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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0.18 14:49 수정 : 2007.10.18 18:14

17살 아시아 코끼리 코식이.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코식이가 쓰는 동물원대백과사전

나는 말하는 코끼리 코식이라고 해요. 17살 아시아 코끼리죠. 내 몸무게는 5톤이나 돼서, 아프리카 코끼리 못지않다고 해요. 비만은 아니에요. 키가 3.2m, 롱다리거든요.

나는 에버랜드 동물원에 살아요. 숲에 둘러싸인 곳이죠.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나 세 살에 이곳에 왔어요. 잠자는 집과 시멘트 바닥으로 된 30여 평의 사육장이 내 공간의 전부지요. 한 번도 밖에 나가 본 적이 없어요. 이곳에서 들리는 소리, 이곳에서 보이는 하늘, 그리고 쌍봉낙타 낙하산·쌍지·몽블랑·동생 하티와 사육사 아저씨. 이것들이 내 세상의 전부랍니다.

낙하산·쌍지·몽블랑은 평생 동안 내 이웃이었죠. 항상 아무 말 없이 물끄러미 저만 바라보고 있어요. 그 옆에는 얼룩말들이 살아요. 아주 예민한 녀석들이죠. 평소엔 제 목소리가 시끄럽다며 투덜거리다가도 내가 옆으로 가면 화들짝 놀라 도망치거든요.

하티는 나와 함께 사는 다섯 살짜리 아기 코끼리예요. 친동생은 아니지만, 같은 코끼리이기 때문에 제가 챙겨줘요. 위험한 장난은 못 치게 하고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코돌이가 있었어요. 우린 최고의 코끼리 콤비였지요. 코돌이는 나보다 세 살 작은 코끼리였는데, 지금은 대전 동물원으로 이사 갔어요. 코를 뻗어 코돌이의 머리를 툭 치면, 코돌이는 나에게 긴 코로 바람을 ‘후’ 불어댔지요. 우리 둘 장난이 심해서 사육사 아저씨가 걱정했어요. 한번은 장난치다가 넘어져 이렇게 상아가 깨진 적도 있어요.

코돌이가 없어서 심심해요. 하티는 어려서 함께 놀 수가 없죠. 그래서 사육사 아저씨에게 장난을 걸어요. 코로 툭툭 치고 바람을 불고. 그래도 아저씨는 항상 웃으세요. 아저씨가 하는 말도 따라 해봤어요. 아저씨가 자주 쓰는 말이 있거든요. 내가 사과를 달라고 졸라대면 “아직!”, 열심히 운동하고 있으면 “좋아!”, 장난치지 말라고 “안 돼!”, 목욕하자고 “누워!”, 발 치우라고 “발!” 그리고 “하티!”라고 동생을 부르는 소리.

심심해서 따라 해봤어요. “아지! 조아! 안돼! 누어! 발! 아티!” 어떻게 말하느냐고요? 코를 입속으로 말아 넣어서 있는 힘껏 바람을 분답니다. ‘코피리’를 부는 거죠.

우리가 몰랐던 동물원 이야기.
그런데 어느 날 사람들이 녹음기를 들고 왔다 갔다 하는 거예요. 얼마 뒤 학술세미나에서 아래와 같은 글이 발표됐다고 하네요.


“10년 동안 코식이를 기르고 있는 담당 사육사는 2004년 여름 코끼리가 사람의 목소리를 모방한 소리를 처음 들었다고 했으나, 아마 그 이전부터 코식이는 계속적으로 발성 연습을 해 온 것으로 추측된다. 코식이의 발성을 녹음한 자료를 숭실대 음성공학연구소에 의뢰하여 ‘발성 스펙트로그램 분석’과 ‘주파수 공명 특성’ 등 두 가지 방법으로 코식이의 음성을 분석한 결과, 사육사의 발성 패턴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난생 처음으로 제 집이 북적이기 시작했어요. 에이피(AP)·아에프페(AFP)·로이터 통신 기자들이 몰려왔어요. 기자가 카메라 앞에서 마이크를 들고 숨 가쁘게 말했지요. “시청자 여러분, 한국에 말하는 코끼리가 나타났습니다!”

