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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1.21 22:22 수정 : 2007.11.26 10:31

BMW 뉴 미니 쿠퍼 S

[매거진 Esc]전문가 3인의 자동차 해부교실
- 미니시리즈의 대표주자 BMW 뉴 미니 쿠퍼 S

삭막한 아스팔트 도로에 색색깔 점을 찍어 주는 자동차가 있다. 영국 ‘로버’사가 고향이며 지금은 ‘베엠베’를 통해 나오는 미니 쿠퍼 시리즈다. 미니 쿠퍼는 2005년 상륙해 감각 있는 이들의 자동차로 자리잡은 뒤 ‘뉴’ 시리즈까지 나오며 열풍을 이어가는 중이다. 자동차 전문가 세 사람과 함께 미니 시리즈의 대표주자인 뉴 미니 쿠퍼 에스(S)를 들여다봤다.

이경섭 <모터 트렌드> 편집장

재밌는 핸들링, 그러나 뻐근

자동차 디자인에 관한 우리 취향은 몹시도 다양한데 이 차에 관해서는 엉뚱한 말로 괜히 딴지를 거는 사람을 아직 못 봤다. 미니 쿠퍼. 이 차를 본 사람들은 백이면 백 이렇게 말한다. “아, 너무 예뻐.” 그렇다. 미니는 너무 예쁘다. 너무 예뻐서 잘 나가는 강남 패션 피플의 트렌드 아이콘이 된 지 오래다. 사실 미니는 귀엽고 예쁜 차지만 그렇다고 만만하게 볼 차는 아니다. 더욱이 미니 쿠퍼에 에스라는 이니셜을 달게 되면 더욱 그렇다. 1.6리터 엔진에 터보를 달았을 뿐이지만 한번 콧김을 내뿜으면 175마력이라는 괴력으로 내달린다.

미니 쿠퍼 에스. 운전에 관해서라면 이만한 재미를 주는 차도 드물다. 고카트를 타는 것처럼 핸들링이 재미있고 생동감이 넘친다. 코너에서도 바퀴가 도로에 딱 달라붙은 듯 민첩하게 달린다. 힘도 펑펑 넘친다. 튜닝이 되었음이 분명한 매력적인 배기음도 자꾸만 오른발에 힘이 들어가게 만든다. 하지만 좀 피곤하다. 핸들을 잡은 내내 긴장을 놓을 수 없을 것만 같다. 운전이 너무 재미있기에 휘몰아쳐 달리느라 피곤한 탓도 있겠지만 실내가 좁고 불편한데다 스위치 조작마저 직관적이지 못한 까닭이다. 엉덩이가 수난을 겪을 만큼 통통거리는 승차감도 불친절한데 브레이크는 어찌나 민감한지 한 시간만 운전하고 내리면 뒷목이 뻐근해져 온다. 그러나 이 차를 헐뜯는 말은 여기서 그치자. 미니 쿠퍼 에스의 백만 가지 단점을 늘어놓은들 이 차를 향한 장안 뭇여성들의 안달을 해소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BMW 뉴 미니 쿠퍼 S
누구에게나 미소 짓게 만드는 외모, 귀여운 차체에 숨은 폭발적인 힘. 여기에 ‘미니’라는 프리미엄까지. 자극적이고 섹시하며 개성이 넘친다. 영화 <아메리칸 뷰티>에서 안젤라가 그랬던가. “평범한 것보다 죽는 것이 낫다”고. 만일 당신도 그러하다면, 남의 시선을 받아야 사는 보람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다른 대안은 없다. 오로지 미니 쿠퍼 에스가 있을 뿐이다. 게다가 신형은 구형보다 핸들링도 한결 쉬워졌다. 삶이 재미없게 느껴진다면 과감하게 한번 질러볼 만한 차. 그게 바로 미니 쿠퍼 에스다.



김우성 〈BBC 톱기어〉 편집장

귀염둥이, 성격까지 고치다

알렉 이시고니스의 걸작 미니가 21세기에 다시 태어났을 때, 세상은 그 형언할 수 없을 귀여움에 몸서리쳤다. 그 천재적 디자인을 계승해 새로 해석해낸 인물은 프랭크 스티븐슨. 이시고니스가 오리지널 미니 하나만으로 거장의 반열에 올랐듯, 스티븐슨 역시 레트로 미니로 단숨에 스타 디자이너가 됐다. 그런데, 예기치 못했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장난감 상자에서 굴러 나온 것만 같은 외모와 달리 운전감각은 터프하기 그지없다는 것. 시트와 서스펜션은 스포츠카의 그것처럼 딱딱했고, 핸들은 묵직했다. 손가락 하나만 걸고 돌릴 수 있으리라며 쿠퍼 에스에 달려들었던 많은 여성 운전자들은, 운전석에 앉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 미니 쿠퍼 에스는 독이 든 성배와도 같은 차였다.

