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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나니와 금융도>. 드라마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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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5초면 따라하는 저급일본어
나니와(なにわ, 難波)는 오사카 지역을 부르는 옛말이다. 고유명사라서 특별히 의미를 외워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나니와’가 가지는 진짜 뜻, 다시 말해 ‘나니와란 무엇인가?’에 대답하는 것은 일본 사람에게조차 쉬운 일은 아니다. 도쿄로 대표되는 간토지방과는 확연히 다른 말을 쓰는 지금의 간사이지방, 즉 오사카 지역은 특별한 문화적 정서를 지니고 있다. 지금의 오사카를 빼놓고는 일본 문화의 절반 혹은 그 반의 반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언어만 봐도 오사카 지역은 억양이나 어미가 도쿄와는 확연히 다른 말을 쓰는데, 오사카 사투리는 ‘大阪弁(おおさかべん, 오사카벤)’이라고 부른다. 일본어를 잘한다고 해서 오사카벤을 더 잘 알아듣고, 일본어를 못한다고 해서 알아들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아예 단어 자체가 다른 경우도 많고, 말이 워낙 빨라서 도쿄 사람들도 대부분 잘 알아듣지 못한다. 가장 많이 쓰이는 일본어 중 하나인 ‘정말?’이라는 뜻의 “本当に(ほんとうに, 혼토니)”도 오사카 지역에서는 “ほんまかい(혼마카이)”로 말하는 식이다. 우리로 치면 부산 지역에 부산 사투리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부산 사나이’나 ‘부산 앞바다’에 상징성이 있는 것처럼 나니와 정서에는 ‘무언가 (말이) 다르기 때문에, (도쿄로부터) 약간 소외받았지만, 그래도 꿋꿋이 살아간다’는 억척스러움 같은 것이 배어 있다. 실제로 도시의 규모나 자본의 흐름 등 오사카가 도쿄에 뒤질 이유는 크게 없다. 언어가 사고를 규정하는지, 사고가 언어를 규정하는지는 끝나지 않은 논쟁 중 하나이지만 연유야 어떻든 말이 다르듯 정서도 다르다. 일종의 ‘나니와 정서’가 따로 있다. 최근 “무이자~무이자~무이자~”를 연발하며 물밀듯이 소위 ‘제 몇 금융권’이 큰 시장을 형성해 나가고 있는데, 이런 자본의 큰 줄기 대부분이 일본에서 흘러나온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만화책 그리고 동명의 원작 드라마와 영화로 유명한 <나니와 금융도>를 보면 돈과 사람을 둘러싼 나니와 사람들의 정서를 잘 이해할 수 있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쩐의 전쟁>과 비슷한 느낌의 작품이다. 이은혜/ 축구전문 월간지 <포포투> 기자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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