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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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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셜리>모리 카오루 지음, 김완 옮김, 북박스 펴냄 메이드(흰 레이스 앞치마를 두른 여자 하녀)가 좋다고 하면 변태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모리 카오루의 <엠마>와 <셜리>가 있기 전에는 나도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메이드? 요즘 시대에 웬 하녀? 일본에 있다는 메이드 카페에 가서 “주인님~” 하며 하트를 날리는 큰 눈동자 소녀의 서빙을 받고 싶은 그런 마음이라는 건가? 어느 쪽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모리 카오루의 만화 속 메이드는 계급사회의 희생양이나 성적 함의가 다분한 코스프레를 뜻하지 않는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 자본을 등에 업은 신흥 귀족들이 부상하고 만국박람회가 계급을 불문한 영국인들의 가슴을 뛰게 하던 그 시대, 뒷골목의 가난이 극심해서 열세 살의 고아 소녀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일자리가 메이드였던 시대를 지극히 낭만적인 시선으로 그려내는 게 모리 카오루의 메이드물이다. 메이드로 일하는 엠마의 사랑을 그렸던 장편 <엠마>의 성공에 힘입어 출간된 <셜리>는 단편집이다. 부모님 없이 살아가던 열세 살의 셜리가 메이드로 고용되어 일하는 이야기, 심술궂은 할아버지를 주인으로 모시는 메어리의 이야기 등이 실려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그 자체를 지극히 낭만적인 시선으로 그려낸 만화이기에, 이야기는 대개 그녀들이 모시는 주인과 그녀의 관계, 단순히 주종관계가 아니라 말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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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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