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11.28 18:34
수정 : 2007.12.0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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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적인 캐릭터로 책 시장에서 히트 친 스즈미야 하루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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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초현실적인 캐릭터로 책 시장에서 히트 친 스즈미야 하루히
“평범한 인간에겐 관심 없습니다. 이 중에 우주인, 미래에서 온 사람, 초능력자가 있으면 제게 오십시오.” 이 허무맹랑하게 들리는 대사의 주인공은 미소녀 스즈미야 하루히다. ‘어른들’에게는 낯선 이 교복 차림의 미소녀는 2006년 시리즈가 국내 첫선을 보인 뒤 30만 부 가까이 팔려나갔다는 히트작의 주인공이다. 스즈미야 하루히의 주변에는 초현실적인 일이 예사로 일어난다(귀여운 듯 섹시하고, 앳된 듯 하지만 풍만한 가슴의 소녀가 널려 있다는 설정부터가 초현실적이다). 화자인 ‘나’는 이상한 하루히의 언행에 관심을 갖다가, 어느 날 하루히가 ‘SOS단’이라는 정체불명의 부 활동을 시작하는 데 힘을 합하게 된다. 그리고 그저 미소녀로만 보였던 부원들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다양한 사건이 일어난다. 게다가 소동이 일어날 때마다 시간이 기묘하게 엇갈리면서 세계가 바뀐다.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을 시작으로 ‘한숨’ ‘무료’ ‘소실’ ‘폭주’ ‘동요’ ‘음모’ ‘분개’ ‘분열’로 이어지는 9권까지 발간되었다.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과 같은 책을 라이트노벨이라고 하는데, 이 책은 그중 가장 잘 팔렸다. 라이트노벨은 장르를 혼합했다는 특징을 갖는데, 이때 장르는 미스터리나 에스에프식의 장르 구분이기도 하지만 미디어믹스이기도 하다. 한 작품 안에 공포, 로맨스, 미스터리, 에스에프의 요소가 섞인 것은 물론이고 만화와 애니메이션, 게임, 그리고 소설의 요소가 섞였기 때문이다.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이 책과 애니메니션으로 인기를 끌면서 하루히 댄스를 손수제작물(UCC) 동영상으로 만들어 공유하는 현상이 ‘하루히즘’이라며 붐을 이루기도 했다.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의 그림체, 캐릭터 설정, 비현실성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라면 제아무리 미소녀라 해도 하루히의 이상한 행동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데 그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슴이 크고 앳된 얼굴의 여자가 난데없이 바니걸 복장을 하고 등장하는 이야기는 우리 아버지 때부터 인기 있었던 어떤 영상문화와 일맥상통하는 건 아닐까. 그러고 보면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모에(어떠한 대상에 대해 비정상적으로 열광하는 것) 캐릭터가 바로 스즈미야 하루히일지도. 씁!
이다혜/ <판타스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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