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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2.27 14:37 수정 : 2007.12.28 15:17

푼타아레나스에서 펭귄들의 일터와 집터 따라가보기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푼타아레나스에서 펭귄들의 일터와 집터 따라가보기

펭귄은 남극에만 있는 게 아니다. 펭귄은 남극과 남아메리카 남단을 오가거나, 남아메리카, 남아프리카, 뉴질랜드 해안에도 산다.

푼타아레나스는 칠레 남부에서 가장 큰 펭귄 삶터가 두 곳이나 있다. 오트웨이 해협과 막달레나 섬.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15만 마리의 ‘마젤란 펭귄 군단’이 칠레 남부로 몰려든다. 짝짓기와 산란, 새끼 양육이 펭귄의 방문 목적이다.

마젤란 해협의 막달레나 섬은 파도가 조금 높아도 배가 뜨질 못하지만, 오트웨이 해협은 육로로 연결돼 한나절이면 펭귄을 실컷 본다. 오트웨이 해협의 펭귄 서식지는 70㏊. 2001~2002년 조사에 따르면 1만729마리가 산다.

오트웨이 해협 가는 길은 전형적인 파타고니아 팜파스다. 키 낮은 하늘, 하늘에 맞닿은 평원, 하늘과 평원을 가르는 소떼와 양떼. 푼타아레나스 공항을 지나 첫번째 세거리에서 난 왼쪽 길로 30분 동안 팜파스를 가로지르면 마젤란 펭귄들이 사람을 맞는다.

펭귄은 귀엽고 천진하고 코믹하다. 가만히 관찰하노라면 여러 가지 작은 사건들이 일어난다. 보통 펭귄들은 해안에 몰려 있다. 해안가는 물고기를 먹고 돌아오는 펭귄들의 ‘터미널’이자 짝짓기를 물색하는 ‘미팅 장소’다. 이들은 타고 난 수영선수이자 잠수부다. 한번 바다에 들어가면 최소 두 시간, 최대 열다섯 시간을 헤엄친다. 물속에 들어가 나오지 않고 최대 8분을 버틴다. 몸길이 평균 0.7미터, 무게는 수컷 4.71㎏ 암컷 3.74㎏.

해안에서 500~1000미터 떨어진 초지가 펭귄이 사는 곳이다. 펭귄들은 여기서 땅굴을 파고 둥지를 삼아 알을 낳는다.

펭귄들은 ‘펭귄 터미널’에서 ‘펭귄 아파트’까지 분주히 오간다. 길은 항상 일정하다. 펭귄 길을 따라 풀밭이 패어 있고 갈대가 고개를 숙인다. 해안가 터미널을 출발한 펭귄은 작은 개울을 건너고, 갈대밭을 지나고, (펭귄이 보기에) 높은 언덕을 넘어 비로소 집에 닿는다. 땅달막한 펭귄은 짧은 다리로 잘도 걷는데, 사람도 딴청을 피웠다가는 따라가지 못한다. 정말로 펭귄은 열심히 걷는다. 사람이 간섭하면, 골똘히 쳐다본다. 그리고 다시 걷는다. (물론 산책로 밖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줄을 쳐놓았다. 하지만 펭귄과의 거리가 1~2미터로 좁아지는 지점도 있다.)

푼타아레나스에서 두 곳으로 가는 당일치기가 운영된다. 오트웨이 해협은 1만5천페소(1천페소=1900원), 막달레나 섬은 3만페소 정도. 오트웨이 해협은 렌터카로 다녀오면 좋다. 여행사 관광버스는 주로 오후 네 시에 출발하는데, 이 시간대를 피해 오전에 들어가야 붐비지 않는다.


글 남종영 기자·사진 류우종 <한겨레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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