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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1.14 18:46 수정 : 2007.11.14 18:46

자전거 주차장은 각 구청이 운영하는데, 그 장소가 방치되기 십상인 육교 밑이나 지하도인 것이다.

[매거진 Esc] 세계의 작은 이야기

‘자전거 방범 등록제도’의 명암/ 도쿄

도쿄가 자전거 천국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역과 집 사이를 오가거나 장보기에 요긴한 수단인 도쿄의 자전거는 그래서 세련된 디자인보다는 바구니 달린 생활형이 대부분이다. 공장에서 나온 자전거가 사회적 몫을 수행하기 시작하는 것은 등록번호를 받으면서부터. 일본에서는 ‘자전거 방범 등록제도’가 시행된다. 소유자의 이름이 확인되는 공식적인 증명서류를 지참하고 자전거 판매점에서 신고를 마치면 경시청 관리 번호가 새겨진 스티커가 발급된다. 이때 신고한 자전거와 소유주에 대한 정보는 판매상에서 관할 경찰서를 거쳐 경시청으로 올라간다.

그러나 사유재산을 보호하고자 시행하는 이 제도는 아이러니컬하게 주민 관리수단이 되기도 한다. 주민등록증이 없는 일본에서 자전거 방범 등록 제도는 각종 통계 및 주민 관리를 위한 보편적인 방법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실제 자전거는 일상적인 불심검문의 빌미가 된다.

자전거의 사회적 몫은 또 있다. 바로 노인 고용 창출이다. 자전거 불법 주차 방지와 자전거 주차장 관리는 60∼70대 남성 노인층이 맡는다. 불법 주차 자전거는 이들 관리요원이 철거하는데, 석 달 이내에 수수료를 조금 내고 되찾아와야 한다. 주인이 찾아가지 않는 자전거는 국가 재산으로 환원된다. 이쯤 되면 국고 확충에도 일익을 하는 셈이다. 나아가 자전거는 효율적인 토지 활용에도 한몫한다. 사설 운영이 보편적인 자동차 주차장과 달리 자전거 주차장은 각 구청이 운영하는데, 그 장소가 방치되기 십상인 육교 밑이나 지하도인 것이다.

환경 문제에 따른 대안적 구실까지 생각하니 자전거의 사회적 기능 앞에서 새삼 숙연해진다. 그러나 자전거마저 감시의 도구가 된다는 사실 앞에서는 씁쓸해지지 않을 수 없다.

도쿄/글·사진 김일림 통신원


중국식 샤브샤브 ‘훠궈’


중국식 샤브샤브에 퓨전 바람/ 상하이

지금은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중국식 샤브샤브 ‘훠궈’는 자신의 취향대로 주문한 각종 재료를 끓는 탕에 데친 다음 원하는 소스에 찍어 먹는 간단한 음식이다. 먹는 방법은 단순하지만 재료부터 소스까지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고 가격 또한 큰 부담이 없는 편이어서 계절에 상관없이 밤늦은 시간까지도 늘 사람들이 즐겨 찾는 인기 메뉴다.

훠궈의 핵심은 탕과 소스다. 그 종류가 다양하고 훠궈 식당마다 약간씩 맛이 다르긴 하지만, 육수·구기자·파·생강 등이 들어간 백탕과 혀를 마비시키는 매운맛의 홍탕이 태극 모양의 냄비에 반씩 담겨 나오는 위엔양탕이 가장 일반적이다. 소스는 참깨를 갈아 만든 즈마장, 아주 묽은 땅콩버터 같은 느낌의 화성장 등이 무난한 편이다. 데쳐 먹는 재료들은 우리가 흔히 ‘중국에서는 하늘을 나는 비행기와 책상다리만 빼고는 다 먹는다’라고 우스갯소리를 하는 것처럼 정말 육·해·공을 망라한 독특한 재료들이 많다. 그러므로 이전에 먹어보지 못했던 재료나 혹은 흔히 먹던 재료라도 단순하게 데쳐서 먹어 보면 새로운 맛을 느끼니 다양한 시도를 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미리 탕에 넣어두면 쫄깃하게 변하는 넓은 두께의 회갈색 국수인 콴펀은 꼭 먹어보라 하고 싶은 추천 재료다.

상하이의 훠궈 식당에는 요즘 퓨전 바람이 분다. 일인용 냄비를 이용하고 기존의 탕이나 소스에 서구적인 맛을 가미하거나 재료의 고급화를 꾀하는 시도가 늘어난다.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에서도 일반적인 훠궈 식당처럼 탁 트인 공간에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아닌 고급 레스토랑 같이 칸막이를 설치하는 곳이 많아졌다. 물론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면서 가격도 올라가는 추세지만 상하이의 훠궈 식당이 진화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상하이/글·사진 이수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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