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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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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예종석의 맛있는 집 / 하동관
곰탕은 푹 고아서 국물을 낸다는 뜻인 ‘고음(膏飮)’에서 비롯된 음식으로 19세기 말에 나온 <시의전서>(是議全書)는 고음을 “다리뼈, 사태, 도가니, 홀떼기, 꼬리, 양, 곤자소니, 전복, 해삼을 큰 솥에 넣고 물을 많이 부운 뒤 만화(慢火)로 푹 끓인” 음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옛날 고음에는 육류 외에 귀한 해산물까지 들어갔던 모양이니 상당히 호사스러운 음식이었던 셈이다. 그러던 것이 1940년대에는 육류와 함께 무, 다시마를 넣고 끓이는 곰국이 되었다가 해방 이후 육류만을 재료로 쓰는 오늘날의 ‘곰탕’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것이 고 조풍연 선생의 해설이다. 아무튼 이러한 역사를 가진 곰탕 하나로 해방 직후부터 서울 시민의 입맛을 즐겁게 해온 집이 하동관이다. 서울의 음식점을 논하면서 뛰어난 맛에다 역사와 전통까지 자랑하는 하동관을 빼놓고는 이야기가 안 되지만 너무 유명해서 망설이던 차에 사건이 생겼다. 60여년 장사를 해온 수하동 일대가 재개발되는 통에 명동으로 이사를 한 것이다. 새로 문을 연 하동관은 위치만 달라졌을 뿐 옛 하동관의 체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대문도 옛집 것을 그대로 옮겨 놓았고 탁자와 놋그릇까지도 예전에 쓰던 것을 변함없이 쓴다. 맛도 그대로임은 물론이다. 손님들도 대부분이 오랜 단골들이다. 필자도 하동관을 어린 시절부터 40년 넘게 드나들었지만 아직도 손님 중에서는 새파랗게(?) 젊은 축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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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옮긴 하동관 입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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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종석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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