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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1.08 10:56 수정 : 2007.11.08 11:08

〈수면의 약속〉

[매거진 Esc]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수면의 약속>
윌리엄 C. 디멘트, 김태 옮김, 넥서스 펴냄

일을 하느라 1주일에 한두 번씩 밤을 새우던 주간지 기자 시절에, 동료들과 불면증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일종의 “누가 누가 못 잤나” 무용담이었다. 놀랍게도, 새벽 1~2시는 “일찍” 자는 것이었고, 새벽 3~4시는 “보통”이었다. 불면증이라고 할 정도가 되려면 해가 뜬 뒤 자야 명함을 내밀었다. 내 개인 최고 기록은 아침 10시였다. 문제는 주간지 기자들만 이러는 게 아니라는 데 있다. 잠을 화제로 이야기할 때 “문제없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1년 365일 동안 이유를 알 수 없는 피곤함에 시달린다.

<수면의 약속>에 따르면 현대인은 평균적으로 100년 전에 비해 매일 밤 1시간 30분 정도를 덜 자고 있다. 문제는, 만성적으로 수면이 부족한 사람들이 엄청난 피로를 느끼면서도 그 이유를 모른다는 데 있다. 그저 일에 치이고 지쳐서, 혹은 지루하거나 방이 너무 따뜻해서, 또는 밥을 너무 많이 먹어서 피곤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잠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 있는데 말이다.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이 책은 ‘수면빚’이라는 개념을 들어 수면부족이 지속되면 금전적인 빚이 쌓이듯 ‘자야 할 잠’의 양이 늘어난다고 설명한다. 게다가 그 수면빚은 언젠가 반드시 갚아야 하는 성질의 것이다. 빚이 약간이라도 있으면 정상적으로 깨어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뇌는 2주까지 정확하게 수면빚을 계산한다. 이 수면빚을 떠안고 사는 사람들은 운전대를 잡고 깜빡 졸아 사망사고를 일으키거나, 낮 동안 일할 때 현저히 떨어진 집중도를 보이게 된다. 수면빚이 약간이라도 존재할 때 술을 마시면 ‘치명적인 피로’를 느끼게 한다. 고로, 음주운전이 위험한 이유는 술에 취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술기운을 빌려 “잠에 취했기” 때문이다. 다만 수면빚이 전혀 없으면 잠자리에 누워 빨리 잠들기 힘들다. 자신에게 얼마 정도의 수면빚이 적당한지를 계산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뿐이라는 게 이 책의 가장 귀찮은 대목이다. 원래 빚계산이 복잡하지 않던가. 안 그러면 다 건강한 부자가 됐게?

이다혜 좌충우돌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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