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9.12 17:23
수정 : 2007.09.1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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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선물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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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추석 선물 프로젝트!
21세기가 되면 달나라행 우주선 왕복표나 한 알만 먹으면 수명이 1년씩 쑥쑥 늘어나는 알약을 부모님께 선물해 드리게 될 줄 알았다. 조카들에게는 과자 대신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최첨단 기술을 탑재한 로봇을 장난감으로 사주게 될 줄 알았다.
그러나 세상 참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1년에 한번씩 느끼게 해주는 게 있는데 바로 추석 선물세트다. 아직도 우리는 추석이 되면 통조림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선물세트나 향이 진한 비누가 각을 잡고 앉아 있는 선물세트를 주고받는다. 선물세트의 홍수 속에서 때로는 색다른 선물을 찾아보려고 백화점에도 가보지만, ‘이거다’ 싶은 선물 고르기는 낙타가 미닫이문 열고 들어오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현금이나 상품권이 때로 수명 연장 알약만큼의 위력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부모 자식 간에 또 사회생활 선후배 간에 현금이나 상품권으로 마음을 주고받는다는 것은 무척이나 건조하게 느껴진다.
지루하고 형식적인 추석 선물을 ‘돌리는’ 대신, 이번 추석에는 구체적인 주제를 정해 추석 선물 프로젝트를 마련해 보는 것은 어떨까. 올해 유난히 우울해하시는 어머니나 새로운 취미생활을 시작하신 아버지, 올해 수능시험을 앞두고 있는 조카 등 가족 한명 한명의 상황을 고려하고 배려한 ‘일대일(1:1) 추석 선물 프로젝트’는 어떨까. 가족끼리 쑥스러워서 “이 선물 너무 좋다”고 표현은 안 해도 그 어떤 선물보다 소중하게 쓸 것이 틀림없다. 가족이니까.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가족들이 더 오랜만에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선물을 골라보는 것도 좋다. 이름하여, ‘좋지아니한가(家) 추석 선물 프로젝트’! 무난한 사회생활에 기름칠을 할 수 있는 추석 선물에 매진해 보는 것은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도 하다. ‘미래설계 노후보장 추석 선물 프로젝트’ 정도? 추석 선물이 주는 만큼 돌려받는 ‘기브 앤 테이크’는 아니지만, 잘 고른 추석 선물이 선물 그 이상의 의미로 돌아올 확률은 99%다.
그래서, 〈Esc〉는 추석을 앞두고 추석 선물에 관한 모든 고민을 해결해 주는 ‘추석 선물, 뭐든지 물어보세요’를 마련했다. 독자들이 보내준 추석 선물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풀어간 이번주 〈Esc〉를 참고해, 부디 당신만의 ‘추석 선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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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이냐 시장이냐, 정해진 예산 범위 안에서 효율적으로 쇼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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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이냐 시장이냐, 정해진 예산 범위 안에서 효율적으로 쇼핑하기
결혼한 지 2년 정도 됐는데요. 추석 선물을 뭘로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시부모님께 지금까지 매번 현금으로 드렸는데 너무 형식적인 것 같아서 이번 추석에는 선물을 준비하고 싶거든요. 시아버지는 예순네살, 시어머니는 예순한살입니다. 작은 가게를 하고 계시고 참고로 영양제는 꾸준히 드시는 제품이 있습니다. 큰형님 댁에서 첫째 조카가 태어났습니다. 6개월 정도 됐는데, 선물을 하나 하고 싶습니다. 또 친정에 들고 가면 좋은 선물도 있었으면 합니다. 이번 추석 선물 예산은 20만∼30만원 선에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떤 선물을 하면 좋을까요?
추석 선물은 일정한 예산 안에서 해결하게 됩니다. 적당한 선에서 선물을 하고 싶을 때는 선물 예산을 10만원대로 잡기도 하고, 올해에는 가족들 중 특별하게 챙겨야 할 가족이 있거나 통장에 여유가 생겨서 좋은 선물을 해주고 싶을 때는 20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까지 예산을 책정합니다. 그 안에서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인 쇼핑을 하느냐가 추석 선물의 가장 큰 고민이죠.
백화점에서 고르려면 예습이 필수적
먼저 백화점으로 고개를 돌려 봅시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백화점에 가면 눈이 휙휙 돌아갑니다. 수많은 추석 상품들이 진열대에 나와 있으니까요. 신세계백화점 이민영 기프트 어드바이저는 시부모님이 나란히 앉아 아침저녁으로 얘기를 나누면서 차 한잔 하실 수 있도록 차 상품을 추천했습니다. 쌍계제다 ‘백련 2인 다기세트’는 옥천 차의 맛이 풍부하고 덖음향이 알맞아 선물로 적당합니다. 조카 선물로는 아기의 발육과 성장을 도와주는 범보 의자가 어떨까요. 이민영씨는 “척추와 요추 부분의 바른 교정을 돕고 아기가 의자에 앉았을 때 느끼는 척추의 부담을 줄여준다”고 안내했습니다. 복분자주·문배주 등 전통주나 화과자 등 간식거리는 온 가족이 둘러앉아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는 데 아주 좋은 선물이 되겠죠. 비슷한 품목이라도 제품을 바꾸거나 추가하면 30만원 예산에 맞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시어머니가 장을 보러 가거나 친구를 만나러 갈 때 들고 가면 딱 좋은 가방도 있습니다. 프랑스 브랜드 롱샴의 토트백이죠. 평상시 외출할 때는 작은 손가방으로 쓸 수 있고 여행지에서는 큰 가방으로 크기를 조절할 수 있어서 실용적이기도 합니다. 시아버지에게는 걷기를 도와주는 만보기를 추천합니다. 개인 체중, 보폭에 따른 적당한 도보 수, 도보 거리, 칼로리 소비량, 걷는 시간까지 알려주는 다기능 만보기는 가격에 비해 괜찮은 선택입니다. 현대홈쇼핑 인터넷 쇼핑몰인 에이치몰에서 1만∼2만원대에서 살 수 있습니다. 눈이 침침하신 시아버지를 위해 대형 전광판으로 된 만보기를 고르는 것도 좋습니다. 6개월 된 아기에게는 치아발육을 위한 아가방의 친환경 딸랑이인 ‘바니 딸랑이 세트’도 만족스러운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지리산 토종꿀에 6년근 홍삼을 재어 만든 한국인삼공사 ‘홍삼밀원’은 온 가족이 함께 먹기에 적당합니다. 고급유의 대표주자인 포도씨유도 실용적인 선물이죠.
