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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왜 만족을 모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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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사람은 왜 만족을 모르는가?>로리 애슈너. 외치 메이어슨 지음. 조영희 옮김. 에코의서재 펴냄
“요즘 잘 지내?”라고 물으면 돌아오는 답은 십중팔구 “지루해”나 “재미없어”다. 연봉이 오른 친구를 축하하는 척하며 밥이나 한 끼 얻어먹을라치면 되려 “이제부터가 고생이야. 연봉 그깟거 얼마나 올랐다고”라는 말을 듣는다. 미모나 저축 금액이나 뭐 하나 모자란 것 없는 선배는 “그 사람도 별로였어”라며 만나는 사람마다 흠을 잡는다. 가끔 잘나가는 동기를 보면 우울하다. 원래 인생은 이런 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딘가 이상하다. 월급 주는 직장이 있고, 들어가 잘 집이 있고, 만나서 놀 친구도 있는데 인생이 만족스럽다는 사람은 없다. 뭘 얼마나 더 바라는데? 얼마나 가지면 행복해지는데?
<사람은 왜 만족을 모르는가?>는 만성 불만족에 시달리는 이유를 분석한 책이다. 행복한 순간에 찾아오는 급작스런 기분저하증, 목표 달성 직전의 순간에서 주저앉는 자포자기 우울증, 상대의 결점을 참지 못하는 완벽주의, 지루하고 불안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의 실패에 대한 심리적 방어, 만성 불만증을 낳는 비교 콤플렉스 등이 화제에 오른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사례들은 전혀 낯설지 않다. 할 일이 많은데 평소보다 심하게 빈둥거리게 되는 이유, 남들은 지나치는 일에 혼자 골몰하며 불면증에 시달려야 직성이 풀리는 이유. 이 책이 제시하는 해법은 원론적이고 상식적이어서 딱히 “유레카!”를 외칠 정도는 아니지만, 중요한 건 이 책이 분석하는 불만족의 원인들이다. 범인은? 어린시절의 다양한 트라우마다. 변덕스런 부모, 욕심 많은 부모 아래서 자신의 욕망보다는 주변 사람의 분위기를 “읽어야” 사랑받고 인정받는다는 사실을 배운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쉽게 만족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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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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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별수 있나. 행복한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살아남아야 할 것 아닌가. 슬프지만, 그게 현실이다. 그래서 우리 모두 “이러고” 있는 것이다.
이다혜 / 좌충우돌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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