낙하산이 그러더군요. “너 스타 됐으니까 좋겠다!” 얼룩말은 역시나. “별것도 아닌 것 가지고 호들갑이야! 심심해서 흉내 낸 건 줄은 모르고 ….”

하지만 며칠 지나자 관심을 보이던 사람들도 썰물처럼 사라졌어요. 이곳은 적막해졌고, 세상은 다시 좁아졌어요. 요즈음에는 심드렁해져 말하기 연습도 줄였답니다. 그래서 난 동물원대백과사전을 편찬하기로 했어요. 어릴 적 서울대공원에서 들었던, 밀림과 초원을 누볐던 우리 조상들의 자유와 속박의 역사, 그리고 우리가 신대륙에 오기까지의 이야기 말이에요. 동물원대백과사전, 듣기만 해도 흥미진진하지 않아요?

글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동물원대백과사전. 촬영협조 서울대공원·에버랜드
우리가 몰랐던 동물원 이야기-
근친번식 감시하지만 무료함 달래주는 동물복지 프로그램도

⊙ 국내 최초의 코끼리= 태종 11년(1411년) 일본의 쇼군인 아시카가 요시모치가 코끼리를 조선 왕실에 선물했다. 한반도에 들어온 최초의 코끼리로 추정된다. 이 코끼리는 1408년 동남아시아의 아라진이라는 사람이 일본 후쿠이 지방 막부의 우두머리 아시카가에게 준 선물이었다. 조선에 온 코끼리는 희한하게도 귀양을 갔다.

“전 공조전서 이우가 죽었다. … 이우가 기이한 짐승이라 하여 가 보고, 그 꼴이 추함을 비웃고 침을 뱉었는데, 코끼리가 노하여 밟아 죽였다.”(〈조선왕조실록〉 태종 12년 12월10일편)

태종은 일본과의 외교 관계를 고려해 코끼리를 처벌하지 않고 귀양을 보냈다. 귀양지는 전라도 순천의 섬 장도. 하지만 해당 지역 관리들은 코끼리 관리를 싫어했다. 너무 많은 곡식을 축냈던 것. 〈조선왕조실록〉에는 이런 소동이 자세히 나와 있고, 관리들이 서로 맡기를 꺼려 코끼리는 전라도와 충청도를 떠돌다가 삶을 마감했다.

⊙ 근친 번식= 동물원은 원칙적으로 근친 번식을 금지한다. 근친 번식으로 태어난 동물은 건강하지 못해 쉽게 죽기 때문이다. 따라서 호랑이·사자 등 주요 동물은 근친 번식이 되지 않도록 동물원이 감시한다. 하지만 수가 많은 초식동물들은 완전히 통제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동물원에 알비노가 심심찮게 태어나는 이유도 근친 번식이 많기 때문이다.

⊙ 동물원 관련 책= 동물 보호단체인 카라의 김효진 운영위원은 보라색 꼬리깃털을 가진 공작새 이야기 〈동물원〉(이수지 지음, 비룡소 펴냄)과 아프리카 밀림에서 동물원까지 새끼 고릴라의 모험을 다룬 〈나야, 고릴라〉(조은수 지음, 아이세움 펴냄)를 유아가 볼 수 있는 책으로 추천했다. 앤서니 브라운의 〈동물원〉(논장 펴냄), 양정규의 〈동물들이 울고 있어요〉(문공사 펴냄)도 초등학교 학생 수준에서 동물원을 이해하는 데 맞춤하다. 동물원의 역사를 자본주의의 성장사, 제국주의의 팽창사로 해석한 〈동물원의 탄생〉(니겔 로스펠스 지음, 지호 펴냄)도 관심 있는 어른이 찾아 읽으면 재미있을 것이다.

