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10.18 21:59
수정 : 2007.10.18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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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팟 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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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새로운 터치 스크린으로 무장한 엠피3 플레이어들, 전문가 3인의 집중분석
엠피3 플레이어 시장의 새로운 화두는 ‘손가락’이다. 주요 엠피3 플레이어 업체들이 손가락으로 살짝 스크린을 건드려 기기를 조작하는 터치 스크린을 전면에 내세운 신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터치 스크린으로 무장한 엠피3 플레이어 애플 ‘아이팟 터치’와 삼성전자 ‘옙 P2’, 엘지전자 ‘앤 T54’를 디지털 전문가 3명과 함께 자세히 들여다봤다.
커버 플로가 공처럼 구르네서범근/ 디지털 칼럼니스트 - 애플 아이팟 터치
아이팟이 등장하기 전부터 애플 마니아들은 터치 스크린을 응용한 새로운 인터페이스의 아이팟이 등장할 것이라 예상했다. 마니아들 사이에서 전면에 버튼 없이 터치 스크린을 가득 메운 새로운 아이팟의 추측 이미지가 돌곤 했다. 비록 똑같은 방식과 콘셉트는 아니었지만 아이폰이 등장하며 애플 마니아들을 흥분시켰는데, 사실 애플의 전화기라는 콘셉트보다 아이팟의 본격적인 휴대용 멀티미디어 재생장치(PMP)라는 것이 더욱 이슈가 된 제품이었다. 애플 역시 이것에 착안한 듯 전화기의 기능을 제거한 아이팟 터치를 출시했다.
아이팟 터치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터치 기능에 역점을 둔 제품이다. 전면 하단에 뒤로 돌아가거나 메뉴로 나갈 수 있는 기능의 버튼을 제외하고 터치 스크린으로 모든 기능의 작동이 가능하다. 터치 기능을 응용한 아이팟만의 인터페이스는 감탄을 자아내는데, 아이팟 터치 동영상에서 자주 보던 커버 플로(cover flow) 넘기기가 대표적이다. 손가락으로 화면을 가로지르면 마치 공을 굴리듯이 커버 플로가 유동적으로 움직이며 움직임이 대단히 자연스럽다. 단순한 터치 기능의 인터페이스를 상회하는 유기적인 움직임은 멀티 터치에 이르러 더욱 빛을 뿜고 있다. 웹서핑이나 이미지의 확대 축소가 자유로운 것은 멀티 터치의 주안점이다. 아이팟 터치가 단순히 터치 기능만으로 제 몫을 다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팟 터치를 가로로 눕혀 보면 화면은 자연스럽게 와이드창에 적용된다. 내장된 가속도 센서에 의해 아이팟 터치의 수직과 수평 상태를 인식하고 그에 맞게 화면이 조정되는 것이다.
아이팟 최초로 무선랜을 지원하는 아이팟 터치는 ‘사파리’라는 웹브라우저의 탑재로 웹서핑이 가능하다.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지만 무선 인터넷의 설정도 간단하고 수신율도 좋다. 무선랜이 웹서핑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국내에 서비스되지 않아서 안타깝지만 아이튠즈를 통해 음악이나 동영상을 살 수도 있고 유튜브 동영상도 볼 수 있다. 생각보다 얇아 휴대에 부담이 없으며 아이팟 특유의 깨끗한 마감도 돋보인다. 깔끔하게 표현되는 엘시디지만 최근 국산 피엠피에 비해 해상도가 떨어져 동영상 재생시 한계가 있으며 메모리 기반이기 때문에 8G와 16G 둘다 용량이 부족한 것은 아이팟 터치의 태생적 한계다. 가볍지 않은 가격이지만 최첨단의 기술이 집약된 미래적인 기기를 가지고 싶다면 망설일 필요는 없겠다.
동영상 액정으로 눈을 돌려라
박승민/‘엔펀’(www.enfun.net) 콘텐츠매니저 - 삼성전자 옙 YP-P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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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옙YP-P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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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피3 플레이어에서 ‘터치’ 방식의 지존은 애플의 아이팟이다. ‘터치 휠’이라는 아이팟의 독특한 인터페이스는 돌려 선택하는 방식으로 직관성의 극한을 보여주는 강력한 무기. 하지만 인터페이스의 위치, 즉 터치의 가능성이 액정으로 눈을 돌리자 터치스크린 방식의 엠피3 플레이어 시장은 각기 새로운 영웅들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주목받는 영웅 후보들 중에 사뭇 특별한 내공이 엿보이는 삼성 YP-P2(이하 P2)가 눈에 띈다.
