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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파월의 아시안 잉글리시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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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리처드 파월의 아시안 잉글리시①
히말라야에 파묻힌 작은 산골 마을의 소년들은 왜 그리 유창할까
정통 영국 영어가 진짜 영어일까요? 세련된 미국 영어를 배워야 성공할 수 있을까요? 100곳의 지역에는 100개의 영어가 있습니다. 리처드 파월(Richard Powell) 일본대학 교수는 일본어·중국어·타이어 등 아시아 언어에 능통한 영국 출신 언어학자이자 법학자입니다. 리처드 파월이 아시아의 친구들을 만나면서 경험한 영어의 세계에 초대합니다.
요즈음 영어는 아시아 어느 곳에나 있다. 아시아인들이 영어와 ‘상호작용’하는 다양한 방식을 보면, 아시아의 다양성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건 매우 복잡하고 변화 중인 일종의 ‘관계’라 할 수 있다. 때로는 영어 지식이 부와 교육, 혹은 정치적 성향을 가늠하는 신뢰 못할 척도가 되기도 하니까.
드종카도 쓰고, 영어도 쓰고 …
말레이시아 친구가 도쿄에 사는 나를 찾아온 적이 있다. 그 친구는 제법 유명한 예술가였는데, 도쿄의 갤러리와 박물관을 보고 싶어 했다. 나는 근처 역까지 친구를 데려다 줬다.
아파트를 나가는 길. ‘Asahi Soft Drinks’라고 영어로 써진 자판기가 ‘Boss Coffee’와 ‘Royal Milk Tea’를 팔고 있었다. 자판기 옆에는 ‘Service for clean life’를 제공한다는 세탁소가 있었다. 그 옆에는 ‘Children’s Garden’이라는 유치원과 ‘Watanabe Medical Clinic’, ‘Cotswolds’, ‘Original Roast Beans’ 그리고 ‘Babys Design’이라는 가게들이 차례로 이어졌다. 편의점은 ‘Convenience’라는 글자를 써놓았고, 우체국은 ‘Post Office’라는 간판을 달았다. 거리 위에 서 있는 간판은 내가 ‘Shopping Street’를 거닐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친구와 함께 역 안으로 들어갔다. ‘New Arrival’ 재킷, ‘New Release’ 시디, 재고 ‘Sale’ 등의 문구가 우릴 맞아줬다. 신문 가판대에서는 〈Diving World〉와 〈Marine Photo〉 그리고 〈Boat Boy〉 등의 잡지가 팔리고 있었다. 친구가 말했다. “음, 아무래도 영어를 쓸 줄 알아야 도쿄 시내를 돌아다닐 수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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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시내는 영어천국이다. 그렇다고 도쿄 시민들이 영어를 잘하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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