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7.12.05 21:39 수정 : 2007.12.05 21:39

지난해 〈M-1 그랑프리〉 우승자. 아사히티브이 제공.

[매거진 Esc] 5초면 따라하는 저급일본어

일본 지상파 채널 아사히 티브이에서는 해마다 12월이면 독특한 프로그램 하나가 방영된다. 이름하여 . 짐작할 수 있는 바와 같이 ‘K-1’을 패러디한 제목으로 만담 일본 최고를 가리는 전국대회다. 이 프로그램은 방영 날짜가 크리스마스 이브일 만큼 황금시간대에 편성되는 위력을 자랑한다. 영예의 1등 수상자에게는 무려 1천만엔, 우리 돈 약 1억원에 가까운 상금이 수여된다. 예선은 대략 가을 초·중순부터 시작되는데 참가하는 팀만 3천 팀을 넘어선 지 오래다. 의 ‘M’은 ‘만담’을 뜻하는 일본어 ‘漫才’(まんざい, 만자이)에서 따왔다.

이 방송은 2000년 즈음 일본 미디어를 강타한 ‘오와라이 붐’에 편승해 시작됐다. ‘お笑い’(おわらい, 오와라이)는 개그·코미디 장르를 통칭하는 말로 일본의 오와라이 붐은 여전히 그 기세를 유지한 채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만담 그랑프리 대회’ 역시 전국 각지에서 수천명의 사람들이 참가를 위해 몰려드는데 아마추어와 프로의 구분도 없다. 10년 이하의 경력을 가진 연예인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모든 참가자들은 단 한 가지 기준에 의해 공정한 평가를 받는다. 웃기는가, 그렇지 않은가. 참가자는 바보 역을 하는 쪽과 그 바보를 비웃는 쪽, 두 역을 맡은 2인조로 이뤄진다. 대체로 이 ‘二人組’(ふたりくみ, 후타리쿠미)가 매년 상을 차지한다. ‘二人’(ふたり, 후타리)는 글자 그대로 ‘2인’이라는 뜻이고, ‘組’(くみ, 쿠미)는 ‘조합’의 의미를 가진다.

아마추어보다 데뷔 2~3년 차의 콤비들 중 실력은 있지만 기회나 운이 없어서 ‘뜨지’ 못한 개그맨들이 그랑프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우승자가 받게 되는 혜택은 상금이 다가 아니다. ‘M-1 그랑프리’에 오르게 되면 신문·잡지 등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기 때문에 성공가도를 달리게 된다. 일본이 왜 그렇게 만담에 열광하는지 정확한 이유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입 두 개로 하룻밤 사이에 1억원을 벌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해하기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이은혜/축구전문 월간지 <포포투> 기자

광고

관련정보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