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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크로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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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미크로코스모스〉 아스카 후지모리 지음, 홍은주 옮김, 문학동네 펴냄 책날개에 쓰인 저자 약력은 앞으로 읽을 내용에 선입견을 심어주는 몫을 톡톡히 한다. 팩션의 경우 명문대에서 해당 시대를 전공했다는 작가 소개는 읽을 내용에 신빙성을 더한다. 이름 있는 문학상을 받았다는 말은 책이 그럭저럭 읽을 만할 거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자기개발서 저자가 성공한 기업인이라면 대단한 성공 비법을 알게 될 것 같은 생각에 미리 안도감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그 저자 약력이 진짜라면 말이지만. 〈미크로코스모스〉를 쓴 아스카 후지모리는 전작 〈네코토피아〉에서 스스로를 1978년생 일본계 여자 작가라고 소개했다. 파리와 뉴욕에서 철학과 정치학을 공부했고, 뉴욕에서 미술 전시회를 열었다던가. 언론은 서둘러 아스카 후지모리에게 ‘문학계의 모노노케히메’니, ‘아멜리 노통브의 뒤를 이을 작가’라느니 하며 호들갑을 떨었는데, 〈미크로코스모스〉 책날개에는 뜻밖의 말이 적혀 있다. 사실 아스카 후지모리는 필명이며, 저자는 30대 프랑스 남자라고. 언뜻 신정아를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글쎄. 일단 책은 정말 웃기다. 일본의 아스카 시대와 20세기 초중반을 무대로 한 이 책은 역사소설이라고 치기엔 제대로 ‘구라 작렬’이고, 다 뻥이라고 생각하자니 역사적 사실이 이야기 여기저기서 고개를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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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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