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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0.11 13:43 수정 : 2007.10.11 16:18

혼다 CR―V

[매거진 Esc] 전문가 3인의 자동차 해부교실-일부의 혹평에도 ‘시장의 왕자’로 등극한 혼다 CR―V

혼다의 로고가 점점 눈에 익숙해지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는 혼다 CR―V 덕분이다. 대체 혼다 CR―V의 매력이 뭐길래 올해 1월에서 9월까지 2천600여대가 팔려나간 것일까. 자동차 전문가 3인과 함께 그 이유를 알아보자.

김우성 〈BBC 톱기어〉 편집장
훌륭한 도심형 다목적 차

개그맨 박명수가 ‘바다의 왕자’라면, 혼다 CR―V는 ‘시장의 왕자’다. 1995년 데뷔한 CR―V는, 이후 2001년 2세대로 이어지며 토요타 RAV―4와 함께 북미 소형 스포츠실용차 시장을 쥐락펴락했다. 하지만 세계 각국 자동차 매체들로부터 ‘최고’라는 평가를 받은 적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스타일링이나 디테일에 대해서는 일부 전문가들의 혹평이 쏟아지기도 했다. 혼다는 자동차 전문가들에게는 꿈을, 실제 소비자들에게는 신뢰를 전해온 브랜드. 하지만 CR―V의 선택은 다분히 소비자 지향적이었다.

데뷔 이후 지금까지 전세계에 팔린 CR―V의 누적 판매 대수만 해도 250만 대를 넘는다. 진출한 나라도 160개국 이상. 국내에는 2004년 2세대 모델로 첫선을 보였고, 이어서 현재 팔고 있는 3세대 모델이 일본과 동시에 출시됐다. 세계를 휩쓴 CR―V의 인기는 국내에서도 여전하다. 그렇다고 융숭한 대접만 받고 있는 건 아니다. 짐짓 전문가입네 하는 이들의 “지붕과 유리창의 조화가 자연스럽지 않다”는 지적에서부터 “순전히 국산 스포츠실용차와도 직접 겨룰 만한 가격 덕분”이라는 주장에 이르기까지 폄하도 만만찮다.

혼다 CR―V


그렇다고 꿀릴 이유는 하나도 없다. 지난 십수년 동안 세계시장에서 공인받은 제품력에다 시장에서 통할 가격경쟁력까지 갖췄다면, 색안경을 끼고 째려본들 ‘초강력 시장성’을 부인할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혼다 CR―V는 합리적 스포츠실용차다. 승용차 구실까지 충실히 할 수 있는 훌륭한 ‘도심형 다목적차’다. 강력한 오프로드 기능 같은 건 당초 생각하지 않았으니, 기대 않는 게 좋다. 이벤트성 첨단장비보다는 레인센서나 오토라이트 같은 실용적 편의장비를 드러나지 않게 배치한 선택에서 이 차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비평가들의 평가는 시장의 환호와 별개일 때가 많다. 비평가들이 애지중지하는 걸작 가운데는, 어떤 이유로든 시장의 호응을 받지 못한 채 ‘외로운 왕자’로 전락한 예가 적지 않다. 유럽 언론들이 아무리 디자인을 혹평하고, “혼다답지 못하다”며 꼬집은들 CR―V는 이미 시장의 왕자로 자리 잡은 차. 더 이상 뭘 바라랴, 소비자들의 선택인데.

장진택 〈GQ〉 수석기자
2.2리터 디젤 모델도 수입하길

혼다의 매력은 합리성이다. 그리고 그 특징은 이름부터 ‘시민’임을 주장하는 간판 차종인 시빅에서 명징하게 증명된다. CR―V는 시빅의 시민적인 뼈대를 기본으로 만든 합리적인 스포츠실용차(SUV)다. 이름부터 CR―V(Comfortable Runabout-Vehicle) 아닌가? 그래서 이 차의 관전 포인트는 정말 편안하게 (소형차처럼) 방랑할 수 있느냐는 거다. 정말 그럴 수 있는지 크기부터 조잔하게 따졌다.

