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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1.21 19:59 수정 : 2007.11.24 10:50

올 프랑스 대선때 우파 사르코지 후보(왼쪽)와 좌파 루아얄 후보(오른쪽)의 선거 포스터. 사르코지 후보의 포스터에 ‘함께하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슬로건이 적혀 있다. 루아얄 후보의 슬로건은 ‘더 강한 정의가 더 강한 프랑스를 만든다’였다. 아에프페 연합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괴벨스에서 클린턴까지 외국의 정치마케팅

정치마케팅 역시 일반 광고처럼 미국과 유럽에서 먼저 발달했다.

정치마케팅은 대중사회를 전제로 한다. 초창기에 이를 간파한 사람이 나치 선전장관인 괴벨스다. 그는 대중심리의 어두운 측면을 정치광고에 활용했다. 그는 “대중에게 거짓말을 하면 처음에는 부정하고 그 다음에는 의심하지만 되풀이하면 믿는다”는 통찰을 던졌다.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를 이용할 줄도 알았다. 그는 1932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총천연색 컬러 정치포스터 50만장을 뿌렸다. 히틀러의 연설을 담은 축음기용 음반 5만장도 제작했다. 방송국을 정비하고 전국민에게 저렴한 ‘국민수신기’를 팔았다. 나중에 이 라디오는 ‘괴벨스의 주둥이’로 불렸다.

2005년 독일 총선에서 사회민주당 선거운동원들이 슈뢰더 후보의 포스터를 붙이고 있다. 위는 우파 메르켈 후보의 선거 포스터. 메르켈 후보의 포스터에 “기회를 활용하라”는 슬로건이 보인다. 슈뢰더 후보의 포스터에 “독일을 믿는다”고 적혀있다. 아에프페 연합
정치마케팅은 미국에서 진화했다. 2002년 이회창 후보의 홍보부장을 지낸 권신일씨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문제는 경제야, 멍청아!’를 가장 훌륭한 정치 구호로 꼽았다. 클린턴은 이 구호를 앞세워 1992년 대선에서 외교 쪽에 큰 업적을 남긴 부시 대통령(현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의 재선을 막았다.

지난해 칸 국제광고제는 한편의 방송 정치 광고로 달아올랐다. 아르헨티나 중도우파 정치인 로페스 머피 캠프는 문장을 교묘하게 배열해 메시지 전달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것은 진실입니다/ 우리가 현실을 뒤집는다면/ 우리는 세계 최고의 나라를 만들 수 없습니다 … 아르헨티나에 남은 운명은 하나뿐입니다/ 좋든 싫든/ 그것이 진실입니다.” 화면 맨 밑에는 “저는(로페스 머피) 정확히 이와 반대로 믿는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란 문장이 비친다. 그 뒤 카메라는 다시 위로 올라간다. 같은 문장을 거꾸로 읽는 순간 정반대 의미가 드러난다. “진실은 이렇습니다/ 그리고 좋든 싫든/ 아르헨티나에 남은 운명은 하나뿐입니다 …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나라가 되지 못한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현실을 뒤집는다면/ 이것은 진실입니다.” 로페스 머피는 패배했지만, 칸 국제광고제 사무국은 필름부분 은상을 안겼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참고 〈괴벨스, 대중선동의 심리학〉(교양인)

2002년 브라질 대선 당시 좌파인 노동자당 룰라 후보의 선거 포스터.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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