백화점 쇼핑을 가기 전에 예습은 필수입니다. 각종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을 통해 선물 후보군과 가격대를 미리 알아보고 목록을 작성하면 계획적인 쇼핑을 할 수 있죠. 추석 연휴를 앞두고 급하게 백화점에 가면 허둥지둥 값에 비해 쓸모가 없는 제품을 사게 되기 일쑤인데요. 백화점마다 준비해 놓은 선물 안내책자나 백화점 홈페이지를 통해 선물별 특징과 가격대를 파악해 놓도록 해요. 현대백화점은 ‘브이제이 특공대’ 형식의 상품홍보 동영상을 만들어 홈페이지에 연결해 추석 선물 쇼핑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선물도 사고 주전부리도 하고…
시부모님 옷 한 벌씩 사드리고 싶은데 차마 백화점에서는 고를 수가 없다면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겨 봅시다. 남대문시장에는 어르신들을 위한 옷이 다양합니다. 남대문시장 한복판 노점에서 64살 시아버지가 입으면 딱 좋은 갈색 가을재킷을 6만원에 팝니다. 주인과 얘기만 잘하면 5만원까지도 가능하죠. 시어머니에게 잘 어울릴 분홍빛 가을재킷도 3만원이면 맘놓고 고를 수 있습니다. 장난감을 모아놓고 파는 노점에서 아기들이 재미있게 가지고 놀 만한 장난감을 8천∼1만5천원에 팝니다. 함께 펼쳐놓고 먹을 수 있는 주전부리로 인삼절편이나 옥수수초콜릿도 무난합니다. 남편과 함께 시장에 가서 선물도 사고 포장마차에서 국수도 한 그릇 말아 먹으면 명절 기분도 제대로 낼 수 있죠.
고민이 어느 정도 해결됐나요? 마음에 꼭 드는 추석 선물로 즐거운 웃음이 가득한 추석 되길 바랍니다.
글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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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세트, 세트, 세트…
무난한 명절 선물의 대명사인 ‘선물세트’는 줘도 욕은 안 먹지만 칭찬도 참 받기 힘든 까다로운 품목이다. 축산·수산·청과·생활용품 등 선물세트 품목별로 올해에는 어떤 특징이 있고, 어떤 선물세트를 골라야 칭찬받을 수 있는지 롯데마트 상품기획자(MD)들의 도움말을 통해 알아보자.
*축산 선물세트 : 올해 축산 선물세트 가격은 전체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5% 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값을 비교할 때 이를 염두에 두자. 정육·갈비 선물세트는 선물의 용도를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품격과 격식을 갖출 필요가 있는 자리에는 구이용 갈비나 스테이크가 좋고, 일반 가정에 선물할 경우에는 집에서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찜용 부위와 갈비가 포함된 선물세트가 무난하다.
*수산 선물세트 : 수산 선물세트 값은 전체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하다. 웰빙 식성에 맞게 저염 처리된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굴비는 눈이 선명하고 비늘이 고르게 분포된 것이 양질의 굴비다. 원산지와 가공지가 국내산인지도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장된 굴비의 경우도 국내산은 굴비의 머리 부분에 다이아몬드 형태가 선명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청과 선물세트 : 올해 나주·안성·성환 등지의 배 산지와 충주·의성·풍기 등지의 사과 산지에서 풍년이 들어 값이 지난해보다 10% 정도 낮게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과일 선물세트는 열매의 크기가 균일한지 살펴보는 것이 좋고, 일반 가정에 선물할 때는 활용하기 좋은 사과와 배 혼합 세트를 고르는 것이 실속 있다.
*생활용품 선물세트 : 추석 연휴가 긴 이번 추석에는 찾아봬야 할 친지들도 늘어난다. 이럴 때 가장 좋은 것이 1∼3만원대의 생활용품 선물세트. 그래서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전체적인 물량이 30% 정도 늘었다. 생활용품은 받는 사람의 처지에서 필요 없는 제품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고, 받는 사람의 가족 수에 제품의 수량을 맞춰 사는 것이 좋다.
안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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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선물 고민 당첨 축하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추석 선물 고민을
로 보내주셨습니다. 보내주신 고민 내용은 기사에 적극 반영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인터넷으로 공지했다시피, 보내주신 분들 중 추첨을 통해 공연티켓을 받으실 분을 선정했습니다. 보내주신 이메일 주소를 명기합니다. 선물에 당첨되신 분은 (02)710-0198로 연락주시면 공연티켓을 보내드립니다.
당첨자 : skyisle@gmail.com, amelie69@hanmail.net, dish78@naver.com, wind0221@hotmail.com, gaboti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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