고 바삭하다. 1인분 3개 45타이완달러. 손님들은 보통 사쥐안과 함께 간몐(건면)과 유완탕(어환탕)을 끼니로 삼는다. 간몐은 돼지고기 양념장으로 간을 해 달걀과 새우를 얹은 국수. 유완탕은 새우를 잘게 부숴 둥그렇게 빚은 뒤 국물을 냈다. 짭조름하면서도 심심한 맛이 자꾸 당긴다.

길거리 노점 음식이 항공 기내식으로

주수사쥐안은 자부심이 넘쳤다. 식당 설명서를 제작해 천수이볜 대통령이 요리사를 초청해 귀빈을 대접한 적도 있다는 등의 역사를 기록해 놓았다. 1954년 개점 당시 주수사쥐안의 간몐은 3달러였다. 지금은 35타이완달러. 홈페이지(http://chous.com.tw)도 있다.

야시장에는 옷, 신발, 액세서리 등 살거리도 가득하다. 상당수가 ‘짝퉁’이지만 디자인은 세련됐다.

이처럼 대만의 소박한 음식은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 ‘요리사의 잼버리’ 야시장에서 음식열전을 벌이고 샤오츠덴을 차리고 전국적인 체인망을 갖춘다. 비(B)급 음식은 서서히 에이(A)급 음식이 됐다. 대표적인 곳이 타이베이 신이루에 본점이 있는 ‘딘타이펑’(鼎泰豊·02-2321-8928)이다. 육즙을 머금은 샤오롱바오 만두는 1958년 길거리 노점에서 팔리기 시작해 지금은 에바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에서 기내식으로 서비스된다. 샤오츠의 소박함에 길들여진 대만 사람들은 지금도 딘타이펑을 찾는다. 지금은 비싸져 서민 음식 차림표에 끼워 넣기도 겸연쩍지만. 샤오롱바오 1인분(10개) 180타이완달러. 서울 명동에도 고급스럽게 단장한 지점(http://dintaifung.co.kr·02-771-2778)이 있다.

타이난·타이중·타이베이(대만)=글·사진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제2의 도시 가오슝의 치진 거리는 신선한 해산물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야시장 구경 어떻게?

노점마다 들르며 하나씩 맛보자

야시장에서 끼니와 입가심까지 해결한다. 끼니는 루러우판(돼지고기를 얹은 밥)이나 단짜이몐(물국수) 등으로 해결하고, 부족하면 춘위안(춘권), 성젠바오(고기만두), 관차이반(스튜를 넣은 토스트) 등으로 보충한다. 입가심으로는 빙수가 제격이다. 과일과 연유를 넣은 수이궈뉴나이빙, 시럽을 넣은 바오빙 등 종류가 많다. 이렇게 다양한 요리를 노점에서 10~50타이완달러에 판다. 여러 노점을 들르며 하나씩 사서 먹어야 한다.

대만행 패키지 관광상품에는 보통 타이베이가 들어있다. 밤 일정에 스린 야시장이 포함돼 있을 것이다. 만약 일정에 없을 경우, 주변 사람에게 물어 ‘노란’ 택시를 타고 야시장을 찾아간다.(대만의 택시는 모두 노란색이다) 타이베이가 아니더라도 좋다. 대만의 웬만한 도시에는 야시장이 여럿 있기에 구경하기 어렵지 않다.

대만을 제대로 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자유여행을 추천한다. 고속전철이나 일반열차를 이용해 타이베이, 타이중, 타이난, 가오슝으로 남하하는 코스를 잡아볼 만하다. 타이중, 타이난 등 대만 서부는 아직 한국인들에게 낯선 지역. 청나라 말기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풍족한 음식 문화가 살아 있다. 물가는 한국의 80% 정도. 특히 야시장 식사는 저예산 여행자에게 제격이다. 여행 정보는 대만관광청 한국어 홈페이지(tourtaiwan.or.kr)에서 찾을 수 있다.

남종영 기자


대만 고속전철 개통

타이베이-가오슝, 1시간36분에 주파

대만 고속전철이 지난 1월 개통됐다. 수도인 타이베이에서 제2의 도시 가오슝까지 345㎞. 타이베이에서 가오슝(주오잉역)까지는 기존 특급열차로는 4시간30분 안팎이 걸렸다. 고속전철은 최대 시속 300㎞로 달려 1시간36분 만에 주파한다. 두 도시 사이에 타이중, 지아이, 타이난 등 6곳에 정차한다. 아침 7시부터 밤 10시6분까지 타이베이에서 하루 37회 출발한다. 이 가운데 5편은 타이중까지만 간다. 타이베이~가오슝 1490타이완달러, 타이베이~타이중 700타이완달러.

스쿠터는 대만 사람들의 검소함을 보여준다. 가오슝의 교통수단인 치진 페리의 1층은 스쿠터 전용 공간이다.

‘700T’로 불리는 열차는 일본 신칸센 700시리즈와 500시리즈의 디자인을 채택했다. 앞면의 곡선은 아름다울 정도로 미끈하다. 외양은 물론 열차가 들어오기 전 ‘딩동 딩동’ 하는 소리도 신칸센과 비슷하다. 일반석은 좌우 3+2, 비즈니스석은 2+2 형태로 배치됐다. 역방향은 없고 좌석을 180도 돌려 마주앉을 수 있다. 대만 고속전철 홈페이지 http://thsrc.com.tw.

타이베이역을 제외하곤 나머지 역들은 시내 바깥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 시내버스를 타고 고속전철역에 가야 한다. 따라서 타이베이~타이중, 타이베이~가오슝 등 장거리 구간 말고 타이중~타이난, 타이난~가오슝 등 짧게 이동할 때는 한 번에 도심으로 진입할 수 있는 일반열차가 편하다. 일반열차는 서부간선을 따라 수시로 운행된다. 대만 철도관리국 홈페이지 http://www.railway.gov.tw.

타이베이의 관문인 타오유안 국제공항에 내려 바로 고속전철을 타고 타이중이나 가오슝으로 이동할 경우 타오유안역을 이용한다. 타이베이역보다 가깝다. 공항에서 타오유안역까지 하루 30차례 셔틀버스가 다닌다.

남종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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