P2는 단순한 엠피3 플레이어가 아닌 동영상 재생이 가능한 멀티미디어 기기다. 블루투스까지 지원해 무선의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차별성을 갖고 있다. 특이한 점은 5cm(약 2형)대가 아닌 7.62cm(3형)의 터치 스크린을 채용했다는 점인데, 휴대성을 최대한으로 고려했다는 삼성의 철학이 그대로 묻어 있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8.89cm(3.5형) 액정의 아이팟 터치와 비교했을 때, 휴대성과 그립의 맛은 뛰어난 편. 인터페이스의 편의성이 우선인가, 동영상 화질이 우선인가라는 문제에서 P2는 후자를 선택했고, 멀티 터치 포인트를 지원하는 아이팟 터치에 비해 인터페이스의 감도는 떨어지지만 동영상 화질은 만족스럽다. 감압식이 아닌 정전용량 방식을 채택한 P2의 터치 스크린은 여타의 터치 스크린에 비해 반사율이 낮고 투과율이 좋다. 게다가 스타일러스 등으로는 작동이 불가능한 정전용량 방식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에 오작동의 우려도 줄어들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P2의 인터페이스 반응 속도인데, 펌웨어 업데이트 조건을 제외하더라도 P2의 이모추어(EmoTure)는 반응 속도가 조금 느린 편이고, 정확성도 조금 떨어지는 편이다. P2의 좌우로 밀고당기는 이모추어의 특성과 풀터치 방식 3형 액정 크기의 세로 길이를 고려했을 때 여타의 터치 스크린 방식과 차이를 보여 개선의 여지가 있다. 메뉴 디자인 선택에 따라 약 1∼2초 가량의 딜레이 현상 역시 P2 사용자가 감수해야 될 몫이다. 터치 방식의 특성을 잘 살린 깔끔하고 단출한 외형 디자인은 P2의 절대적인 매력 포인트. 그중에서도 전면에 충전과 전원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인디케이터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디자인적인 독창성은 합격점에 가깝다. 스타트가 비슷한 여타 제품들에 비하면 터치 스크린의 지능성과 기능성의 차이가 있지만, 충분히 수긍할 만한 P2만의 기능 조합과 성능을 보여주기 때문에 망설임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싸이언과 엑스캔버스가 만나면
김정철 / 바이킹닷컴(buyking.com) 이사·아이티 칼럼니스트 - 엘지전자 앤 T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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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전자 앤T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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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전자에도 엠피3 플레이어가 있다고? 물론 있다. 게다가 그동안 쌓인 내공은 결코 만만치 않다. 2000년대 초반에도 소울이라는 제품으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고, 2005년도 MF-FE502는 세계 최소형 엠피3 플레이어의 영광을 얻기도 했다. 혼자 듣기 아까웠던 엘지는 드디어 독립 브랜드인 앤(&)을 만들어 냈고, 이어서 올해 1월에는 풀터치 스크린을 지원하는 FM37을 내놓으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리고 최근 발매한 T54는 삼성전자 옙과 애플보다 한발 앞서 지상파 디엠비를 내장했다.
T54에서 먼저 주목할 만한 점은 5.99cm(2.4형)풀터치 스크린을 장착했다는 점이다. 전원과 녹음을 제외하고는 모든 기능을 터치 스크린을 통해 구현할 수 있으며 멀티 터치 기술(스마트 터치 스크린)을 적용해서 기술력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이 스마트 터치 스크린은 손을 끌거나 이동하면 그 궤적을 모두 인식하는 최첨단 인터페이스로 같은 회사의 프라다폰에서 지원한 기술이다. 그리고 애플보다 먼저 엠피3 플레이어에서는 세계 최초로 엘지가 구현했다. 디자인은 엘지 휴대폰인 ‘샤인’을 닮았다. 코팅된 매끄러운 표면 속에 미세한 홈이 파여 있어 빛에 따라 다채로운 빛깔로 빛난다. 이를 엘지전자에서는 샤이닝 재질이라고 이름 붙혔는데 깔끔하면서도 화려한 느낌이다. 오렌지, 그린, 블루, 블랙의 네 가지 색상을 지원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
두 제품과의 차별점이라면 기능 부분이다. 동영상 품질은 엘지 엑스캔버스가 채택하고 있는 엠엑스디(MXD) 화상엔진을 사용해 가장 자연스럽고 뛰어난 색재현성을 보여준다. 거기에 지상파 디엠비를 기본 내장했고, 이어폰을 안테나로 사용하므로 별도의 거추장스러운 안테나가 필요 없는 점도 장점이다. 게다가 엑스캔버스에서 지원하는 타임머신 기능(티브이 녹화 기능)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그 밖에 텍스트뷰어에서는 글자를 읽어주는 기능이 있어 어학용으로도 손색이 없고 터치 스크린을 응용한 간단한 5개의 게임도 내장했다. T54는 내장 메모리가 최대 4G에 머물고, 두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점은 약점이다. 하지만 디자인은 싸이언, 동영상은 액스캔버스라는 세계적 브랜드의 기술을 적절히 접목시켜 결코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갖춘 제품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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