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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1.14 18:29 수정 : 2007.11.14 21:35

원주민들은 손수 깎은 카누로 섬과 육지를 오간다.

[매거진 Esc] 충격적인 문화와 자연에 깜짝 놀랄 인류 최후의 에덴동산 파푸아뉴기니

지구가 둥근지도 모르는 사람들과 돌도끼로 사냥하며 조개껍질로 화폐 거래를 하는 곳이 있다. 에덴동산,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지구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뉴기니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그렇다. 그 뉴기니 섬의 동쪽 절반을 차지하는 나라가 인구 570만의 독립국 파푸아뉴기니(Papua New Guinea)다. 서구의 침략자들이 곱슬머리란 뜻의 파푸아와 아프리카 기니 사람들을 닮았다 하여 붙인 이름이다. 인류의 마지막 미개척지이자 최후의 오지인 파푸아뉴기니는 전세계 어느 곳에서도 만날 수 없는 독특한 매력으로 탐험가와 학자들을 끌어들인다.

도시에서 떨어진 한 마을의 원주민. 빈한하지만 평화롭다.
소수언어의 박물관이자 생물종의 보고

원시 그대로의 열대 밀림에는 최소 800여개가 넘는 부족이 전혀 다른 소수 언어를 사용해, 파푸아뉴기니는 말 그대로 ‘언어의 박물관’이다. 또한 매년 새로운 동식물들이 발견되는 ‘생물종의 보고’다. 가장 마지막까지 식인 풍습이 존재했고, 바깥 세상에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사람들이 최근까지 살고 있던 곳.

개척자의 이름을 딴 인구 30만의 항구도시 포트모르즈비(Port Moresby)는 파푸아뉴기니의 수도다. 1975년 오스트레일리아부터 독립해 영어가 공용어이긴 하지만, 포트모르즈비 사람들은 대부분은 피진어(Pidgin)나 모투어(Motu)를 사용한다. 재미있는 것은 영어와 독일어에 현지 토착어를 혼합해서 만든 피진어는 모든 단어를 다 합해도 1300개가 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야자나무로 지은 집을 쉽게 볼 수 있다.
항구도시라 쾌적할 것 같았지만 꼭 그렇지도 않았다. 사실 무덥고 습한 날씨에다 불안정한 치안, 낡은 건물들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살기 나쁜 도시로 뽑힌 불명예를 안은 적도 있다. 하지만 무엇이든 양면이 공존하듯 어두운 면이 있는 반면 밝은 면도 있다. 포트모르즈비는 흥미로운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한 도시다.

포트모르즈비는 크게 타운, 와이가니(Waigane), 보로코(Boroko)등 세 지역으로 구분된다. 타운 지역의 볼거리는 단연 코키(Koki)마켓과 아름다운 엘라(Ela)비치다. 파푸아뉴기니에서 가장 큰 노천시장인 코키마켓은 갓 잡아온 해산물과 열대 과일, 채소를 판다. 딱히 바가지도 없고 흥정도 없다. 저렴하게 해산물을 파는 곳이다. 현지인들의 삶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 관광객들이 빠지지 않고 찾는다. 코키마켓을 지나 계속 걷다보면 긴 모래사장이 아름다운 엘라비치에 이른다. 엘라비치는 윈드서핑으로 유명한 곳으로, 저녁 무렵 떠 있는 섬들을 무대로 그림 같은 노을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뉴기니섬에 사는 폴리네시안 원주민 아이.
길 곳곳은 세계대전의 역사적인 장소

와이가니 지역은 포트모르즈비의 중심지다. 정부종합청사와 국회 등 행정기관이 몰려 있다. 특히 1984년 영국 찰스 황태자가 직접 테이프를 끊은 국회 건물은 파푸아뉴기니의 민속 타악기를 본떴다. 국회 근처의 국립박물관도 반드시 가야 하는 곳이다. 역사와 문화·지리·동물 생태 등 이 나라의 모든 것이 박물관에 망라됐다. 다양한 부족의 가면과 방패, 토템, 옛 카누 등의 민속예술과 진귀한 동물박제 등이 전시됐다. 보로코 지역은 상업시설이 많다. 타운과 가까운데 각종 상점과 레스토랑·관공서·항공사 등이 몰려 있다.

