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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의 말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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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탁현민의 말달리자
설득의 기술, 뭐 이런 책도 있는 것 같던데, 읽어 보진 않았지만 아마도 ‘말’에 대해 쓰고 있을 것이라 짐작하긴 어렵지 않다. 말의 대부분은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설득하기 위한 아주 유효적절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 잘하는 사람은 곧 잘 꼬드기는 사람이고,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일수록 그런 꼬드김에 넘어갈 확률이 높은 사람이다. 설득은 분명한 목적과 대상을 가진다. 그리고 일상에서의 대부분 말들은 분명한 상대를 두고 하게 마련이다. 혼잣말이나 불특정 다수에게 던지는 말들 역시 전자는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라는 점에서 후자는 집단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상대가 있다. 그리하여 설득의 기술, 말의 기술이란 곧 상대를 잘 파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대상을 잘 파악하고 그의 요구를 잘 이해하는 사람이 설득의 달인이 되고, 설득의 달인은 이 시대가 가장 요구하는 인재상이 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뢰인을 설득하는 것이다. 그들의 요구를 정확히 이해하고 실행해내는 회사가 성공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피 튀기는 피티(PT) 전쟁에서의 승리는 의뢰인을 설득하는 과정이며 결과나 다름없다. 하지만 누군가를 설득하는 데 필요한 것이 단지 그 대상을 이해하는 것만은 아니다. 국내 굴지의 디자인-네이밍회사를 경영하는 어느 아트 디렉터는 이렇게 말했다. “의뢰인을 설득하는 것은 쉽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내게 자신이 원하는 것, 그리는 것, 필요한 것을 모두 솔직하게 털어놓기 때문입니다. 상대가 나에게 모든 정보를 주는데 그러한 정보를 가지고 상대를 설득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의뢰인을 설득해 낸다고 해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를 설득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프로젝트의 최종적인 소비자를 설득하는 것입니다. 소비자가 설득되면 의뢰인은 비록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제안이라도 받아들이게 됩니다.” 탁현민 한양대 문화콘텐츠 전공 겸임교수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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