⊙ 라이거= 수사자와 암호랑이에서 태어난 잡종 동물. 야생에서는 호랑이와 사자의 서식처가 달라 나타날 수 없어 주로 동물원에서 태어난다. 상당수 라이거는 호랑이와 사자를 함께 생육시킨 환경에서 탄생한다.

라이거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동물원이 내세우는 간판 스타였다. 최근 들어서 동물 윤리가 강조되면서, 라이거는 상대적으로 동물원 마케팅에 소외되고 있다. 전세계 동물원에 20여 마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용인 에버랜드 사파리에 세 마리가 있다.

⊙ 매기= 미국 앵커리지의 알래스카 동물원에 홀로 사는 아프리카 암코끼리. 동물보호 단체의 요구로 최근 알래스카를 떠나 ‘따뜻한’ 샌프란시스코로 옮기도록 결정했다. 앵커리지의 연 평균 온도는 섭씨 2도. 동물운동가와 시민들이 참여한 ‘매기의 친구들’(friendsofmaggie.net)은 2003년부터 알래스카 동물원을 상대로 매기가 따뜻한 곳에서 다른 코끼리와 어울려 살 수 있도록 이주시킬 것을 요구했다. 올해 동물원은 “눈이 오기 전에 매기를 이주시키겠다”고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였고, 지난달 12일 샌프란시스코의 동물복지실천협회 보호소(PAWS)가 매기의 새 집으로 확정됐다. 〈앵커리지 데일리 뉴스〉는 지난달 14일 “이로써 매기는 3만㎡의 넓은 땅에서 다른 네 마리의 코끼리와 뛰어놀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매기 이주 운동’을 주도한 캐서린 도일은 “또 한 번 앵커리지에서 겨울을 보내는 건 매기에게 재앙에 가깝다. 동물원이 올바른 일을 했다”고 말했다.

⊙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 거래에 관한 협약(CITES)= 1973년 워싱턴에서 채택돼 1975년 발효됐다. 멸종 위험이 심각한 순서대로 협약Ⅰ(고릴라 등 556종), 협약Ⅱ(사슴·올빼미 등 262종), 협약Ⅲ(인도살모사 등 241종)으로 분류된다. 등급이 높을수록 동물의 몸값도 비싸다. 여기에 등재된 동물은 허가 없이 거래가 불가능하다.

몽키밸리의 침팬지들.
⊙ 몽키밸리= 지난 4월 에버랜드에 문을 연 15종 150마리의 원숭이와 유인원이 살고 있는 테마 공간. 기존의 철창 우리를 걷어내고 비교적 넓은 1600평의 면적에 뛰어놀 수 있도록 개조한, 국내 최초의 생태형 원숭이·영장류 사육장이라고 할 만하다.

높이 21m의 철제 타워에 올라간 오랑우탄이 줄타기를 하고, 나무와 로프로 연결된 연못 속의 섬에서 흰손긴팔원숭이가 낮잠을 즐긴다. 원숭이가 관람객을 내려다볼 수 있는 구조도 만들었다. 동물의 시선을 관람객 위에 두면 동물이 느끼는 압박감이 줄어든다. 일본원숭이 사육장에는 올해 겨울부터 노천온천이 제공될 예정. 일본원숭이는 자연 상태에서 온천욕을 즐기는데, 이들의 본성이 살아날지 관심거리다. 관람객은 딱정벌레 애벌레로 만든 1천원짜리 ‘밀웜’을 사서 원숭이에게 줄 수 있다.

몽키밸리 개장 이후 망토원숭이, 흰손긴팔원숭이, 토쿠원숭이 각각 1마리, 일본원숭이 2마리, 다람쥐원숭이 11마리가 태어났다. 행동풍부화 프로그램으로 활동력이 풍부해져 임신·출산율이 높아진 것으로 에버랜드는 분석하고 있다.

