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브로드웨이의 칠흑 같은 어둠 / 뉴욕
|
[매거진 Esc] 세계의 작은 이야기
■ 브로드웨이의 칠흑 같은 어둠 / 뉴욕 관광객들이 뉴욕을 찾는 가장 큰 이유의 하나는 브로드웨이 공연이다. 세계적인 뮤지컬과 연극들이 소개되는 브로드웨이 극장은 1년 내내 관광객들로 붐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가장 큰 연휴기간인 11월 추수감사절 기간에는 현란하던 브로드웨이도 칠흑 같은 어둠에 휩싸였다. 무대 조명과 소품을 담당하는 무대 담당원(stagehands) 노조 ‘로컬1’이 지난달 10일부터 28일까지 두주반 가량이나 파업했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파업으로 공연이 연일 취소되자, 오랫동안 계획을 세워 뉴욕을 찾았던 관광객들은 입장권을 환불받아야 했다. 이번 파업은 무대 담당원들의 노동조건 개선과 추가 근무시간 정의, 임금 인상 등을 안건으로 지난 몇 달 ‘미국 시어터와 프로듀서 연맹’(LATP)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시작됐던 것. 따라서 브로드웨이의 공연 서른다섯 작품 중 노조와 별도의 계약을 체결했던 여덟 작품을 제외한 스물일곱 작품의 공연이 전면 중단됐으나, 추수감사절 연휴 후 26일부터 사흘 동안 마라톤 협상 끝에 절충안을 찾아 타협하게 됐다. 연맹 쪽은 공연에 동원되는 무대 담당원의 수를 35명에서 17명 가량으로 줄이고, 공연 전후로 1시간 정도 추가 근무를 할 수 있도록 노조의 동의를 얻었으며, 노조 쪽은 매년 3.5% 이상 연봉 인상 조건으로 5년 계약을 체결했다. 이런 노조 파업은 노조나 극장 양쪽에 지나친 경제적 부담을 주기 때문에 브로드웨이에서는 드문 경우로, 대체적으로 이른 시일 안에 해결을 보기 위해 양쪽이 노력했으나 협상이 번번이 결렬돼, 1년 중 입장료 수익이 높은 추수감사절 대목을 놓쳤다. 뉴욕시 추산으로, 극장 수익은 물론 인근 비즈니스에서 하루 평균 200만달러 이상의 손실을 봤다. 이에 따라 뉴욕 관광업계도 된서리를 맞았다. 그러나 연중 가장 인기 있는 크리스마스 시즌마저 놓치는 손해는 모면했다. <뉴욕타임스>의 집계로, 파업 2주간 브로드웨이의 입장료 수익은 720만달러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4200만달러에 견줘 크게 못미친다. 과거 브로드웨이 파업으로는 2003년 음악인 노조의 파업이 나흘 동안 계속된 바 있으며, 1975년 음악인 노조의 파업은 25일 동안 지속되기도 했다. 파업의 여파는 인근 레스토랑과 호텔, 칵테일 바, 택시, 기념품 상점, 주차장 등에도 큰 타격을 줬다. 하지만 뉴욕 관광의 명물, 브로드웨이의 파업도 관광객들은 이런 ‘불편’을 감수하면서 또다른 뉴욕의 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 뉴욕=글·사진 양지현 통신원
![]() |
왕실 다이아몬드혼식 관심집중/ 런던
|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