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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vs 유진 vs 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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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안인용의 연예가 공인중계소
10년 전부터 나는 ‘에스이에스’(S.E.S)의 비밀스러운 팬이었다. 당시 피시통신 에스이에스 팬클럽 회원이었다는 사실과 남몰래 에스이에스의 시디를 사서 열심히 들었다는 사실을 아무도 알지 못했다. ‘강북 필’의 에스이에스와 ‘강남 필’의 핑클이 숙명의 라이벌전을 벌일 때도, 내색은 못했지만 속으로 힘껏 에스이에스를 응원했다. 이유는 한 가지였다. 에스이에스에게는 아이돌 그룹다운 성실함이 넘쳐났다. 말 그대로 ‘열심히 하는 모습’이 예뻐 보였다. 2002년 해체를 선언한 에스이에스가 데뷔 10주년을 맞았단다. 에스이에스 언니(!)들을 이번 중계소에 초대했다. 에스이에스는 핑클처럼 멤버 한명 한명의 개성이 뚜렷한 그룹은 아니었다. 1세대 여성 아이돌 그룹이었고 멤버들의 어울림이 좋아서 주목받았던 그룹이었다. 그래서 해체 이후의 행보가 유독 불투명하기도 했다. 어쨌든 해체 이후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바다는 솔로 앨범을 내며 마돈나와 카일리 미노그적인 음악과 퍼포먼스를 선보였지만 아직 기억에 진하게 남을 만한 결과는 없다. 유진 역시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고 있지만 아직 ‘유진’ 하면 바로 떠오르는 역할은 없다. 슈는 활동이 뜸해 더더욱이나 해체 이후 남는 기억이 없다. 그래서 지금 이들 셋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은 ‘개성+1’이다. 대중에게 조금 더 매력적으로 다가갈 만한 무기를 하나씩 연마하고 앞으로 일관성을 지키며 달려주기만 한다면 승산은 있지 않을까? 그런데 이들이 팀명을 이용한 쇼핑몰을 열었다는 얘기는 ‘홀딱 깨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에스이에스’ 앞으로 환불이나 교환을 요청하게 되는 이 시추에이션은 정말이지 사양하고 싶다. 안인용 nico@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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