방울이(왼쪽사진). 사쿠라(오른쪽사진의 왼쪽 코끼리).
⊙ 방울이= 혀를 내밀고 히죽 웃는 표정 연기로 유명한 캘리포니아 바다사자. 원래 물개 쇼를 위해 서울대공원이 수입했는데, 난이도 높은 연기에 적응하지 못해 해양관(돌고래·물개 쇼 공연장)에서 쫓겨났다. 2005년 특유의 ‘웃음’이 사육사 눈에 띄었고, 훈련을 통해 해양관 정문 앞에서 단독 공연을 하고 있다. 방울이는 매일 낮 2시30분, 4시에 ‘살인 미소’라 불리는 표정을 연기하고 관람객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다.

⊙ 사쿠라= 2003년 일본에서 건너 온 아시아 암코끼리. 1965년 타이에서 태어난 지 일곱 달 반 만에 효고현 가카라즈카 패밀리랜드 동물원에 어미 코끼리 메리를 위로하고자 입양됐다가, 2003년 이 동물원이 경영난으로 사업을 접자, 서울대공원으로 이송됐다.

사쿠라는 아프리카 코끼리 리카와의 사랑으로 유명해졌다. 서울대공원은 아시아 코끼리와 아프리카 코끼리의 이종번식을 막기 위해 사육지 사이에 해자를 둬 접근을 차단한다. 그러나 리카는 일본에서 온 사쿠라를 보자 이내 사랑에 빠졌다. 결국 리카는 해자 위로 긴 코를 뻗어 사쿠라를 어루만지면서 사랑을 전할 수밖에 없게 됐다. 지금도 이 광경을 서울대공원에서 볼 수 있다.

사쿠라의 이야기는 재일조선인 작가 김황의 〈코끼리 사쿠라〉라는 제목으로 일본에 출판돼, 일본아동문학가협회에서 연 제1회 ‘어린이를 위한 감동 논픽션 대상’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지난 8월 창비에서 번역해 펴냈다.

⊙ 알비노= 선천적으로 멜라닌 색소가 부족해 피부·모발 등 온몸이 하얗게 태어나는 개체. 적은 수의 동물끼리 모여 살아 근친 번식이 이뤄지는 동물원에서 이따금 발생한다. 게다가 알비노는 무리 사이에서 ‘왕따’되기 십상이어서 ‘짝짓기’가 쉽지 않다. 부산 근처에서 탈진 상태로 발견돼 서울대공원에 기증된 흰 너구리 ‘구리’가 대표적이다. 서울대공원은 결국 구리와 다른 여우를 짝지었는데, 네 마리 새끼 중 한 마리가 알비노였다.

⊙ 임신과 출산= 동물원 동물의 임신과 출산은 자연 상태에서보다 어렵다. 이동 공간이 적고 항시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북극곰이다. 한국의 경우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과 에버랜드에서 북극곰 암수가 함께 살지만 여태껏 임신과 출산이 성공한 적이 없다.

하지만 사육 공간을 생태형으로 바꾸어주면 임신·출산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대공원 물새장. 서울대공원은 지난해 동양 최대 규모의 이 물새장의 시멘트 바닥을 걷어내고 나무를 심고 습지를 조성하는 등 생태형으로 바꾸었다. 당장 효과가 나타났다. 지난 6월 그동안 소식이 없었던 황새의 자연부화가 성공했다. 노랑부리저어새, 홍부리황새의 자연부화율도 높아졌다.

사실 동물원을 생태형으로 개조하는 것은 동물원의 수익에도 도움이 된다. 번식률이 높아져 높은 값을 받고 동물을 분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장다리 · 장순이.
⊙ 장다리·장순이= 장다리는 에버랜드에 사는 올해 스물둘의 ‘변강쇠’ 기린이다. 1987년 에버랜드에 온 이후 33마리를 수태시켰다. 올해 새끼 세 마리를 봤고 두 마리를 더 볼 예정이다. 장순이는 13번째 출산을 앞두고 있는 스물두 살 ‘옹녀’ 기린. 지금까지 12번 출산해 새끼 13마리를 낳았다. 임신 기간이 15달임을 고려할 때 15년을 임신 상태로 살아 온 셈이다. 가장 새끼를 많이 낳은 기록은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 동물원의 마틸다다. 16마리를 낳았다.