보통 사흘 정도면 포트모르즈비의 주요 볼거리는 충분히 보는데, 마지막으로 꼭 가야 할 곳이 한 곳 더 있다. 항구의 북쪽으로 올라가면 오리지널 모투족의 마을인 하누아바다(Hanuabada)가 나온다. 야자 잎과 나무로 만든 전통 주택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파괴되었지만 그들의 전통적인 풍습은 그대로 남아 매우 흥미롭다. 다만 이곳에 가려면 반드시 현지 안내인을 대동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편한 관광코스다. 하지만 문명과 비문명의 관계를 진실로 고민하려면 포트모르즈비 이상을 가야 한다. 너무나 많은 소수민족. 산등성이 하나만 넘어도 다른 나라에 온 듯 서로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 파푸아뉴기니 인구의 90% 이상이 도시가 아닌 정글에 들어가 살고, 인구의 절반 이상은 화폐가 필요하지 않은 자급자족 생활을 한다. 외부와 단절되어 완벽한 독자 언어가 생겨났고, 지금도 석기시대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으며, 알게 모르게 식인 풍습이 남은 곳도 있다고 한다.

코코다 트레킹을 하다보면 원주민의 전통가옥을 만난다.
혼자 산을 걷다 무장강도 만날 수도

그 다양함 때문에 서구의 학자들로부터 ‘에덴동산’이라 이름 붙여진 파푸아뉴기니의 자연을 체험하기 좋은 것은 비교적 쉽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코코다 트레킹(Kokoda Tracking)이다. 코코다 지역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과 연합군의 전투가 가장 치열했던 장소로, 감동적이고 전설적인 이야기들로 연일 트레커들을 모으고 있다. 코스는 남쪽과 북쪽 둘로 나뉘는데 보통 남쪽 코스에서 출발한다.

태고의 정글 숲을 따라가면 이곳이 정말 지구의 허파 같다.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적인 오솔길. 보통 일주일 가량 전체 90㎞를 걷는다. 일주일 동안 형형색색의 화려함을 자랑하는 다양한 동식물과 전통 마을들을 만난다. 길 곳곳에는 세계대전의 역사적인 장소가 흩어져 있다. 운이 좋아 축제가 있을 때 마을을 지나간다면 전통복장으로 분장한 원주민들을 만나게 된다. 제 아무리 강심장을 가진 사람일지라도 해골 문양으로 치장한 그들을 본다면 심장이 멎고 오금이 저리며 다리가 후들거릴 것이다.

트레킹을 혼자서 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로, 반드시 팀을 이뤄 현지 가이드와 짐꾼을 포함한 단체 투어를 해야 된다. 파푸아뉴기니 전역에는 라스칼(Rascal)이라 하는 무장 강도가 자주 출몰하는데, 특히 산속에서 혼자 걷는 여행자는 그들의 좋은 ‘먹잇감’이 된다.

코코다 트레킹의 최적기로는 우기가 끝나는 8월 이후다. 아직까지 문명을 탈출한 생애 최고의 모험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파푸아뉴기니는 인류의 마지막 야생 보물창고다. 그곳에서는 동서남북 어느 방향으로 가더라도 이전에 그 어디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충격적인 문화와 자연을 경험하게 된다.

파푸아뉴기니=심태열/배낭여행가

파푸아뉴기니 지도

파푸아뉴기니 여행쪽지

‘일본 직항’이 가장 빨라

◎한국에서 파푸아뉴기니로 가는 직항편이나 패키지 상품은 없다. 인도네시아, 오스트레일리아, 필리핀, 싱가포르, 일본 등에서 직항이 다니는데, 가장 빠른 방법은 일본 나리타공항을 거쳐 ‘에어뉴기니 항공’(Air Niugini)으로 들어가는 방법이다.

시내의 주요 교통수단은 피엠브이(PMV·Public Motor Vehicle)라 하는 미니버스다. 어디서든 손만 들면 탈 수 있고, 원하는 곳에서 내린다. 다른 지방으로 이동 할 경우에는 국내선 경비행기를 이용한다.

◎화폐 단위는 키나(kina)인데, 1달러(미국)는 3.2키나 정도다. 저렴한 숙소는 60∼100키나 정도. 중급 숙소는 150키나 안팎이다. 좀더 자세한 여행정보는 론리플래닛 영문판 <파푸아뉴기니와 솔로몬 제도>가 도움이 된다.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등 각 서점의 외국서적 코너나 주요 인터넷 서점에서 판다.

◎우기를 피한 5월에서 10월 사이가 여행의 최적기다. 하지만 지형적인 영향 때문에 지방에 따라 기후가 현저히 달라진다. 이때를 지난 여행에서는 열대 특유의 끈적끈적하고 불쾌한 기후를 맛보게 되므로 유념해야 한다. 파푸아뉴기니는 무엇보다도 치안이 좋지 않다. 늦은 밤에는 가급적 다니지 말고 고가품은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현금을 많이 가지고 다니는 것도 위험하다. 만약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는 포트모르즈비에 있는 한국 대사관(전화 675-321-5822~3)을 통해 도움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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