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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0.03 21:43 수정 : 2007.10.03 21:43

예종석의 맛있는 집 / 부산명물횟집

[매거진 Esc] 예종석의 맛있는 집 / 부산명물횟집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은 같은 젓가락 문화권에 속하는 나라들이지만 구체적인 식문화는 상당히 다르다. 특히 일본은 우리와 식사방법이나 식기사용법 등 여러 측면에서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많다. 예를 들어 우리는 식사할 때 숟가락과 젓가락을 함께 쓰지만 일본 사람들은 젓가락만 쓴다. 우리는 젓가락을 세로로 놓지만 일본인들은 가로로 놓고 우리는 밥그릇을 상 위에 놓고 먹는 반면 일본 사람들은 밥공기를 손으로 들고 먹는다. 우리는 국을 숟가락으로 떠먹지만 일본인들은 국그릇을 들고 마신다. 우리는 국을 밥에 말아 먹기도 하지만 일본 사람들은 밥을 국에 마는 것을 금기시 한다. 중일 전쟁 당시 일본군은 이런 습성의 차이를 이용해서 식사하는 것을 관찰하는 것으로 첩자를 식별해내었다고 한다. 밥을 먹는 모습을 보면 일본인인지, 한국인·중국인인지를 쉽게 구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날생선을 먹는다는 점에 있어서도 우리와 일본은 비슷하지만 구체적인 요리방법은 회와 사시미라는 명칭만큼이나 다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펄펄 뛰는 산 고기를 즉석에서 회쳐 먹는 것을 즐기지만 일본 사람들은 살아 있는 생선을 회를 뜬 뒤 몇 시간씩 숙성을 시켜서 먹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막 잡은 생선의 쫄깃하게 씹히는 맛을 좋아하지만 일본 사람들은 숙성된 생선의 감칠맛을 선호하는 것이다. 숙성된 회가 맛있는 이유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생선살의 이노신산이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숙성의 과정, 그것이 일본 사람들이 사시미를 즐기는 비결인 셈이다.

예종석의 맛있는 집 / 부산명물횟집
자갈치시장의 부산명물횟집은 한국식 횟집이지만 이렇게 숙성시킨 회로 60여년째 부산시민들의 미각을 사로잡고 있는 식당이다. 값싼 회가 지천으로 깔려 있는 자갈치시장에서 ‘회백밥’ 일인분에 2만3천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가격을 고수하면서 지금까지 최고의 식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원동력은 오로지 그 맛이다. 회 한 접시에 생선국 한 그릇, 그리고 반찬 몇 가지가 구성의 전부이지만 어느 것 하나 빠뜨릴 수 없는 최상의 맛을 자랑한다. 자연산 광어와 도미만을 고집하는 회는 물론, 맑게 끓인 생선국은 시원하면서도 입에 착착 감기는 그 맛 때문에 종업원 눈치를 보면서도 “한 그릇 더!”를 자꾸 외치게 된다. 철에 따라 바뀌는 각종 젓갈과 다시마멸치볶음, 콩자반 등 밑반찬들도 정성이 가득한 솜씨이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이렇듯 빼어난 맛이 역대 대통령들로 하여금 이 복잡한 시장통의 소박한 식당을 빠짐없이 찾게 만들지 않았을까.

식당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손님들도 연세가 높고 대를 이어서 찾아오는 단골도 많다. 종업원 중에도 50여년을 한결같이 근무하고 있는 이들이 여럿이다. 그런 점에서 부산명물횟집은 그야말로 부산의 명물이다. 광어 지느러미살이나 도미뱃살을 섞어주는 특회백밥은 3만원, 광어회와 도미회는 한 접시에 각각 6만원을 받는다. 자갈치시장 앞에 있으며 전화번호는 051)245-7617이다.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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