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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0.24 22:20 수정 : 2007.10.24 22:27

일본 티비에스(TBS)에서 방영했던 〈즈바리 이우라요!〉홈페이지.

[매거진 Esc] 5초면 따라하는 저급 일본어

일본 사람들은 점 보는 것을 참 좋아한다. 매일 아침 정기적으로 방송되는 새벽 프로그램 말미에는 별자리로 보는 ‘오늘의 운세’ 코너까지 있다. 정해진 담당 아나운서가 아침마다 상큼한 목소리로 각 별자리의 오늘 운세를 알려준다. 하는 사람도 무척이나 진지할 뿐만 아니라, 코너 주목도도 아주 높다. ‘점’(占)은 일본어로 ‘うらない’(우라나이)다. 유명한 점술가들 역시 일본 방송에 단골로 등장한다. “신주쿠 거리에 용하기로 소문난 점쟁이가 장안의 화제다”란 식으로 먼저 시민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면 누구 하나 예외랄 것 없이 티브이 방송에 등장한다.

점술가로 유명해지면서 방송인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인물 한 사람이 호소키 가즈코. ‘先生’(せんえい, 센세)를 붙여 ‘호소키 센세’로 더 많이 불리는 이 중년 여성은 용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따끔하다는 이유로 더 유명해졌다. 점을 봐주고, 미래를 예상하는 것을 넘어 현재는 인생 상담을 해 주는 상담사에 가까운 이미지를 가졌다. 자신의 이름으로 낸 책이 수백만 권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며, 방송 프로그램까지 하는데 제목이 인상적이다. 그 따끔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이름 하여 <ずばり、言うわよ!>(즈바리 이우와요~!, 거침 없이 말해주겠어요~!). ‘ずばり’(즈바리)는 우리말로 하면 ‘그러니까, 그래서’의 순접 의미를 가지는데, 여기에 더해 “딱 잘라서, 거침없이”처럼 강조하는 뉘앙스를 머금는다. ‘言うわよ’(이우와요)는 ‘말하다’를 뜻하는 동사 ‘言う’(이우)의 변형이다.

사람들은 어쩌면 알 수 없는 미래를 알고 싶어서 점에 매달리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국 그곳에 해결책이나 뚜렷한 답이 없다는 사실을 금방 깨닫고 만다. 호소키 가즈코 역시 “ずばり!(즈바리!, 딱 잘라서 말하면) 열심히 살면서, 건설적인 해결책을 찾고, 이제는 정신 차리라!”는 충고를 해 준다. 점에나 매달리면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을지 모른다.

이은혜/ 축구전문 월간지 <포포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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