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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종석의 맛있는 집 / 부산명물횟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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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예종석의 맛있는 집 / 부산명물횟집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은 같은 젓가락 문화권에 속하는 나라들이지만 구체적인 식문화는 상당히 다르다. 특히 일본은 우리와 식사방법이나 식기사용법 등 여러 측면에서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많다. 예를 들어 우리는 식사할 때 숟가락과 젓가락을 함께 쓰지만 일본 사람들은 젓가락만 쓴다. 우리는 젓가락을 세로로 놓지만 일본인들은 가로로 놓고 우리는 밥그릇을 상 위에 놓고 먹는 반면 일본 사람들은 밥공기를 손으로 들고 먹는다. 우리는 국을 숟가락으로 떠먹지만 일본인들은 국그릇을 들고 마신다. 우리는 국을 밥에 말아 먹기도 하지만 일본 사람들은 밥을 국에 마는 것을 금기시 한다. 중일 전쟁 당시 일본군은 이런 습성의 차이를 이용해서 식사하는 것을 관찰하는 것으로 첩자를 식별해내었다고 한다. 밥을 먹는 모습을 보면 일본인인지, 한국인·중국인인지를 쉽게 구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날생선을 먹는다는 점에 있어서도 우리와 일본은 비슷하지만 구체적인 요리방법은 회와 사시미라는 명칭만큼이나 다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펄펄 뛰는 산 고기를 즉석에서 회쳐 먹는 것을 즐기지만 일본 사람들은 살아 있는 생선을 회를 뜬 뒤 몇 시간씩 숙성을 시켜서 먹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막 잡은 생선의 쫄깃하게 씹히는 맛을 좋아하지만 일본 사람들은 숙성된 생선의 감칠맛을 선호하는 것이다. 숙성된 회가 맛있는 이유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생선살의 이노신산이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숙성의 과정, 그것이 일본 사람들이 사시미를 즐기는 비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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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종석의 맛있는 집 / 부산명물횟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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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종석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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