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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쏴라! 슛 뎀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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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김중혁의 액션시대
<거침없이 쏴라! 슛 뎀 업>(2007)
세상의 모든 액션은 가능한 액션과 불가능한 액션으로 나뉜다. 그 외의 액션은 존재하지 않는다. 문제는 가능과 불가능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고층건물에서 뛰어내리는 청룽의 액션은 실제론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불가능에 가깝다. 시도해 볼 순 있지만 죽을 확률이 높다. 홍콩 무협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하늘을 붕붕 날아다니는 액션은 현실적으론 불가능하지만 와이어만 달면 누구에게나 가능하다.
우리가 액션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좋은 액션을 보노라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흐려진다. 가능과 불가능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한마디로 ‘멍 때리면서’ 보고 나면 현실의 모든 동작들이 멍하게 느껴진다.
<거침없이 쏴라! 슛 뎀 업>은 그런 의미에서 참으로 기괴한 영화다. 포스터나 스틸사진에 실린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고 ‘액션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코미디였다. 영화의 줄거리나 대사가 재미있다는 얘기가 아니라 액션 자체가 코미디다. 특히 이런 장면. 주인공이 차를 타고 질주한다. 맞은편에서는 악당의 승합차가 이쪽으로 돌진한다. 정면충돌 직전이다. 갑자기 주인공이 안전벨트를 풀고 총을 꺼내 든다. 빵, 빵, 총 두 발로 자신의 차 앞유리를 깬다. 다시 빵, 빵, 악당의 차 앞유리도 박살낸다. 그러곤 정면충돌. 주인공은 관성의 법칙에 의거하여 앞으로 날아가고, 악당의 승합차 속으로 정확하게 다이빙하여, 뒷좌석에서 어, 어, 어리둥절해하고 있는 악당들을 순식간에 제거한다. 그러곤 이렇게 중얼거린다. “안전벨트를 매야 할 놈들이 많군.” 이 황홀한 액션 장면을 함께 본 극장의 관객들은 대부분 배꼽을 잡았다. “하하하, 저거 뭐 하는 놈이야? 저게 가능하다고?”라며 웃었다. 불가능 100퍼센트의 장면을 가능성 100퍼센트로 만들어놓으니 웃음이 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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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액션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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