이 차의 길이는 아반떼 정도, 너비는 쏘나타, 높이는 스포티지 정도. 소형차처럼 이리저리 쏘다니는(Runabout) 것만 필요했다면 조금 큰 덩치다. 하지만 편안하게 방랑하는 게 목적이므로 흔쾌히 합격. 차가 통통한 만큼 실내 공간이 넓고 편안하며, 쓰임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변신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엔진은? 170마력에 22.4㎏·m 토크를 뿜어내는 2.4리터 엔진은 국산차에 달린 동급 엔진과 비슷한 성능으로, 1.5t이 넘는 몸통을 편안하게 방랑시키기에는 부족하다 하겠다. 편안하게 유연자적할 거라면 괜찮다. 하지만 소형차처럼 부지런히 방랑하기엔 조금 답답할 수 있으니 감안할 것.

혼다 CR―V

특히 긴 오르막을 오를 땐 하이빔을 반짝거리며 성을 내는 디젤 스포츠실용차에게 1차선을 내줘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혼다코리아에 묻고 싶다. “혹시 2.2.리터 디젤 모델을 추가 수입할 의향은 없으세요? 그거면 만사형통이거든요.” 승차감은 독일제 스포츠실용차의 스파르타적인 탄탄함과 미제 스포츠실용차의 느끼한 출렁임 사이에서 적절한 중용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핸들링은 이리저리 방랑하기보다 점잖게 직진하다가 완만하게 돌아 나가는 모습에 만족해야 할 거다. 핸들링의 민첩함을 돕는 각종 전자장비들이 만재되어 있기는 하지만 핸들을 이리저리 돌리며 알싸한 맛을 즐길 수준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가격이 문제다. 전륜구동 모델이 3천90만원, 보통 전륜으로 돌아다니다 어쩌다가 네 바퀴로 움직이는 사륜구동 모델이 3천4백90만원이다. 꽤 편안한 가격 아닌가?

이경섭 〈모터 트렌드〉 편집장
단점을 꼽으라면 외부 디자인?

‘나도 수입차 한 대 타볼까.’ 이런 마음이 생기는 게 아무렇지도 않은 시절이 되었’다. 가장 먼저 고려할 만한 수입차가 뭐가 있을까? 딱 한 대만 꼽아보라고 한다면,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표를 받을 만한 차는 바로 혼다 CR―V일 것이다. 이유는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값이 싸다는 점, 그리고 실용성이 높다는 점. ‘싸고 실용적인 수입차’ 이 정도 구색이라면 게임은 끝난 것이다. 그래서 CR―V는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 대수라는 종목을 완전히 평정하고 있는 중이다.

CR―V는 승용차를 기본 골격으로 만든 차라 운전이 편하다. 도심형 스포츠실용차라는 성격답게 경쾌하게 달리고 힘도 좋다. 무게중심이 낮아 코너에서도 부담이 적다. 시트는 적당히 높아서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도 타고 내리기 편하다. 운전석 시야는 탁 트였고 운전자세는 거실 소파에 앉은 듯 자연스럽다. 텔레스코픽 기능이 있는 운전대도 조작이 쉽다. 이런 수많은 장점들이 여성 고객에게 더욱 인기가 높은 이유다. 이곳저곳 수납 공간이 많고 글러브 박스는 아래위 두개나 된다.

혼다 CR―V

혼다 CR―V

트렁크엔 선반이 있어 아래위로 짐을 효율적으로 나눠 실을 수 있도록 했다. 앞 시트뿐 아니라 2열 시트도 40도까지 뉘일 수 있어 뒷자리 승객도 장거리 여행에 무리가 없다. 3분할로 접을 수 있고 필요하면 더블폴딩까지 할 수 있는 시트 덕분에 냉장고와 소형 가구까지 척척 실을 수 있다. 여기에 고장 적은 일본차, 부품 값까지 저렴하다는 혼다라는 이미지까지 더해 그야말로 ‘안 팔리면 이상한’ 정도의 화려한 스펙을 갖췄다. 혼다코리아가 수입차 판매 대수 1위 자리에 오르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다양한 요구를 두루 만족시키는 사양에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CR―V의 단점을 찾기란 쉽지 않다. 굳이 단점을 찾으라면 태생이 일본차(여전히 만만찮은 반일감정)라는 점, 결코 후한 점수를 줄 수 없는(보기에 따라 괴상해 보이기까지 하는) 외부 디자인 정도랄까. 하지만 ‘없어서 못 파는’ 현실을 보면 그런 단점쯤은 구매자들에겐 아무런 장애가 아닌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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