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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와 결혼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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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연애와 결혼의 원칙>마거릿 켄트 지음·나선숙 옮김, 황금가지 펴냄
‘작업의 정석’이 있다면 참 좋을 텐데. 이럴 때 이런 말, 저럴 때 저런 행동으로 원하는 이성을 사로잡는 비책이 있다면 비자발적 독신을 일찍 그만둘 수 있을 텐데. 바로 그 비법을 전수하겠다는 마거릿 켄트의 <연애와 결혼의 원칙>이 그럴듯해 보인 가장 큰 이유는, 저자가 한국에 방문했을 때의 인터뷰 사진이었다. 어머, 이 아줌마, 진짜 뭘 알고 있나봐!
<연애와 결혼의 원칙> 내용을 요약하라면 책의 원제인 “당신이 원하는 남자와 결혼하는 법”이 된다. ‘바로 이 사람이야’ 싶은 남자를 빨리 알아보는 법에서 시작해서 남자를 내게 빠져들게 만드는 법, 바람직한 옷차림 그리고 친절하게도 섹스에 대한 충고까지 잊지 않고 적어놓았다. 저자는 이 책에 적은 ‘수법’을 활용해 원하는 남자와 결혼을 했고, 그녀의 수완에 탄복한 남편의 조언으로 10년간 결혼 전략에 관한 과정을 개설했다. 400여명이 강의를 들었는데 400명이 4년 안에 결혼에 성공했다니, 타율 하나만큼은 끝내준다. 까마귀 날자 배가 떨어졌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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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좌충우돌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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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강좌만큼이나 이 책도 미국에서 꽤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이 책대로 하기 너무 힘들다. 머릿결을 매끈하게 다듬되 끈적이는 제품을 사용하면 안 된다. 치과 치료를 잘 받아라. 너무 세련된 안경을 피한다. 상대의 직업에 관해 공부해라 등. 가장 난이도 높은 전략은, “남자가 당신에게 감정 전이를 일으키도록 대화를 유도하라”. 켄트의 말대로라면 “그의 이야기를 참고 듣지 못하겠다면 그 남자는 당신 남자가 아니다”. 켄트는 이 책을 내고 “남편 아니면 환불”이라는 홍보문구를 내걸었다. 실제 환불이 이루어진 경우는 0.02%에 불과했다. 귀찮거나 부끄러워서 환불 요구를 안 한 사람도 있겠지만…. 한번 따라해 볼까 싶은 유혹이 든다. 이 책 덕에 2년 안에 결혼에 성공하면 <한겨레>에 광고라도 실어 독자 여러분께 알려드리겠다.(신문사에서 싫다면 나도 별수 없다.) 2년 안에 실패하면? 이 책을 산 사람들을 모아 환불받으러 미국에 가는 거지 뭐. 미국 갔다가 지아이 조씨를 만나 결혼하게 될지도 모르잖는가. 시민권도 따고…. 뽕도 따는 거지.
이다혜 좌충우돌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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