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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탈, 네코오가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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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5초면 따라하는 저급일본어
한국어에 개와 관련된 속담이나 관용구가 많다면 일본은 단연 고양이를 활용한다. 고양이는 일본어로 ‘猫’(ねこ, 네코). 일본에선 애완동물로 고양이를 키우는 것이 강아지를 키우는 것만큼이나 일반적이다. 드라마에도, 만화영화에도, 소설에도, 거리에도 고양이는 강아지보다 훨씬 출연빈도가 높다. <이웃집 토토로>에는 ‘고양이 버스’(사진)가 등장해 큰 사랑을 받았고, 지브리의 또다른 대표작 중에는 <고양이의 보은>이라는 작품도 있다. 한국에서 만들어졌다면 <백구의 보은> 정도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 ‘招き猫’(まねきねこ, 마네키네코)의 존재도 유명하다. 초밥집, 돈가스집, 우동집 등등의 식당에서 이 고양이를 기르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손 흔드는 고양이’다. ‘招き’(まねき, 마네키)는 일본어로 ‘초대’, ‘초청’ 등을 뜻하는데 에도시대에 극장 앞에서 손님을 유인하던, 속된말로 ‘삐끼’를 지칭하는 단어에서 그 뜻이 유래했다. ‘마네키네코’는 쉽게 말하면 ‘삐끼 고양이’인 셈이다. 오른손은 돈, 왼손은 사람을 부른다는 것이 일반적인 속설이다. 고양이를 사용한 표현 중에는 재미있는 문장도 많다. 워낙 관용적인 표현이 많아 한번에 정리하기가 힘들 정도지만 알아두면 손해 볼 일 없는 험담(?) 중 하나가 바로 ‘猫を被る’(ねこをかぶる, 네코오 가부루). 고양이는 일본 사람들이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예로 드는 동물 중 하나인데 여기서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쓰였다. ‘を’(오)는 목적격조사에 해당하는 말이고, 동사 ‘被る’(かぶる, 가부루)는 ‘(머리 등에 ~을)쓰다’의 뜻. 직역하면 ‘고양이를 쓰다’는 의미가 된다. 어떤 사람이 겉과 속이 다른 행동을 하거나, 누군가에게서 무언가 꿍꿍이를 감춘다는 인상을 받을 때 상대방을 향해서 ‘猫を被る’라는 표현을 쓴다. “고양이 탈을 쓰고, 무슨 계략을 꾸미는 것이야~!” 정도의 뉘앙스에 해당하는 말이니, 누군가가 나에게 이 문장을 사용했다면 ‘씹고 있다’고 확신해도 된다. 더욱이 진짜로 고양이 탈을 쓰지 않았다면 오해를 풀어야 한다. 이은혜/축구전문 월간지 <포포투> 기자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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