쿠퍼 에스는 타기 전과 타고 난 뒤의 느낌이 가장 극적으로 다른 차다. 커다란 눈을 깜박이며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데는 넘어가지 않을 도리가 없다. 따져보면 미니 쿠퍼 에스의 차체는 바늘 하나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암팡진데 말이다. 워낙 귀여운 얼굴 탓에, 사람들은 그 돌덩이 같은 단단함을 미처 찾아내지 못하고 만다. 그렇게 유혹에 이끌려 운전석에 앉고 나면, 그때부터는 전혀 다른 세상에 빠져들게 된다. 시동을 거는 순간 강력하게 들려오는 배기음, 잡는 순간 팔뚝에 힘이 팍 들어가는 핸들, 여기에 통제하기 힘들 정도로 넘치는 엔진 파워까지….


BMW 뉴 미니 쿠퍼 S
그나마 다행인 건, 이전 모델에 비해 핸들 조작감이 한결 수월해졌다는 것이다. 묵직하기만 했던 구형과 달리 풀 모델 체인지를 거친 신형은 저속에서는 부드럽게, 고속에서는 묵직하게 괜찮은 감각을 전한다. 조그만 차체의 네 귀퉁이에 바싹 내몰린 네 개의 타이어는 탄탄한 하체와 맞물려 기막힌 핸들링 솜씨를 완성해낸다. 미니 쿠퍼 에스는 터프하다. 반 세기 전, 세계 랠리계를 휩쓸었던 모터스포츠 혈통은 이 작은 차체 구석구석에서 여전히 빛을 발한다. 아무리 그래도 미니 쿠퍼 에스는 귀엽다. 얼굴에서부터 실내 장식에 이르기까지, 이보다 더 귀여울 수는 없다. 이 절세의 귀염둥이가 성질머리까지 유순해졌다니…, 참아왔던 물욕이 마구 끓어오른다.


장진택 〈GQ〉 수석기자

중고차 시장의 전설을 넘어

“미니, 제일 비싼 거 빨간 거로 하나 주세요.” 마치 총각네 야채가게에서 배추 한 포기 사듯 미니를 주문하는 아주머니의 무모한 대사. “사모님, 미니 제일 비싼 거면 쿠퍼 에스라는 모델인데, 이게 운전하시기에는 좀 불편하실….” 미니를 파는 열성 카매니저의 충언, 이걸 순대 자르듯 뚝 자르는 아주머니의 성난 대사. “그래서, 그게 없다는 거예요? 그거 얼마나 하는데?” 지나가던 굴착기도 뒤집어엎을 법한 아주머니의 불같은 호통에 스프링을 경주차만큼이나 딱딱하게 만지고 출력을 170마력으로 올린 빨간색 미니 쿠퍼 에스 한 대가 걱정스럽게 출고됐는데….

이건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한 촌극으로, 미니가 한국에 처음 들어왔을 때 적지 않은 양이 이런 식으로 소비됐다고 한다. 물론, 이렇게 팔린 미니 쿠퍼 에스는 정말 주인을 잘못 만나서 매일 호되게 혼만 났다는, 그래서 몇 달을 넘기지 못하고 중고차 시장에서 또다른 주인을 기다리게 됐다는 이야기가 강남구 도산대로 일대에서 전해내려온다. 정말 미니는 딱딱했다. 경주용 자동차만큼이나 딱딱해서 핸들링은 100점이었지만 승차감은 낙제에 가까웠다. 자동차 마니아인 방송인 배한성씨도 미니의 당찬 스타일과 당돌한 핸들링을 맘껏 즐기다가 바닥의 모든 굴곡들을 읽어내는 미니의 습성에 약한 허리 통증을 느끼고는 입양을 보냈다고 한다.


BMW 뉴 미니 쿠퍼 S
세계 각지에서 들어오는 이러한 불평·불만사항을 적당히 넘길 베엠베가 아니었다. 그들은 새로운 미니 쿠퍼 에스를 완전히 다른 성격으로 다시 만들었다. 성전환 수술을 방불케 할 정도의 엄청난 변화였다. 구형 미니 쿠퍼 에스가 총알도 튕겨낼 법한 허벅지를 가진 흑인 육상선수 같았다면, 신형 미니 쿠퍼 에스는 마루를 통통 튀며 아스라한 묘기를 연발하는 뽀얀 체조선수처럼 일신했던 거다. 관성과 원심력을 동시에 무시하는 이기적인 핸들링은 그대로, 여기에 따끈한 인절미처럼 말랑말랑한 승차감이 척하니 붙은 뉴 미니 쿠퍼 에스는 A 난이도의 노부모님 동반 드라이브부터 D 난이도의 레이서급 서킷 드라이브까지 10점 만점에 가까운 연기로 소화해 낸다. 뉴 미니 쿠퍼 에스는 구형 미니의 불편했던 고집을 모두 버리고 귀엽고 똘똘한 미니가 되어 돌아왔다. 이젠 무모한 아주머니가 예쁜 외모에 반해서 선택한대도 (다소 걱정되긴 하지만) 금세 중고차 시장에 나타나진 않을 거다. 미니 쿠퍼 에스는 정말 부드러워졌으니까. 게다가 이건 너무나 예쁜 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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