⊙ 전시 맹수 처분= 전쟁이 일어나면 동물원의 동물은 위험을 막느라 도살한다. 1945년 광복 전후에도 창경원의 동물들이 학살됐다.

“1945년 7월25일 동물원 관리 책임자로 있던 사토가 느닷없이 전 직원을 불러놓고 사람을 해칠 만한 맹수류는 모두 죽여야 한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창경원을 미군이 폭격할 경우, 동물들이 우리를 뛰쳐나와 사람을 해치지 않도록 미리 죽이라는 지령이 도쿄에서 왔다는 것이다. 극비리에 이름을 알 수 없는 극약이 배부됐고 최후의 성찬도 전시라서 형편 없는 먹이에 약을 섞었다. 극약이 들었는지도 모르고 저녁을 먹은 동물들은 코끼리·사자·호랑이·곰·뱀·악어·독수리 등 모두 150여 마리. (〈조선일보〉 1965년 8월14일 4면 서울판)

지금도 마찬가지다. 전쟁이 나면 동물들은 전시행동계획에 따라 죽인다. 모든 동물을 죽이는 것은 아니다. 조류와 노루·사슴 등 순한 초식동물은 제외된다. 동물원은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따른 훈련도 시행한다.

코식이와 사육사 김종갑씨.
⊙ 코식이= 에버랜드에 사는 1991년생 아시아 암코끼리. 음성 모방 능력이 있는 것으로 에버랜드와 숭실대 공대의 2007년 논문 ‘말하는 코끼리’에서 확인됐다. 원래 코끼리는 인간이 들을 수 없는 20Hz 안팎의 낮은 소리로 이야기를 나눈다. 그래서 1~5㎞ 떨어진 곳에서도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코식이가 인간과 소통했다는 증거는 없다. 다만 사육사 김종갑(39)씨의 지시어를 모방한 것까지는 밝혀졌다. 코식이가 인간의 말을 따라 한 소리의 평균 음색은 130MHz로, 김씨의 음색 132MHz와 가까웠다. 음성 모방은 사람과 일부 조류·박쥐·돌고래 등에서 발견된다. 코끼리 가운데는 두 건의 보고 사례가 있다. 케냐의 드사보 국립공원에서 보호 중인 코끼리가 3㎞ 떨어진 고속도로의 트럭소리를 흉내냈고, 스위스 바젤 동물원의 아프리카 코끼리가 18년 동안 함께 지내고 있는 아시아 코끼리의 소리를 따라 한 사례가 보고된 적이 있다.

⊙ 행동 풍부화= 동물원처럼 제한된 공간에서 나타나는 무료함과 비정상적인 행동을 줄여주고자 동물에게 시행되는 동물복지 프로그램. 야생에서 보이는 건강하고 자연스런 행동이 나타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1920년대 영장류 연구자 로버트 예기스가 실험동물로 이용하던 영장류한테 놀이시설을 만들어준 데서 기원했다. 전시장을 자연 상태에 가깝게 바꾸고, 놀이시설을 만들어주거나, 먹이를 감추는 등 스트레스를 최적화하는 방법이 이용된다.

서울대공원은 2005년 침팬지 똘똘이와 엉덩이한테 인공개미집에 꿀과 과일을 숨겨놓는 등의 프로그램을 폈다. 행동풍부화(enrichment) 프로그램에 참여한 똘똘이와 엉덩이는 휴식 시간이 줄어들고 먹이 행동이나 몸단장을 하는 행동시간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건강해진 것이다.

코식이의 뜻을 받들어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촬영협조 서울대공원·에버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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